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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라인상장으로 ‘억만장자 2막’ 여는 이해진…자산 4000억↑ 초읽기
[슈퍼리치=헤럴드경제 천예선ㆍ민상식 기자]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LINE)이 오는 15일(한국시간) 일본과 미국에 공동 상장하면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 겸 라인 회장의 ‘억만장자 2막’ 시대가 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해진 의장은 2013년 IT(정보기술) 기업 경영자 최초로 1조원대 주식갑부에 등극한 이후 자산등락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이번 라인 상장을 계기로 ‘1조원 클럽’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 주요 외신은 라인 상장 기대감으로 “한국 최대 검색엔진 네이버의 이해진 의장이 2년 만에 자산 10억달러(1조1465억원) 이상의 억만장자 반열에 다시 올라섰다”고 전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겸 라인 회장

▶이해진 자산, 라인상장으로 4000억원↑=라인 상장이 이해진 의장의 자산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라인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3500만주를 신규로 발행한다. 주식공모가는 예정가 밴드 2900~3300엔의 상단인 3300엔으로 최종결정됐다. 이에 따라 라인은 1조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은 6930억엔(7조6198억원) 기업이 된다. 이는 올해 글로벌 IT업계 IPO 중 최대규모다.

라인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이해진 의장의 자산은 지금보다 4109억원 가량 더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이 의장이 보유한 라인 스톡옵션(1771억원)과 네이버 지분 평가액 상승분(2338억원)을 합한 값이다.

이 의장은 라인 스톡옵션 557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행사가격은 344엔으로 주식공모가 3300엔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스톡옵션 전량을 실행할 경우 차익은 161억엔(1771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라인 상장으로 탄력을 받을 네이버 주가도 이 의장의 자산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라인 IPO 성공과 향후 성장성에 주목해 네이버의 적정 시가총액을 28조7000억~31조3500억원 선으로 상향했다. 목표주가 밴드는 87만~95만원에서 형성됐다. 이는 13일 종가 75만8000원보다 최대 25.35% 상승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네이버 지분 4.64%를 쥐고 있는 이 의장의 상장사 주식 평가액도 덩달아 올라가게 된다. 라인 상장으로 상승여력이 있는 네이버 시가총액 전망치 중간값(30조250억원)을 이 의장 지분에 적용해보면, 지분 평가액은 1조3931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13일 이 의장의 지분 가치(1조1593억원)보다 2338억원 많은 수치다.

이밖에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 주식 외에도 NHN엔터테인먼트 지분 0.78%를 보유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라인과 지배구조상 직접적인 연관성은 떨어지지만 주요 게임을 라인을 통해 공급하고 있어 라인 상장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HN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연초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반년 만에 50% 가량 상승했다.

▶네이버 시총, 국내 2위 뛰어오를까=네이버 시가총액이 라인 상장으로 30조원에 근접하게 되면 국내 시총 2위 기업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이는 삼성전자 시가총액 211조7376억원(13일 종가기준) 바로 다음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시총 29조8475억원), 현대모비스(25조4076억원), 아모레퍼시픽(24조9033억원)에 이어 시가총액 5위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한편 라인 상장을 계기로 이해진 의장의 자산이 1조5000억원선에 도달하게 되면, 오랜 동료에서 지금은 라이벌 관계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의 자산 역전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범수 의장의 카카오 지분(18.63%) 평가액은 현재 약 1조1782억원 선이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이해진편 캡처
▷슈퍼리치 '한국 100대부호' 이해진 자산현황 자세히 보기(PC버전)


네이버 ‘글로벌 IT기업’ 기대감 고조=라인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 네이버가 공시한 IPO자금 조달 목적에 따른 금액을 보면, 전체 1조원이 넘는 조달금액 중 시설자금이 1312억원, 운영자금 2700억원, 타법인 증권취득자금 1720억원, 기타자금 4852억원으로 책정됐다.

NH투자증권은 “네이버가 일본을 비롯한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빅4 가입자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시도하고, 광고사업을 개시해 결제 및 동영상 콘텐츠, O2O(온ㆍ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등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향후 인수합병(M&A) 기회도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인이 미국과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게 되면, 네이버는 ‘글로벌 IT기업’이라는 숙원사업의 첫발을 디디게 된다. 네이버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진출을 꾀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국내에 갇힌 IT공룡’으로 독과점 논란에 시달렸다.

그러나 라인이 일본에서 이른바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으면서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라인은 현재 모바일앱 월간 활성 사용자가 2억1800만명에 이른다. 그중 6000만명이 일본인이다. 이후 라인은 일본을 넘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으로 영토를 확장해 나갔다. 다른 유수의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이 갖추게 됐다.

라인 말고도 네이버는 2015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동영상 메시지응용프로그램 ‘스노우(snow)’도 주력하고 있다. 스노우는 스냅챗과 유사한 앱으로 아시아권 사용자를 타켓으로 한 다양한 스티커와 필터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해 5월에는 2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특히 스냅챗이 금지된 중국에서도 인기가 급상승 중이어서 향후 중국시장 확대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내 M&A를 통해 덩치를 불린 네이버가 세계시장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해진 의장은 국내 신생벤처 ‘첫눈’을 인수해 라인으로 키워 일본에서 대박 터뜨렸지만, 이미 글로벌 IT기업들이 주도권 점하고 있는 생태계에서 라인 상장 이후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더뎌지면 주가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 지분이 5%가 되지 않는 것도 경영권 방어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누구?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이 의장은 1990년 대학 졸업후 카이스트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지만 1999년 퇴사해 ‘네이버컴’(현 네이버)를 설립했다. 2000년 7월 김범수 현 카카오 의장이 세운 한게임과 합병해 2001년 9월 NHN(주)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2년에는 ‘지식iN‘서비스의 성공을 발판으로 포털업계 1위에 올랐다. 같은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모바일 메신저서비스 라인(LINE)을 출시한 것은 2011년 6월이다. 이듬해인 2012년 네이버 CSO(최고전략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나 라인주식회사 회장직을 맡았다. 라인은 2014년 4월 세계 가입자 수 4억명을 돌파했다. 이후 2013년 8월 한게임과 분사해 회사 이름을 NHN(주)에서 NAVER(주)로 변경했다. 한게임은 ‘NHN엔터테인먼트’라는 새 사명으로 바꿨고, 한게임 창업주 김범수는 퇴사해 훗날 카카오를 만들었다.

이해진 의장은 외부 노출을 꺼리는 ‘은둔형’ CEO로 평가되지만 고비 때마다 과감한 결단으로 네이버 성장을 이끌어 왔다. 차분한 이미지를 지녔지만 사업적 판단을 할 때는 치밀한 경영전략을 펴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벤처사업가다운 모험과 도전정신으로 '엔터프리너형' CEO 전형으로 평가된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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