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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재벌가 ‘쌍둥이‘…10분이 가른 ‘富의 온도’
-농심가 쌍둥이, 10분이 가른 자산 차이 1200억원
-코크가 19분 늦은 쌍둥이 동생, 형보다 48조원 적어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 롯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롯데가(家)와는 달리 일찌감치 경영권 승계를 마쳐 분쟁의 불씨를 차단한 기업이 있다. 

바로 신격호(93)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넷째 동생, 신춘호(83) 회장이 설립한 농심그룹이다.
3남2녀의 자식을 두고 있는 신 회장은, 20년 전부터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을 차등배분하는 방식으로 장자 중심의 후계구도를 정리했다.

신동원(57ㆍ왼쪽) 농심 부회장, 신동윤(57) 율촌화학 부회장

신 회장의 장남은 신동원(57) 농심 부회장이다.
신동원 부회장에게는 일란성 쌍둥이 동생이 있다. 바로 신동윤(57) 율촌화학 부회장이다.

신동윤 부회장은 쌍둥이 형인 신동원 부회장보다 단 10분 늦게 태어났다. 1958년 1월 9일 태어난 두 형제는 대학도 같은 곳을 다녔다.  신동원 부회장은 고려대 화학공학과 76학번, 신동윤 부회장은 고려대 산업공학과 76학번이다.

하지만 대학 졸업 이후 농심에 입사하면서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신동원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국제담당 임원을 거쳐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신 부회장이 농심의 해외사업을 맡으면서 중국, 미국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1983년 농심에 들어간 뒤 1989년 포장재·광학필름 등을 생산하는 계열사 율촌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000년 율촌화학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주식 자산의 경우 동생 신동윤 부회장이 형 신동원보다 약 1230억원이 적다.
금융감독원 공시와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2003년 지주사인 농심홀딩스를 설립하면서, 신동원ㆍ신동윤 형제에게 지분을 차등해 배분했다. 장남과 차남은 이같은 아버지의 결정을 순순이 따랐고, 지금까지 형제 사이도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6.88%를 보유한 신동원 부회장이다. 차남 신동윤 부회장은 19.6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동원ㆍ신동윤 형제의 상장사 주식 지분평가액은 각각 약 2617억원(지난달 30일 기준)과 1397억원이다.

형제의 비상장사 지분율도 차이가 난다. 농심그룹의 계열사로 시스템 통합(SI) 업체 엔디에스의 경우 신동원 부회장은 15.24%의 지분을, 신동윤 부회장은 11.75%를 보유하고 있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형제의 지분평가액은 각각 약 50억원, 약 38억원이다.

데이비드 코크(75ㆍ왼쪽)와 윌리엄 코크(75)
해외 에너지 재벌 코크가의 쌍둥이 경우에는 서로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에너지기업 코크 인더스트리(Koch Industries)의 공동 소유주 찰스 코크(Charles Kochㆍ80), 데이비드 코크(David Kochㆍ75)는 현재 각각 429억 달러(한화 약 50조6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세계 부자순위 공동 6위에 올라있다. 

코크인더스트리 창업자 프레드 체이스 코크의 차남 찰스 코크와 삼남 데이비드 코크는 1967년 부친의 사망 이후 기업을 물려받아 48년간 코크인더스트리를 이끌고 있다.
차남인 찰스 코크가 회장직을, 셋째 데이비드 코크는 부회장으로서 회사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부친으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이후 공격적 M&A를 통해 다양한 산업으로 사업을 확장해 부를 축적했다.

이란성 쌍둥이 데이비드 코크(왼쪽 아래)와 윌리엄 코크의 어릴적 사진

삼남 데이비드 코크에게는 19분 늦게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 동생인 윌리엄 코크(William Koch)가 있다. 윌리엄의 자산은 19억4000만 달러로 평가된다. 쌍둥이 형 데이비드의 자산보다 약 410억 달러가 적다.
윌리엄 코크가 쌍둥이 형에 비해 자산이 턱없이 적은 이유는 부친에게 물려받은 지분을 1983년 찰스ㆍ데이비드 형제에게 4억7000만 달러라는 헐값(?)에 넘겼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쌍둥이 형 데이비드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윌리엄 코크는 지분을 판 금액으로 1984년 미국 플로리다 주 웨스트 팜 비치에 기반을 둔 에너지회사 옥스바우 카본(Oxbow Carbon)을 창업했다.
이후 옥스바우 카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석유 코크스(석유 부산물) 판매업체로 성장했다. 또 미국에서 지하 석탄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매장지도 개발하고 있다.

토리 버치(49ㆍ가운데)와 쌍둥이 아들 니콜라스(18ㆍ왼쪽), 헨리(18)

명품 패션업체 토리버치의 토리 버치(Tory Burchㆍ49) 창업자에게도 몇분 차이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아들 니콜라스(Nicholasㆍ18)와 헨리(Henryㆍ18)가 있다. 이제 대학에 입학하는 두 형제는 모친의 패션쇼에 똑같은 옷을 입고 등장하는 등 지금까지의 인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1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어머니 재산 분할 과정에서 쌍둥이 아들간의 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들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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