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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대륙‘친환경 굴기’2인방, 그들의 과거는 지독했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중국은 이미 세계 친환경 산업을 움직이는 ’태풍의 눈’이 됐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분야는 자동차인데요. 알 만한 분은 다 아시겠지만, 중국은 세계 최대 ‘신(新)에너지 차’시장입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상반기 기준) 이 나라에선 비(非)화석연료로 달리는 차량 7만2711대가 팔렸습니다. 5만2000여대가 판매된 미국을 여유있게 앞질렀습니다. 시장 확대를 주도한 업체 대부분은 대륙 토종기업들입니다. 

말 그대로 ‘굴기(崛起ㆍ우뚝 일어서서 발전함)’에 성공한 주역들은 대륙 슈퍼리치 명단에 이름을 올린 부호이기도 한데요. 그야말로 맨손에서 시작한 이들의 과거는 가시밭길이었습니다.

▶가난에 몸서리친 소년, ‘기술에 미친 사나이’가 되다=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比亞迪ㆍBYD)를 이끌고 있는 왕촨푸(王傳福ㆍ50) 회장은 누구보다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는 안후이(安徽)성 한 농촌가정의 8남매 중 하나로 태어났습니다. 13세가 되던 해 지병을 앓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누나 5명은 시집을 가며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하나 뿐인 여동생은 입양을 보내야 했죠. 왕촨푸의 형도 학업을 관두고 생업에 뛰어듭니다.

왕촨푸 비야디 창업자[출처=다청바오]

시련은 이어졌습니다. 왕 회장이 중학교를 졸업하던 해엔 어머니마저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는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해내야 했다. 그리고 혼자 책임져야 했다”며 당시를 회상합니다. 돈이 없어 가고 싶었던 중등전문학교도 포기한 그는 일반고교로 입학해 학업에 매달립니다. 생계를 책임지던 형과 형수를 도와 돈까지 벌어야 했죠.

왕촨푸는 고학(苦學) 끝에 1983년 후난(湖南)성 중난(中南)공업대학 야금물리화학과에 입학합니다.‘흥미는 최고의 스승’이란 말을 새기며 전공 공부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이 때 쌓은 지식은 그가 향후 ‘배터리 장인’ 또는 ‘기술에 미친 사나이(技術狂人)’로 불리는 바탕이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1987년 베이징비철금속연구원에 들어가 부교수직까지 오른 왕촨푸는 6년 뒤 연구원 산하 배터리 회사 사장을 맡습니다. 그의 ‘굴기’도 본격화 합니다. 1995년 250만위안을 빌려 지금의 비야디를 창업합니다. 

비야디는 과거 중국 제국시절 국가이름을 차량 모델명으로 택하고 있다. 사진은 비야디의 ‘탕(唐ㆍ당 제국)’[출처=시나닷컴]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제조분야 강자였던 이 회사는 승승장구 했습니다. 2003년 차 시장에 뛰어든 비야디는 2014년 1만5000여대를 판매합니다. 지난해엔 6만2000대를 팔아치우며 실적을 4배로 늘렸습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기지가 됐죠. 

2020년까지 100만대 판매를 계획한 왕촨푸는 현재 개인자산 350억위안(6조600억원)을 쥔 중국 50위 부호입니다.

▶자산 90% 날린 태양왕(?), 태양광 차로 재기선언=대륙 태양광발전 설비업체를 이끌던 리허쥔(李河君ㆍ48) 하너지박막발전(Hanergy Thin Film PowerㆍHTFP) 회장도 ‘지독한’ 과거를 겪었습니다. 지난해 개인자산 절반에 가까운 17조원을 단 하루만에 날려서인데요. 당시 그는 주가조작 논란에 휩싸이며 개인은 물론 회사 이미지까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작년 5월 1990억위안(36조1900억원)에 달했던 그의 부(富)는 4일 현재 213억위안(3조7000억원)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자산 90%가 줄어든 셈입니다. 

새로 나온 태양광 차를 소개하고 있는 리허쥔 하너지 창업자 [출처=처싱톈샤]

대학 은사에게 5만위안을 빌려 어렵게 창업한 리 회장입니다. 이후 그는 사실상 불모지 상태였던 태양광발전 산업을 일으키며 상당한 주목을 받았죠. 한순간에 기업가치와 자기 돈 대부분을 날린 그로선 적잖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리 회장은 최근 재기를 선언했습니다. 태양광 전지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들고 나왔습니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하너지 본사에서 그는 태양광자동차 ‘솔라(Solar)’의 콘셉트카 4개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리 회장의 이같은 움직임은 갑작스럽지 않습니다.‘깜짝 이벤트’가 아닐 가능성이 높단 뜻입니다.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등 업계 소식에 정통한 매체들에 따르면 그는 회사가 한창 잘 나가던 2014년부터 이 사업을 준비해 왔습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술력도 이를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실제 3년 내로 정식생산을 준비 중인 하너지의 태양광자동차는 지금도 예비 배터리 없이 한 번 충전에 100㎞를 달릴 수 있습니다. 태양전지의 동력 전환율 또한 현재 31%대에서 2025년 42%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하너지가 2일 선보인 태양광 콘셉트카 [출처=처싱톈샤]

물론 회사 사정이 아직 100% 회복된 건 아닙니다. 홍콩증시에서 하너지 주식은 작년 주가폭락 후 여전히 거래정지 상태입니다.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입은 손실규모도 105억위안(1조8000억원)입니다.

그러나 리 회장은 새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힘든 시기는 다 지났다”며 재기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습니다.

한때 친환경사업을 일으켜 대륙 최대부호자리까지 올랐던 그가 다시 한 번 굴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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