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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여행가방 싸드려요” 짐가방관리앱 ‘더플’ 인기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세상 사람들이 여행하는 방식을 바꾸겠다.” 

2015년 5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기반한 한 여행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바로 ’더플(DUFL)’이다. 더플은 기존 여행관련 스타트업과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람이 아닌 사람과 늘 동행하는 ‘짐가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짐을 대신 싸주는 것은 물론, 무거운 여행가방이나 캐리어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반해주는 본격 ’짐가방 관리‘ 서비스다.

여행가방 싸주는 앱 '더플'의 가방

더플의 강점은 단순히 짐을 싸고 운반해주는 것이 아니라 물품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 해준다는 데 있다. 출장용 양복이나 여행용 어댑터, 세면도구 등 여행 때마다 반드시 필요한 물품을 더플의 오프라인 센터에서 따로 보관하면 전문가들이 24시간 관리해주는 ‘올케어(All care)’ 시스템 덕분이다.

더플의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더플 앱을 설치하고 신청절차를 거치면 더플이 특별히 제작한 큰 가방이 집까지 배달된다. 

이용자는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 가방에 넣고 다시 더플로 보낸다.  각 고객의 가방은 더플 ‘공장’으로 보내져 24시간 밀착 관리가 시작된다. 능숙한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재분류·세탁·정돈과정이 마무리 되면 각 고객에게 주어진 공장내 ‘옷장’에 보관된다. 옷장으로 들어간 가방은 고객이 입력한 장소와 도착 시간에 맞춰 또 한번 배달된다. 클릭 한번만으로 하늘 위에서 여행장소로 짐가방 배달 서비스가 이뤄지는 셈이다.

더플의 서비스는 여행 후에도 계속된다. 일정이 끝나고 해외에서 돌아올 때도 똑같이 픽업 요청을 할 수 있다. 단, 국제운송업체의 이동시간을 고려해 출발 3일 전까지만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면 더플과 파트너십 업체인 페덱스(FedEx)가 가방을 수거해간다.

다시 더플 ‘옷장’으로 보내진 물품은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전부 집으로 보내질 수도 있고, 아니면 다음 여행을 위해 계속 보관될 수도 있다. 여행이 잦은 이용자라면 언제든지 앱을 통해 더플 '옷장' 속에서 필요한 물품을 체크하고 목적지 주소와 도착 날짜 등을 입력해 간편하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플은 짐 정리 과정 중 고객이 자신의 옷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각 물품의 사진을 찍어 이용자 계정에 업로드하고 있다.

더플 모바일 앱 화면

이 모든 과정은 가방 1개당 왕복 99달러(약 11만원)에 제공된다. 여기에는 페덱스의 배달 비용도 포함된다. 옷장보관비는 매달 10달러(약 1만원)씩 추가로 든다. 

평소에 하던 일을 굳이 10만원이나 들여가며 전문 업체에 맡겨야 하느냐는 시선도 있지만, 예상 외로 더플의 실적은 좋다. 현재 약 1만명의 고정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특히 일반 여행자보다 비즈니스 출장이 많은 회사원들에게 반응이 뜨겁다.

해외 출장이 잦은 직장인들은 업무상 변동사항이 많아 더플 서비스가 시간 절약에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이용자는 “더플을 통해 오히려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더플의 최대 장점은 효율적인 시간 관리인데, 공항에서 짐을 찾거나 체크인 수속을 받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화물 초과비용이나 세탁비 등도 걱정할 필요 없어 오히려 금전적으로 절약되는 부분이 많다.

주요 타겟층에게 인기를 끌자 더플 측도 발빠르게 대응했다. 최근 더플은 바캉스 여행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출장 중에도 레저를 즐기고자 하는 이용자들의 수요를 파악해 새 아이템을 출시했다. 해외로 가져가기 힘든 무거운 스포츠 용품들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 이용자들은 ‘더플스포츠’ 서비스를 통해 자전거·골프·낚시 용품·스키·스노우보드·스쿠버 장비 등의 스포츠 용품을 원하는 곳까지 배달 받을 수 있다.

빌 라인하트 더플 창업자

짐가방 서비스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미국 출신의 빌 라인하트(Bill Rinehart) 더플 창업자다. 그는 볼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영업 매니저, 마케팅 팀장, 회계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4년에는 통신사 MAF커뮤니케이션 부회장으로 스카웃돼 본점 지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인하트가 가장 애정을 갖고 근무한 분야는 바로 영업과 판매다. 그가 거친 수많은 회사 중 영업직으로 근무했던 회사는 4개, ‘영업맨’으로 근무한 시간도 6년이 넘는다. 영업인으로서의 경험은 곧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사람들은 반드시 필요한 것에만 지갑을 연다는 것을 몸소 깨달은 라인하트는 그동안의 경력을 바탕으로 2001년 첫 창업에 나섰다.

동영상 콘텐츠 전송업체 라임라이트 네트웍스(Limelight Networks)가 그의 첫 도전이었다. 6년간 최고경영자로 근무한 그는 회사를 나오자마자 또 다른 창업에 도전했다. 소프트웨어 회사 유니콘 미디어(Unicorn Media)와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주로 다루는 옥토블루(Octoblu)를 지나 그의 네번째 회사 더플이 탄생했다. 

라이하트는 더플 창업에 2016년 최고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온디맨드 정신까지 곁들였다. 온디맨드란 수요자의 요구를 1대1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즉각적으로’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짐가방 대행 서비스 앱 더플 로고

더플은 등장하자마자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창업 2개월 만에 300만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점점 규모가 커지자 세계적 운송업체인 페덱스는 물론, 다른 업체와의 파트너십도 이어졌다.

더플은 출장 및 경비관리 클라우드 업체인 컨커 테크놀로지스(Concur Technologies)와 파트너십을 맺어 컨커 기술을 통해 모든 발생비용을 관리한다. 컨커는 임직원이 회사 외부에서 업무와 관련해 쓰는 비용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경비 규모가 큰 여행비용(Travel&Expense) 솔루션으로 확장됨에 따라 더플과의 협력도 이뤄질 수 있었다. 더플로서는 컨커의 기술 덕에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비용관리를 해결하고, ‘고객 짐가방 관리’에만 인력을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더플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Tempe)와 샌프란시스코, 일본 시부야에서 센터를 운영 중이다. 곧 캐나다와 유럽, 일부 아시아 국가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더플의 첫 번째 목표는 올해 안으로 미국 동부 뉴욕에 두 번째 물류센터를 짓는 것이다. 많은 이용자가 오고가는 뉴욕을 선택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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