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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美 명망가들이 선망하는 ‘최고 명문高’ 초우트
-초우트서 공부한 ‘이반카 트럼프’ 부친과 달리 겸손한 인성
-존 F 케네디 전 美대통령 비롯 수많은 지식인ㆍ예술가 배출
-책 ‘7막 7장’ 출간 후 재벌가 자녀가 선망하는 보딩스쿨 등극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홍승완ㆍ민상식 기자] 전세계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ㆍ69) 미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는 큰 ‘무기’가 하나 있다. 그의 딸 이반카 트럼프(Ivanka Trumpㆍ34)다. 이반카는 “무책임하고 극단적”이라는 비판을 듣는 아버지와는 달리,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재원으로 평가받는다. 합리적인 행동과 언변으로 아버지의 다소 과격한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반카는 유대계 부동산 부호 집안의 자제인 자레드 쿠쉬너와 결혼 한 후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아내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면서도, 2010년부터는 액세서리 전문기업인 ‘이반카 트럼프 어패럴&액세서리’를 설립해 성공시키며 여성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모델 뺨치는 몸매에, 지적이고 품위있으며, 겸손한 행동으로 미국 사교계의 유명인사이기도 하다.

덕분에 이반카에게 호감을 느끼는 많은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와 소통하는 중이다. 이반카의 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각각 133만명, 93만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고 있다. SNS상에서 그는 유명인사의 딸이자 성공한 여성사업가로서의 모습 뿐만 아니라 30대 여성, 세 아이의 어머니로써의 모습을 진솔하게 드러낸다. 가정과 일을 양립하고, 아내이면서 딸이자, 독립된 여성으로서의 자아를 모두 잘 지켜내는 그는 많은 미국인들로부터 ‘이상적인 여성’으로 평가받는다. 

1998년 당시 17세의 이반카 트럼프ㆍ아버지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현재의 트럼프 부녀 모습(오른쪽) [게티이미지]

이처럼 균형잡힌 이반카의 인성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곳이 있다. 바로 그가 고교 시절을 보낸 미국 명문 보딩스쿨(사립 기숙학교)인 ‘초우트 로즈메리 홀’(Choate Rosemary Hallㆍ이하 초우트)이다. 초우트는 미국 코네티컷 주의 월링퍼드에 있는 미 최고 명문 사립고교이다. 

이반카는 여러 인터뷰에서 초우트고교에서의 다채로운 교육을 통해 모델활동 및 패션사업 분야에서 성공할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재학 당시 목표가 초우트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초우트의 혹독한 교과과정이 힘들었지만, 그때의 우수한 교육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회상한다.

이반카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채핀 스쿨(Chapin School)을 다니다 15세때 초우트고교로 진학했고, 이후 조지타운대학교에서 2년을 보낸 후 아버지의 모교인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편입해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 명문 보딩스쿨 초우트 로즈메리 홀 [출처-초우트]

초우트고교는 다른 사립기숙학교 디어필드, 세인트폴 등과 함께 미국의 명문 보딩스쿨 8개 학교 모임(Eight Schools Association)의 구성원으로 유명하다.

초우트 로즈메리 홀은 남학교 초우트 스쿨(1896년 설립)과 여학교 로즈메리 홀(1890년 설립)이 1971년 병합돼 탄생한 학교다. 200만㎡(60만5000평)가 넘는 드넓은 교정에 121개 동의 건물이 위치하고, 150여명의 교사진이 총 860명 정도의 재학생을 가르치는 탄탄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초우트고교 출신 중에는 세계를 주름잡는 정ㆍ재계 인사와 억만장자가 많다. 미국을 대표하는 정치 지도자인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월가의 ‘기업 사냥꾼’으로 유명한 칼 아이칸의 아들 브렛 아이칸(Brett Icahn), 욕실문화의 혁신을 이끈 가족기업 콜러 가문의 허버트 콜러 주니어(Herbert Kohler Jr.) 콜러 회장 등이 이 학교를 다녔다. 카타르 왕가나 중국 명문가 자제들 가운데에도 이곳 출신이 제법 있다.

초우트는 미국의 수많은 전통의 명문고 가운데에서도 가장 학사일정이 타이트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단순히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사일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덕체가 균형잡힌 인물상'을 추구한다. 

학생들은 매일 하기 싫어도 정해진 시간이 되면 운동장에 뛰어나가 자신이 선택한 스포츠 활동을 해야하고, 다양한 교양과 문화활동을 ‘의무적’으로 이행해야한다. 

덕분에 초우트 출신 가운데에는 대중문화 예술계 유명인사도 많다. 미국 현대연극의 거장이라 불리는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Edward Albee)를 비롯해 할리우드의 명배우 마이클 더글러스(Michael Douglas), 아카데미상과 에미상의 단골 후보인 여배우 글렌 클로즈(Glenn Close), 제이미 리 커티스(Jamie Lee Curtis) 등 이른바 ‘지성파 예술인’으로 불리우는 인물들이 이곳 출신이다.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멜론은행의 후계자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자선활동가였던 폴 멜론(Paul Mellon)도 초우트에서 청춘을 보냈다. 

교육 전문가 하워드 그린은 이런 초우트의 교육방식에 대해 “학문ㆍ예술ㆍ운동ㆍ과외 활동의 적절한 조화를 강조하는 동부의 가장 융통성 있는 사립고교”라고 평가한 바 있다.

