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내일은 슈퍼리치(35) ‘작품판매 80억원’ 15세 천재 소녀화가
-열다섯 천재 소녀화가 ‘어텀 드 포레스트’
-6세때 그림 시작, 9세때 10만달러 작품 판매
-총 판매액 700만달러…자체 브랜드화 추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이다. 문제는 어른이 되어서도 그 예술성을 어떻게 지키느냐이다.”

스페인 출신의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피카소는 자신의 유년시설을 회고하며 자신을 ‘조숙한 천재’였다고 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천재, 즉 조숙한 천재는 나이가 들면서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리곤 한다고 경고했다.

피카소의 설명처럼 모든 아이들은 예술성을 품고 태어나며, 그 타고난 재능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중요한 문제다.

천재성을 꽃피우게 돕는 건 부모의 역할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자란 피카소의 미술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건 그의 화가 아버지였다. 아들의 천부적 재능에 감탄한 아버지는 자신의 작품활동보다 그의 예술성을 키우는 데 열중했다.

천재 소녀화가 어텀 드 포레스트(15)

피카소처럼 일찍부터 천재성을 드러낸 미국 소녀가 있다. 이제 열다섯 살이 된 그의 이름은 ‘어텀 드 포레스트’(Autumn de Forest).

어텀은 아홉 살때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명가 ‘디스커버리 채널’로부터 ‘천재화가’라는 극찬을 받고 유명세를 탔다. 

그의 재능은 피카소 못지 않다. 여섯 살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여덟 살때 전시회에 그림을 출품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고, 아홉 살때 미술경매에서 작품 한 점을 2만5000달러(한화 약 2900만원)에 판매한 기록을 갖고 있다. 

어텀은 예술가 부모를 둔 덕분에 천재성을 일찍 발견하고 재능을 키울 수 있었다. 

최근에는 단순히 예술성을 높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어텀 드 포레스트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온 어텀의 부모는 ‘예술가는 배고파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예술가는 동시에 뛰어난 사업가가 돼야 한다”라는 영국 BBC 아트 디렉터 윌 곰퍼츠의 말처럼 어텀 역시 훌륭한 화가이자 사업가의 길을 가고 있다. 어텀 작품의 누적판매액은 700만 달러(약 80억원)가 넘을 정도로 그의 그림은 상업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어텀이 6세때 그린 첫 그림. 마크 로스코의 작품과 유사한 이 그림은 현재 어텀 집 주방 벽에 걸려 있다.

▶6세때 발견한 재능 ‘마크 로스코’ 처럼=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있는 어텀의 미술 재능은 여섯 살때 우연히 발견됐다. 어텀의 부친 더글라스가 차고에서 가구에 페인트칠을 할때 어텀이 붓을 갖고 놀며 그리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더글라스는 그 자리에서 어텀에게 붓과 아크릴 물감, 합판 하나를 건넸고, 잠시 후 어텀은 놀라운 그림을 그려냈다. 

어텀이 그린 그림은 미국 출신의 추상 표현주의 대표 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작품과 거의 비슷했다. 마크 로스코는 강렬한 원색을 캔버스에 채우는 ‘색면 추상’의 선구자로 유명하다.

예술가였던 어텀의 부모는 이 그림을 통해 어텀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어텀의 아버지는 드럼을 연주하는 작곡가이며, 어머니 캐서린은 배우ㆍ모델 출신으로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 ‘해상구조대’(BayWatch)의 작가였다.

부모의 예술가적 기질을 물려받은 것 외에도 어텀은 포레스트 가문의 미술 유전자(DNA) 영향도 받았다고 그의 부모는 설명한다.

어텀이 속한 포레스트 가문은 유명 화가를 여러 명 배출했다. 미국의 저명한 화가 락우드 드 포레스트(1850~1932), 조지 드 포레스트 브러쉬(1855~1941), 로이 드 포레스트(1930~2007) 등이 포레스트 가문 출신이다.



