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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이병철vs정주영…자산 42조원 범삼성ㆍ현대家 45명 비교해보니

- 경제력 집중 양대축…범 삼성 vs 현대 오너家 45명 자산 비교분석
- 이병철 직계후손 17명 거느린 23개 계열사 주식 28.9조원…손주 집중
- 정주영 일가 28명, 29개사 지분가치 13.2조원...3세보다 2세 비중 높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 아산 정주영과 호암 이병철. '산업국가ㆍ통상강국'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일부 전문가들이 “아직도 대한민국 경제는 두사람의 그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정도로 오늘날의 한국 경제에서 ‘삼성’과 ‘현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하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왼쪽)와 정주영 현대 창업주


숫자로도 드러난다.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 교수가 쓴 ‘한국자본주의’ 등에 따르면, 국가 자산에서 범(汎) 삼성가(家) 소속 계열사의 비율은 9.3%(2012년)에 달한다. 범 현대가까지 합치면 나라 전체 자산 15% 가량을 두 집안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기업들의 규모가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 경제의 재벌 집중도를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다. 두 창업주 고(故) 이병철ㆍ정주영의 후손들은 대체로 이들 기업 오너ㆍ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삼성ㆍ현대가 직계가족 45명은 계열기업 52개(상장사 기준)의 주요 주주다. 보유한 주식 자산은 15일 종가 기준 42조2300억여원. 오너일가가 자기 회사 시가총액 합계(405조4468억원)의 10.4%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비상장사 자산을 제외하고도 이정도다. ‘가족’의 범위를 방계로 확대할 경우 전체적인 자산규모는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양대 가문이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가문별 특징이 드러난다. 삼성가는 ‘이병철 3세’들의 자산이 상당하다. 정주영 집안의 경우 여전히 2세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이병철 후손 자산분포, 3세로 ‘중심이동’= 범 삼성가는 이병철의 직계가족ㆍ손주 등 17명이 소속 계열사 23개 주주 명단을 차지한 상태다. 이들의 지분 평가액 합계는 28조96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이병철의 손자ㆍ손녀 등 소위 ‘3세’ 11명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자산은 15조3086억원 정도다. 절반 이상(53%)을 이미 손주세대가 점하고 있다. 3세로의 승계가 사실상 상당부분 이루어졌다는 의미다. 이 비율은 1년 전보다 높아졌다.

그 중에서도 창업주 손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삼성물산(지분율 16.54%)ㆍ삼성전자(지분율 9.2%)등 5개 계열사 지분을 쥔 그의 자산규모는 7조554억원이다. 대한민국 1등 부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는 못미치지만, 범 삼성가 3세가 보유한 주식자산 절반에 가까운(46%) 액수의 자산을 홀로 보유하고 있다.

호암의 장남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자제들의 자산도 상당하다. 창업주 장손 이재현 회장과 그의 누나 이미경 부회장 지분평가액은 2조9870억원 규모다. ‘삼성그룹‘에서 분리해 일가를 만든 3세들 중에선 가장 많다.

반면 이병철 창업주의 아들 딸ㆍ며느리ㆍ사위 등 2세들 6명의 상장주식 자산은 13조64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1조원 가량을 갖고있는 창업주 셋째 아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빼면 나머지 5명의 보유액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범 현대가는 여전히 ‘2세천하(?)’=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후손들의 자산분포는 삼성가와 사뭇 다르다. 일가가 보유한 자산 3분의2 (66%)는 여전히 창업주의 ‘아들 세대’에 속해 있다. 상대적으로 3세로의 승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범 현대가의 경우 정 명예회장의 직계가족 등 28명이 29개 계열사 지분 13조2740억여원을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창업주 남동생ㆍ아들ㆍ조카 등 2세집단 14명이 보유한 상장사 자산은 8조7550억원 가량이다. 

2세들 중에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자산이 52%를 차지해 가장 많다. 4조5940억원을 갖고 있는 정 회장은 현대제철(지분 11.81%)ㆍ현대글로비스(6.71%) 등 4개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아울러 창업주의 막내동생이 세운 KCC일가 4명 지분규모도 상당하다. 창업자 정상영 명예회장을 비롯해 그의 아들 정몽진 회장ㆍ정몽익 사장ㆍ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쥔 상장사 지분규모는 1조7750억원에 달한다. 

손주들로 구성된 3세집단 14명 중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자산이 2조8400억원에 달해 가장 많다. 

이 집단의 주도권은 현대차 일가가 쥐고있다. 정의선 부회장을 비롯, 창업주 둘째아들인 정몽구 회장의 아들 딸 4명(의선ㆍ성이ㆍ명이ㆍ윤이)이 보유한 상장사 자산은 3조2886억원 규모다. 범 현대가 3세 집단 지분평가액 합계(4조5190억원)의 73%수준이다.

▶집안 특색 반영한 ‘톱 5’…자산집중도는 삼성家>현대家=가문별 자산 규모 상위 5명을 추려보면 각 집안의 특징이 더 뚜렷해진다. 

범 삼성가의 경우 2세 집단에 속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1조원ㆍ1위)을 빼면 나머지 2∼5위는 모두 손자ㆍ손녀들이 차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현 CJ회장, 그리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이다.

범 현대가는 창업주 아들과 조카 등 2세들 입김(?)이 세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4조5940억원ㆍ1위)과 정몽진 KCC회장(8102억원ㆍ3위),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7833억원ㆍ4위) 등 세 명이 가문 보유자산 톱5에 속했다. 

한편 이들 10명이 각 재벌가 전체 자산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삼성가의 경우 이건희 회장 등 5명 지분평가액 합계는 25조3600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상위에 랭킹된 인물 자산이 집안 전체의 88%가량을 차지한 모양새다. 

현대도 마찬가지다. 정몽구 회장 등 상위 5명의 자산은 9조7770억원으로 정주영 일가가 보유한 지분규모의 74%를 차지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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