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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아시아의 기부영웅① 韓ㆍ中 재벌부터 스포츠 별들까지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김현일 기자] 올해 아시아 최고의 ‘기부왕’은 누굴까? 아마도 이 사람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바로 네팔 유일의 억만장자 비놋 차드하리(Binod Chaudhary) 차드하리그룹 회장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그가 올해 네팔 대지진 참사에서 보여준 선행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아시아의 기부영웅들

포브스 아시아는 최근 차드하리 회장을 비롯한 올해 ‘아시아 기부영웅 40인’ 명단을 선정해 발표했다. 가장 상단에 이름을 올린 차드하리 회장에 대해 “지진 발생 당시 치트완 국립공원으로 향하던 그는 참사 소식을 접하고 두 아들과 카드만두로 직행해 곧바로 구호에 나섰다”며 “차드하리그룹 본사가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음에도 회사가 운영하는 학교 8개를 대피소로 만들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차드하리 회장은 포브스 아시아 9월호 표지 인물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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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비놋 차드하리 회장

이 밖에 포브스 아시아가 발표한 기부영웅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선행을 해온 기업인들, 스타파워를 이용해 사회공헌에 매진한 유명인들이 포함돼 있다. 열대우림을 보호하고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터전을 마련하는 등 ‘녹색기부’를 실천한 부호들도 눈에 띄었다.

韓 부호들, ‘아버지의 이름으로…’= 국내에선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 3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기업인이다. 먼저 정몽규 회장은 올 4월 주식 20만주를 포니정 재단에 기부했다. 그 규모가 약 134억원 상당으로 평가된다. 아버지 정세영 명예회장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내린 통큰 결정이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개척자로 꼽힌다. 1974년 한국 최초의 국산 자동차 ‘포니(pony)’를 생산해 ‘포니 정’이라는 별칭을 갖게 됐다. 포니정 재단 역시 그런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외아들 정몽규 회장이 세운 것이다. 국내 학생 280명과 베트남 학생 440명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고, 매년 1억원의 상금과 함께 ‘포니 정 혁신상’을 수여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정 회장에 앞서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지난 해 11월 남촌 재단에 GS건설 주식 13만7900만주(약 40억원)를 내놨다. 남촌 재단은 허창수 회장의 부친인 허준구 명예회장의 호를 따 설립한 재단으로, 2006년 허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세웠다. 허 회장은 재단 설립 당시 매년 주식 등을 출연해 재단을 500억원 이상 규모로 키워나가겠다고 약속했고, 실제 지금까지 약 360억원 규모에 달하는 총 37만주의 주식을 재단에 기부했다.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지원과 장학사업, 학술연구, 문화예술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가구회사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 명예회장도 올 3월 자신의 한샘 지분 중 절반을 한샘드뷰 연구재단에 기부해 기부영웅 명단에 포함됐다. 드뷰(DBEWㆍDesign Beyond East & West)는 ‘동양과 서양을 뛰어넘는 디자인’이라는 뜻으로, 조 명예회장이 2012년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이번에 출연한 규모만 약 4900억원에 달한다.

가난 딛고 자수성가한 中 부호들, 주로 ‘교육’에 기부=중국인은 6명으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았다. 그 면면도 다양했다. 먼저 부동산 개발회사 ‘소호차이나’의 공동창업자인 판스이(潘石屹)-장신(張欣) 부부는 작년 소호차이나 재단을 통해 1억달러를 기부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하버드대ㆍ예일대 등 명문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학생들의 연구활동을 위해 거액을 내놨다.

판스이-장신 소호차이나 공동창업자

특히, 장신 CEO 본인도 해외에서 공부해 자수성가한 부호다. 홍콩에서 14살 때부터 의류공장 노동자로 일하다가 영국으로 건너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골드만삭스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등 드라마 같은 성공 스토리로 주목을 받았다. 1995년 남편과 함께 베이징에 소호차이나를 설립하고, 유명 외국인 건축가를 고용해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을 선보이며 중국 부동산 시장을 선도했다. 그래서 ‘베이징을 설계한 여성’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알리바바그룹의 마윈(馬雲) 회장도 빠질 수 없다. 그는 지난해 29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사회복지와 교육 부문에 기부하고, 24억달러를 자선신탁에 내놨다. 그 수령자엔 마 회장이 졸업한 항저우사범대도 포함돼 있다. 마 회장은 이처럼 성공한 이후에도 모교에 애정을 쏟고 있다. 항저우사범대도 마윈이라는 걸출한 ‘스타부호’를 배출한 덕에 최근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야오밍

스타 농구선수에서 최근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야오밍(姚明)도 기부영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야오밍은 자신의 ‘야오 재단’을 통해 학교를 세우고, 스포츠 교육을 하고 있다. 2012년엔 직접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북부산 흰코뿔소 밀렵을 막자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야생동물 보호에도 나섰다.

매니 파퀴아오

필리핀 복싱영웅 파퀴아오, 기부도 영웅급=필리핀의 복싱영웅 매니 파퀴아오(Manny Pacquiao)는 올해 아시아의 기부영웅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내와 공동으로 설립한 ‘하트(Heart)재단’은 그동안 200명이 넘는 이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40만달러 이상을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지원에 써왔다. 이외에도 파퀴아오는 개인 자격으로 40만달러를 1000명의 학자금 명목으로 내놨고, 필리핀 해비타트의 집짓기에도 자금을 지원했다. 파퀴아오를 포함해 필리핀에선 3명이 기부영웅으로 선정됐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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