▶훌륭한 예술가이자 사업가로 성장=어텀이 여덟 살이 된 2009년 그의 가족은 어텀의 작품을 전시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로 결정했다. 2009년 미 네바다 주 볼더시티에서 열린 파인아트 축제(Fine Arts Festival)의 공간 한켠을 빌려 어텀의 첫 작품전시회를 열었다. 어텀의 작품에 대한 찬사가 나왔고, 이런 호의적인 반응은 경매로 이어졌다.

어텀이 아홉 살이던 2010년 2월 한 미술경매장에서 16분 만에 어텀의 작품 여러 점이 10만 달러에 팔렸다. 그중 한 점은 2만5000달러라는 고가에 거래됐다.

이 경매 이후 디스커버리 채널은 천재 아동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통해 어텀의 천재적인 미술재능을 방영했고, 이후 어텀은 NBC 등 여러 지상파 방송에 출연해 단숨에 미국 전역에서 유명인사로 등극했다.

어텀의 나이별 그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6세 Abran(작품명), 7세 Blossom, 8세 Autumn-Flower, 9세 Barbie-Marilyn, 10세 American-Graphic, 11세 Early-Riser Man, 12세 Dripping-Oranges, 13세 Blue-Copper-Butterfly, 14세 LittleGirl.Big-World.Pollock, 15세 Crucifixion (출처-어텀드포레스트닷컴)

어텀이 천재화가로 주목받는 것은 그의 창의적인 그림과 함께 그가 어린 나이임에도 여러 작화 기법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그는 아크릴화 외에도 유화, 납화(蠟畵) 기법으로 그림을 그린다. 납화는 안료에 밀납을 녹이고 뜨거울 때 그림을 그리는 벽화기법이다. 색감이 독특하지만 작업과정이 까다로워 성인 중에도 납화 작가는 흔치 않다.

어텀의 가족은 어린 어텀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질 뿐만 아니라 사업가적 마인드도 가르친다. 예술가로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사업활동은 필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 때문이다. 실제 팝아트 창시자 앤디 워홀(1928~1987)은 “돈 벌기는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좋은 사업은 최고의 예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피카소와 앤디 워홀로부터 자신의 그림 스타일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는 어텀 역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추진 중이다. 

어텀 작품을 홍보하는 웹사이트 ‘어텀드포레스트컴’(autumndeforest.com)을 향후 미술 관련 포털사이트로 키울 계획이며, 어텀이 디자인한 작품이 새겨진 운동화 등의 상품은 미국 대표 백화점 체인 노드스트롬(Nordstrom) 등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아홉살때의 어텀

▶“나는 상승 중인 롤러코스터”=최근까지 어텀이 그린 그림의 누적 판매액은 700만 달러가 넘는다. 그렇다고 어텀과 그의 부모가 돈벌이에만 눈이 먼 것은 아니다. 그림 판매액 중 상당 금액은 인도주의 국제기구인 적십자, 저소득 가정의 주거환경 개선을 돕는 비영리 국제기관인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 등에 정기적으로 기부된다.

요즘 어텀 가족의 큰 고민은 어텀의 진학문제다. 어텀은 아홉 살때부터 학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링으로 미술교육을 받아왔다. 

이제 어텀은 다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할지, 온라인 아카데미를 통한 홈스쿨링으로 교육받을지 선택해야 한다. ‘조숙한 천재’에서 진정한 미술 천재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교육방식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어텀은 학교에서 또래들과 어울리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어텀은 “홈스쿨링은 훌륭한 교육방식이지만 보통의 아이들처럼 평범한 경험을 할 수 없다”면서 “또래 친구들과 같은 상황에서 교육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세때 그림을 시작해 10년만에 700만 달러가 넘는 그림을 판매하고, 자신의 브랜드도 이제 막 시작한 어텀. 매일 반복되는 그림연습에도 그의 미술에 대한 열정이 식지않는 것은 단지 그림을 그리는 게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림을 그릴때 느끼는 감정을 이렇게 표혔했다. “위로 치솟는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짜릿하다.”

mss@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디자이너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