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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해리포터’ 제친 ‘윔피키드’...제프 키니 부자작가 1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김세리 인턴기자]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아동작가 순위에 이변이 발생했다.

지난 10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켰던 '해리포터'의 저자 J.K.롤링이 2위로 밀려난 것이다. 새롭게 왕좌를 차지한 인물은 미국 출신 작가 제프 키니(Jeff Knneyᆞ45).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다이어리 오브 더 윔피키드(Diary of a Wimpy Kid)’ 북시리즈의 저자다.

지난 6일(현지시간) 포브스가 발표한 지난 1년간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아동작가 리스트에 따르면, 제프 키니는 윔피키드 시리즈로 작년 한해동안 1950만달러(224억원)를 벌어들이며 1900만달러(218억원)를 번 J.K.롤링을 제쳤다. 제프 키니의 개인 자산은 2500만달러(287억원)로 평가받는다.

제프 키니 ‘다이어리 오브 더 윔피키드‘ 작가

제프 키니는 국내 독자들에게 아직 익숙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키니는 2012년 영국의 '블루피터 북 어워드' 최고의 어린이책 부문에서 J.K.롤링을 누르고 수상한 이력이 있다. 지구촌 어린이와 어른들을 ‘호그와트 세계’에 입문시켰던 해리포터 시대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2007년 등단한 키니는 2년 만에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히는 등 출판업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윔피키드 시리즈북

윔키피드는 소심한 중학생의 하루 일기를 글형식으로 보여주면서 주인공의 마음을 만화로 그려낸 소설이다. 삐쩍 마른 볼품 없는 주인공 그레그의 표정과 말풍선 속 외침에서 독자들은 짜릿한 통쾌함과 공감을 느낀다. 윔피키드 1권은 2007년 첫 출간된 후 450주간 베스트셀러, 전 세계 48개국에서 1억6000만부 이상 판매라는 기록를 세웠다.

저자 제프 키니는 오래전부터 윔키피드 시놉시스를 구상해왔다. 누나, 남동생과 투닥투닥거리며 자란 자신의 어린시절 경험이 소설의 자양분이 됐다. 1990년대 초 메릴랜드 대학 신문에 만화 '아이디구프(IDgoof)'를 연재하며 만화작가로서의 꿈을 굳힌 그는 2004년 펀브레인닷컴 인터넷 사이트에 첫 연재만화를 올리기 시작했다. 8년간 공들인 윔피키드를 세상에 처음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윔피키드 만화를 보기 위해 하루 평균 7만명 이상이 사이트를 찾았다.

조회수가 나날이 높아지자 오프라인 출판시장에서 반응을 보여왔다. 뉴욕의 한 출판사와 계약을 맺은 뒤 공식 출간된 윔키피드 1권은 2주만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후속작들은 나오는 족족 최소 65주에서 많게는 450주 연속 베스트셀러 목록을 차지했다. 2009년 10월 발간된 4권 ‘도그데이즈’편은 2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아동도서의 새역사를 써내려갔다.

'다이어리 오브 더 윔피키드' 영화 포스터


인기는 곧 영화 제작으로 이어졌다. 2010년 ‘다이어리 오브 어 윔피키드 1편’ 이 인기리에 상영됐다. 현재 총 3편이 제작된 윔피키드 영화 시리즈는 1500만달러의 예산 투입으로 7570만달러의 수익율을 올렸다.

해리포터까지 제치며 아동도서 역사에 한 획을 그었지만 정작 제프 키니는 책의 인기에 대해 “얼떨떨하다”고 말한다. 사실 그는 단 한번도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쓸 생각이 없었다. 윔키피드도 “어른들이 재밌게 읽을 만화책”을 목표로 구상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세계 수천만 독자에게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높은 공감을 샀고, 어른들은 자녀들에게 성장소설로 윔피키드를 권했다.

윔피키드의 가장 두드러지는 매력은 만화를 다분히 교육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만화는 단순 재미를 위한 것이거나 학습용인 경우가 많다. 어려운 과학·역사·지식 등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그림이란 수단을 이용한 것인데 인위적인 가르침과 교훈이 들어간 ‘학습서’는 보편적으로 인기를 얻기 쉽지 않은 법이다.


영화로 제작된 ‘삐삐 롱스타킹(왼쪽)’과 ‘찰리와 초콜릿 공장‘

전문적인 아동도서 역시 마찬가지다. ‘비밀의 방’, ‘찰리와 초콜릿 공장’, ‘삐삐 롱스타킹’ 등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아동도서는 많았지만 윔피키드를 따라가지는 못했다. 내용상의 이유를 배제하고 보자면, 이같은 책들은 삽화가 부분적으로 가미된 전통적인 문학 양식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글자에 익숙치 않은 어린 아이, 혹은 글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어른들까지 섭렵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비해 윔피키드는 글 형식으로 이어지지만 주인공의 속마음이나 주요 장면들을 만화로 처리함으로써 흡입력을 갖는다. 주요 독자층인 아이들에겐 가장 쉽고 부담없는 접근법이다.

각 편마다 학교생활, 친구, 가족 등 공감대를 자극하는 소재를 다룬 것도 인기 비결이다. 특별할 것 없는 사춘기 청소년의 일상생활은 사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요소를 갖고 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감동은 더 크게 다가오고 독자는 주인공에 자신을 이입하게 된다. 미국 특유의 재치있는 유머 또한 많은 독자들을 책 속으로 잡아당긴다.

작가 제프 키니는 온라인 게임회사 창업자라는 특이한 이력도 갖고 있다. 그가 창업한 ‘팝트로피카닷컴(Poptropica.com)’은 어린이를 위한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제작사다. 윔피키드 시리즈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오른 후 아동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제프 키니의 새로운 도전분야다. 제프 키니는 현재 팝트로피카닷컴의 디자인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타임지(誌)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웹사이트 50에 선정된 바 있다.


제프 키니가 아내와 함께 운영 중인 서점형 카페 ’An Unlikely Story‘

미국 메사추세츠 남부에서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키니는 자신 스스로를 ‘느린 작가’라고 말한다. 수백 수천의 사람들에게 유년시절의 소중한 기억을 되돌려주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2015년 5월, 제프는 아내와 함께 자신이 살고있는 동네에 ‘예상 밖의 이야기(An Unlikely Story)’란 이름의 조그마한 서점형 카페를 열었다. 그는 이 서점에서 만화기법을 가르치며 미래의 유망 작가들을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윔피키드의 인기로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예상밖의 이야기'의 3층 작업실에서는 제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지난 한해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아동작가 리스트는 미국의 대표 도서판매집계기관 닐스북스캔의 조사에 의해 작성됐다. 도서 판매부수와 전자책, 오디오북 판매량, 미디어 매체 수익 등을 종합해 추산했으며, 유명 작가와 출판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의견도 포함됐다.



ser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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