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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신격호 일가, 롯데에 30만평 땅 ‘초고가’로 떠넘긴 증거 2가지
-매각 후 가격 상승폭 전국 평균 미달... 공시지가 수십 배로 팔기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신격호(94) 롯데 총괄회장 일가는 부동산으로 가장 많이 돈을 번 집안 중 하나다. 일본ㆍ한국서 땅 투기 광풍(狂風)이 불던 1988년, 포브스는 신 회장을 세계 4위 부호로 올리기도 했다. 당시 집계된 그의 자산은 18조6800억원이었다. 땅은 돈주머니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싸게 사들여 아주 비싸게 팔아야 큰 돈이 되는 게 토지다. 신 회장 일가는 부동산 시장의 이같은 ‘불문율’을 정확히 지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숫자로 확인됐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롯데타워 부지

슈퍼리치팀 집계에 따르면 신 회장과 그의 일가는 직접 쥔 토지 가운데 100만㎡(30만3000평) 이상의 소유권을 롯데그룹 계열사로 넘겼다. 실거래가 등으로 파악한 땅의 가치는 3000억원 이상이었다. 중요한 건 토지 가격이 ‘롯데’로 넘어간 뒤 크게 오르지 않았단 점이다. ‘거품 가격‘으로 판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거래가격이 확인된 땅들은 공시지가의 최고 수십 배로 팔렸다.

▶ 회사로 넘긴 15개 필지 가격, 전국 평균보다 덜 올라=1970년대 이후 신 회장 등이 그룹 계열사에 넘긴 땅 중 정확한 주소가 파악된 건 전국 15개 필지 100만3702㎡(30만4000여평)다. 등기부 등본 및 토지대장 확인 결과 소유권 이전 당시 이들 땅의 가치 합계는 3050억여원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 일가로 들어간 돈이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집계하기 전인 1970∼1980년대 거래된 일부 땅(3개 필지)은 1990년 공시지가를 적용했다. 실제로 더 비싸게 팔렸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이런 토지 중엔 신동빈(61) 롯데 회장 최측근으로 꼽힌 이인원(69) 부회장 명의였던 땅도 있다. 그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동 467-9 소재 684㎡(207평) 규모 주차장 부지를 1989년 부산롯데호텔로 소유권 이전했다.

특히 15개 필지 절대 다수는 롯데 계열사로 넘어간 이후 가격이 크게 뛰지 않았다. 조사 결과 13개 필지는 같은 기간 전국 땅 값의 평균 상승률를 밑돌았다.

전국 평균보다 높게 뛴 2개 필지 중 한 곳은 1978년 신 회장이 호텔롯데에 넘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본점 자리다. 1만1943㎡(3619평) 규모인 이 토지의 장부가격은 1조5108억여원으로 1990년 공시지가보다 8배 올랐다. 26년 간 전국 토지가격은 평균 5.3배 상승했다. 


각 필지들 가격 상승 배수의 평균치를 지수화 해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 신 회장 일가의 땅은 롯데그룹으로 넘어간 뒤 평균 상승배수가 1.9였다. 같은 기간 전국 토지가격 상승배수(평균 3)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매각 또는 소유권 이전 시점의 땅값 자체가 상당히 높았음을 입증하는 수치다.

▶모두 공시가격보다 비싸게 팔린 땅…최고 40배=신 회장 일가가 쥐고 있던 땅을 ‘초고가’로 롯데 계열사에 넘긴 증거는 또 있다. 바로 실거래가와 매각 당시 공시지가와의 격차다.

실거래 가격까지 파악된 9개 필지 가운데 공시지가보다 싸게 팔린 땅은 한 곳도 없었다. 2개 필지를 빼면 모두 2.5배 이상 가격으로 롯데 계열사들이 사들였다.

신 회장이 가장 비싸게 판 땅은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감리 197번지 일대 임야다. 이 땅은 신 회장이 1988년 3월부터 갖고 있다가 2005년 2만3667㎡를 떼어 그룹 계열사 대홍기획에 26억9030만원을 받고 팔았다. 당시 공시지가의 40.3배 수준이었다. 전체 40만㎡(12만평) 넓이인 이 토지 일부는 2007년 신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6)유니플렉스 대표와 딸 신유미(33)롯데호텔 고문에게 증여되기도 했다. 이후 역시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자이언츠로 203억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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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 아니다. 신 회장이 2002년 9월 롯데칠성음료에 매각한 충북 충주시 목행동 195번지 땅 가격은 11억691만원이었다. 당시 공시지가의 37.4배 수준이었다. 그가 2000년 롯데제과로 넘긴 경기 평택시 진위면 가곡리 537번지 토지도 공시지가 27.5배 수준이었다.

한편 신 회장이 계열사에 비싸게 팔았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소유권을 갖고 있는 땅도 있다. 바로 인천 계양구 목상동 57번지 토지다. 롯데상사는 2008년 이 토지를 신 회장에게 504억여원 주고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지가의 5.2배규모다. 그러나 등기부 확인 결과 신 회장 명의 그대로였다. 매매기록도 없었다. 그는 이 땅을 42년 째 갖고 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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