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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스타벅스 카드 예치금 1조원 돌파…‘커피의 디지털화’ 결실
 -미국 스타벅스 충전카드 이용자 1200만명ㆍ예치금 12억달러 ‘쾌속성장’…美 지방은행 수준
-충전카드ㆍ모바일앱 등 ‘서비스 디지털화’ 결실…매출 견인으로 IT서비스 강화 ‘선순환’ 구축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 #평소 스타벅스 마니아인 A양은 매달 스타벅스 카드에 3만원씩을 충전한다. 스타벅스 모바일 앱과 연동돼 무료음료 쿠폰을 받을 수 있고,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통해 긴 줄을 설 필요도 없이 매장 안이나 밖에서 손가락 까딱만으로 원하는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 

 
스타벅스 카드 모바일 앱 화면

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체인 스타벅스가 서비스 디지털화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스타벅스 충전카드가 자리를 잡으면서 미국에서 적립금 총액이 올해 1분기 기준 12억달러(1조4130억원)를 넘어섰다. 미국의 웬만한 지방은행 예치금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스타벅스 충전카드 ‘대박’=현재 미국에서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은 1200만명으로 집계됐다. 8개월 전보다 200만명 늘어난 수치다. 스타벅스는 2001년부터 고객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충전형 카드 서비스를 시행해왔다.

스타벅스 카드가 몰고온 ‘막대한 예금 현상’은 모바일 앱이 큰 몫을 했다. 스타벅스는 선불카드 기능을 모바일에 똑같이 탑재한 ‘사이렌오더’를 시행하고 있다. 매장 방문 전에 미리 스마트폰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하면, 매장에서 바로 음료를 받아갈 수 있는 사전주문 서비스다. 간편하게 주문ㆍ결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음료를 받기 위해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어 카드 예치금을 급증시켰다.

충전카드 이용고객이 늘면서 매출도 증가했다. 지난 2분기(4~6월) 매출은 기록적인 499억달러(58조38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기간 북미지역에서 발생한 스타벅스 매출 가운데 충전카드가 차지한 비중이 41%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모바일 앱 카드를 이용한 비율은 24%로 절반을 넘어섰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창업주 겸 CEO

고객이 스타벅스 카드에 넣어둔 돈은 곧장 회사로 들어가기 때문에 구매가 일어나기 전까진 은행 예치금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 충전카드 예치금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IT(정보기술)에 기반한 ‘서비스 디지털화’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금알 낳는' 서비스 디지털화=실제로 스타벅스는 최근 5년동안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에 집중해왔다. 

2008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복귀한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ㆍ62)는 디지털 사업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첨단산업의 보고인 실리콘밸리의 거물급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IT기업 인재들을 적극 영입한 것이 대표격이다.

스타벅스는 2012년 모바일 결제 업체 ‘스퀘어(Square)’에 2500만달러(280억원)를 투자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가 설립한 스퀘어는 소형 단말기를 스마트폰에 꽂아 쓰는 방식의 모바일 POS(판매시점관리) 시스템을 공급하는 회사다. 슐츠는 스퀘어와 제휴를 맺고, 미국 내 7000여개 매장에 스퀘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타벅스의 단골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선 주문과 결제를 손쉽게 할 수 있는 비결이다.

스타벅스 스퀘어 시스템을 이용한 결제

2014년에는 애플의 아이비콘(iBeacon)과 협력을 맺었다. 비콘(Beacon)은 블루투스에 근간을 둔 위치기반서비스로, 단말기가 설치된 장소에 고객들이 들어오면 각종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비콘 시스템을 설치한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아이비콘과 연결된 스마트폰이 감지되면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 앱이 자동 실행된다. 설정만 해놓으면 고객이 그냥 매장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점원과의 대화나 번거로운 선택없이 ‘늘 먹던 내 스타일의 커피’를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와도 손잡았다. 스포티파이와의 관계는 1994년, 색소폰 연주자 케니지 앨범을 시작으로 매장 내에서 CD를 판매한 것에서 시작됐다. 최근 스포티파이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바리스타가 틀어주는 음악을 독점제공하는 계약을 맺었다. 고객은 스타벅스 앱을 통해 선곡 리스트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고, 노래도 신청할 수 있다. 동시에 스포티파이 가입자에게는 스타벅스 쿠폰(별)을 제공하고 매장의 상품과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타벅스의 기술협력은 자동차 관련 산업으로도 이어진다. 작년 7월에는 차량 공유 서비스인 리프트(Lyft)와 제휴를 맺고 리프트를 이용하는 승객과 기사에게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차 안에서 주문하는 스타벅스 드라이브 스루 매장

미국 내 2400개 매장에 도입된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ㆍ차에 앉아서 주문받는 매장)’ 디지털 서비스도 연장선상이다. 스타벅스는 올해 안으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 커피를 타 줄 바리스타 얼굴과 메뉴, 주문 가격 등을 보여주는 비디오 스크린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고객과 바리스타 간, 넓게는 고객과 스타벅스 간의 유대감을 높여주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초에는 배달 전문 스타트업 포스트메이트(Postmates)와 협력해 뉴욕과 시애틀에서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IT인재, 스타벅스 품으로=IT를 적극적으로 디지털 사업과 연계하려는 스타벅스의 의지는 인재 영입에서도 드러난다. 스타벅스는 최근 최고기술책임자(CTO)라는 직책을 새로 만들고, 적임자로 IT업체 어도비시스템즈 출신 제리 마틴-플릭잉거(Jerry Martin-Flickinger)를 영입했다.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기술 기반 서비스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지난 1월, 주니퍼네트웍스(컴퓨터 네트워크 장비업체) CEO였던 케빈 존슨을 업무사업총괄자(COO)로 영입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주니퍼네트웍스에서 CEO를 지냈고, 이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근무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실리콘밸리의 IT 베테랑을 잇달아 영입 후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더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타벅스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된 제리 마틴-플릭잉거

그렇다면 스타벅스의 미래구상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드론’이 우선순위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안개에 가려져 있던 드론의 최종 규제안이 최근 FAA(미국 연방항공국)에 의해 발표된 후, 스타벅스의 비즈니스 계획에도 놀라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드론 배달이 시행된다면 스타벅스는 상당한 인건비를 수익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2014년도 스타벅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매출의 14%가 인건비로 빠져나갔다. 스타벅스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바스타를 고용하는 대신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스타벅스 전용 커피머신을 이용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넘어 차(茶)까지 영토확장을 꾀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맥주회사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와 손 잡고 차 음료 판매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되는 커피, 맥주, 와인부터 각종 디저트까지 커피 이외 상품들이 드론 배달과 만나게 되면 수익은 더욱 극대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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