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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中언론에 당한 마윈 “직접 보시고 첨삭해주세요∼”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전 세계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ㆍBrexit) 국민투표 결과에 숨죽이던 그 날. 자산 기준 중국 1ㆍ2위를 다투는 부호인 마윈(52) 알리바바 회장은 전혀 다른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아래 이미지를 보실까요.

마윈 회장이 캡처해 올린 WSJ기고. 제목은 ‘알리바바에 가짜상품이 설 자리는 없다’ [출처=마윈 웨이보]

▶ 게재일시:6월 23일 오후3시 33분(현지시각)

▶ 상황:마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글 한 편을 캡처해 웨이보(微博ㆍ중국의 사회관계망(SNS) 서비스)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코멘트를 남겼죠.

“오늘(미국 시각으론 22일) 제가 WSJ에 글 한 편을 썼습니다. 모두들 읽고 손 좀 대주시기 바랍니다”

마 회장이 정중히 첨삭을 부탁한 글은 바로 짝퉁(위조) 상품과 관련한 기고였습니다. 제목은 ‘알리바바에 가짜상품이 설 자리는 없다’ 입니다.

웨이보 사용자 대부분이 중국인들임을 감안한 듯 마 회장은 중국어로 작성한 성명도 같이 실었습니다. 글 제목은 ‘알리바바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입장 및 생각(思考)’입니다.

마윈 회장이 ‘짝퉁상품’과 관련해 WSJ기고문과 함께 게재한 중국어 성명 일부 [출처=마윈 웨이보]

두 글의 핵심은 거의 비슷합니다. 마 회장은 WSJ에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가짜제품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며 “무관용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중국어로 쓴 글에도 “우리가 진짜 중시해야 할 것은 돈이 아니다. 신뢰다. 고객의 신뢰, 시대(時代)의 신뢰다”란 문구가 눈에 띕니다.
이는 마 회장이 지난 2014년 뉴욕증시에 알리바바를 상장할 때 발표한 연설문과 글자까지 똑같습니다. 자신이 한 번도 ‘짝퉁제품’문제를 가볍게 본 적 없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마윈 알리바바 회장 [출처=게티이미지]

마 회장이 이같은 입장을 이례적으로 밝힌 건 지난 달 중순 알리바바 투자자 회의에서 한 말이 오해를 살 뻔 했기 때문인데요. 당시 그는 “가짜상품 가격이나 품질이 진품보다 낫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당시 대화의 전체 맥락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중국 제조업자들은 현재 품질 좋고 싼 물건을 잘 만들고 있으니, 이젠 더 나아가 브랜드 개발에도 힘 써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따라서 ‘짝퉁상품이 더 좋다’는 말만 자르면 마 회장이 가짜 제품을 옹호하는 것 처럼 보이기 십상이죠. 중국 매체들이 일종의 ‘제목장사’를 한 것입니다. 세계 언론들은 그걸 사실상 그대로 받은 것이고요. 

결국 와전된 소식을 진화하고자 마 회장이 직접 나선 모양새가 된 것입니다. 브렉시트 후폭풍보다 그에게 이 문제가 훨씬 중요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실제 마 회장은 브렉시트 영향을 덜 받은 대표적인 중국 부호로 꼽힙니다. 그의 자산 또한 지난달 30일 현재 335억달러(블룸버그 기준)로 대륙 최대부호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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