초우트 재학 당시 풋볼 선수로 활약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왼쪽 위ㆍ가운데), 초우트 시절의 마이클 더글러스(오른쪽 위), 홍정욱 헤럴드ㆍ올가니카 회장이 초우트고교 3학년때 친구들과 찍은 사진(왼쪽 아래), 1986년 라이벌학교 디어필드와의 경기에서 축구부 주장으로 활동한 홍정욱 회장(오른쪽 아래)

우리나라에도 초우트 출신 인사들은 적지 않다. 정확히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초우트고교 졸업생 중 가장 유명한 한국인은 라이언 홍(Ryan Hongㆍ46)이다. 라이언 홍은 홍정욱 헤럴드ㆍ올가니카 회장이 초우트 재학당시 사용한 영어 이름이다.

홍정욱 회장의 초우트 동급생 중에는 고(故) 박성용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박재영(46) 씨가 있다. 박 씨는 현재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미국에서 영화제작 공부를 하고 있다.

초우트고교가 한국에서 유명해진 계기는 책 ‘7막7장’의 출간 덕분이다. 홍정욱 회장이 자신의 유학경험 등을 담아 1993년에 출판한 7막7장의 폭발적인 인기 이후 초우트로 진학하려는 한국인 학생 수는 급증했다.

이후 2004년 국내 초우트 동문회가 결성됐고, 국내에서 조기 유학을 간 최고 선배격인 홍 회장이 초우트고교 한국 동문회를 이끌고 있다. 

홍 회장은 서울 구정중학교 3학년때 미국으로 건너가 초우트고교에 입학, 우수한 학업성적과 함께 학생회장ㆍ축구부 주장ㆍ신문사 편집장 등을 거쳐 하버드대학에 입학했다. 

현재 초우트 재단의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는 홍정욱 회장은 모교를 위한 통큰 지원도 하고 있다. 학교 기숙사를 지어준 것을 비롯해 초우트 학교신문사를 지원하는 헤럴드미디어펀드도 만들었다. 

특히 홍 회장의 첫째 딸 지승(16) 양이 올해 아버지의 모교인 초우트 고교에 입학해, 조기유학 1세대의 자녀가 부모의 모교로 유학을 가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개교 125주년 서울 행사를 소개하는 초우트고교 동문회 SNS 페이지

지난해 3월에는 서울시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초우트고교 개교 12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는데, 영원무역의 성래은(38) 대표, 삼환기업 오너가 3세를 비롯해 초우트고교 졸업생 수십 명이 참석했다.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의 둘째딸인 성래은 대표는 초우트고교를 거쳐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수학했다. 성 대표는 고교 졸업 후에도 모교에 애정을 갖고 초우트 한국 동문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성래은 대표는 영원무역ㆍ영원무역홀딩스 전무와 사장을 겸직하다 올 3월 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성 대표는 영원무역 지분 0.02%와 영원무역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0.02%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성래은 대표가 보유한 상장사 영원무역ㆍ영원무역홀딩스의 주식 지분평가액은 5억4800만원(이달 10일 기준)이다.

성래은(오른쪽) 영원무역홀딩스 대표, 이철주(왼쪽 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대표,  삼환기업 3세 최제욱(왼쪽 아랫쪽 사진의 오른쪽)ㆍ최동욱 형제

올 1월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를 카카오에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차익을 낸 ‘잭팟’으로 주목받은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의 이철주(43) 대표도 초우트 출신이다.

그는 초우트고교를 나와 브라운대를 거쳐 하버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그는 졸업 후 IB(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서 경력을 쌓았고, 어피니티가 스위스계 UBS 금융그룹에서 독립한 직후 스카우트 형식으로 입사해 대표 자리에 올랐다. 

어피니티는 삼성전자 샐러리맨 출신인 박영택 어피니티 부회장이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KY탕(TANG Kok-Yew) 회장과 함께 운용사 독립을 이끌며, 2002년 공동으로 세운 회사다. 어피니티는 하이마트와 더페이스샵, 오비맥주 등 국내 기업 지분을 사고팔아서 고수익을 올린 사모 펀드 운용사로 이름을 알렸다.

중견 건설사 삼환기업 최용권 명예회장의 두 아들 역시 초우트고교를 거쳐 미 명문대에 진학했다.

최 명예회장의 장남 최제욱(39) 삼환기업 전무는 초우트 졸업 후 예일대 정치학과를 거쳐 컬럼비아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초우트는 예일대와 인접해 있어 초우트 동문 가운데 예일대 졸업생의 비중이 높다. 

차남 최동욱(32) 씨 역시 초우트를 나와 컬럼비아대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삼환기업에 입사했다.

최제욱 전무와 최동욱 씨는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된 삼환기업의 지분을 각각 1.93%, 1.76%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환기업과는 별도로 최제욱은 부동산 임대업체 우성개발의 지분 56.3%를, 차남 최동욱은 우성홀딩스 지분 99.95%를 소유하고 있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최제욱ㆍ동욱 형제의 해당 기업 지분평가액은 각각 약 29억원, 83억원에 이른다.

1946년 최종환 회장이 창업한 삼환은 1996년 2세인 최용권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에도 70년간 건설산업에 주력해 왔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사세가 크게 기울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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