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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③무섭게 큰 ‘토종 할랄 브랜드’…국내업체 대응은?
-이란국영기업이 만든 이슬람 대표 할랄음료 ‘잠잠콜라’
-프랑스서 탄생 할랄음료 ‘메카콜라’ ‘무슬림 업’ ‘아랍콜라’
-할랄식품 등 해외사업 진두지휘 '대상' 임상민
'농심' 신동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할랄(Halal 또는 Halaalㆍ허용된 것이란 뜻의 아랍어) 인증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이슬람 토종 브랜드가 득세하는 식품 분야가 있다. 

바로 콜라 시장이다. 할랄은 이슬람교 율법에 맞는 원료와 율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상품을 말하는데, 돼지고기와 부속물, 알코올 성분은 인정받지 못한다. 소고기와 육계의 경우에는 단칼에 정맥을 끊는 방식 등으로 도축된 제품만 허용된다. 식음료에도 할랄 인증을 받은 첨가제만을 넣을 수 있다. 

할랄음료 메카콜라 창업자 타우피크 마틀로우티

할랄 인증을 받은 이슬람의 대표 음료는 ‘잠잠’(Zamzam) 콜라다. 잠잠은 이슬람 성지 메카의 카바 신전 부근에 있는 ‘성스러운 샘’을 의미한다.

이 콜라는 중동 최대 음료시장인 이란의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아랍 국가, 유럽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지 순례 기간 동안 공식 음료로 잠잠콜라를 지정하기도 했다.

잠잠콜라는 이란 내 최대 음료수 회사이자 국영기업인 잠잠그룹이 펩시의 기술을 이어받아 1954년부터 생산해온 콜라다.

(왼쪽부터) 잠잠콜라, 키블라콜라, 아랍콜라


▶이슬람시장 장악한 토종 할랄 음료=잠잠의 성공 이후 2000년대 들어서 할랄 인증을 받은 이슬람의 토종 음료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메카콜라’(Mecca Cola)는 ‘이슬람의 콜라’를 표방하며 2002년 프랑스에서 탄생했다. 할랄 인증을 받은 재료에서 추출한 타우린 성분을 활용해 제조한 메카콜라는 현재 유럽과 아랍을 중심으로 64개국에 판매되고 있다. 

메카콜라의 창업자는 프랑스의 아랍어 방송인 라디오 메디떼라네(Radio Mediterranee)의 설립자인 튀니지 출신 타우피크 마틀로우티(Tawfik Mathlouthi) 회장이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하던 중 잠잠콜라에서 영감을 받아 메카콜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사업배경을 설명했다. 메카콜라는 특히 수익금의 10%를 팔레스타인에 기부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2003년에는 자히다 파르빈(Zahida Parveen)이라는 무슬림 여성 사업가가 영국에서 할랄 재료를 이용해 만든 ‘키블라콜라’(Qibla Cola) 판매를 시작했다. 키블라는 무슬림이 기도할 때 향하는 메카 방향을 일컫는 말이다.

이어 이슬람교도 사업가가 설립한 세븐업 아류 ‘무슬림 업’(Muslim Up)과 모로코 출신의 사업가가 만든 ‘아랍콜라’(Arab Cola)가 프랑스에서 연이어 등장했다.

할랄인증을 한 코카콜라 등도 이슬람 음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이슬람 토종 음료에 밀려 점유율이 낮은 것은 이슬람의 반미 정서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이슬람권에서 ‘미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실제 2006년 프랑스 주간지의 ‘마호메트 만평’ 파문으로 인해 반미정서가 고조돼, 당시 메카콜라의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할랄 인증을 받은 코카콜라

▶국내 식품업체의 할랄 대응=주요 글로벌 식음료업체를 비롯해 이슬람 토종 브랜드까지 할랄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대응은 늦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음료업체 중 할랄 인증을 획득한 곳은 농심, 대상, CJ제일제당 등 120여개 업체로 제품수가 430개 정도에 그친다. 국내 업체들이 할랄 식품에 관심을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원과 청정원, 종가집 등의 식품 브랜드로 유명한 대상은 마요네즈와 김, 맛소금 등 19개 품목의 할랄 인증을 받았다. 최근엔 일부 성과도 내고 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이슬람권인 인도네시아 조미료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다.

대상그룹은 임창욱(67) 명예회장이 199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너가 3세인 차녀 임상민(36) 상무가 대상에서 신사업 발굴 및 글로벌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대상그룹 임상민(왼쪽) 상무, 농심그룹 신동원 부회장

임상민 상무는 이화여대 사학과, 미 파슨스디자인스쿨, 런던비즈니스스쿨 경영대학원(MBA)을 마친 뒤 2009년 대상전략기획팀 차장으로 대상에 입사했다. 2012년에는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 자리에 오르면서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6.71%를 보유한 차녀 임상민 상무다. 임 상무의 주식 자산은 약 1754억원(지난달 17일 기준)으로 평가된다.

국내 라면 시장 업계 1위 농심의 경우에는 동물성 재료 대신 콩 단백질을 활용한 할랄인증 신라면 제품을 출시했다.

할랄 식품 등 농심의 해외사업은 신춘호(84) 회장의 장남 신동원(58)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원 부회장은 1979년 농심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국제담당 임원을 거쳐 2000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신 부회장이 농심의 해외사업을 맡으면서 중국, 미국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동원은 지주사인 농심홀딩스의 지분 36.8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 부회장의 상장사 주식 지분평가액은 약 2531억원이다.

농심그룹 계열 비상장사 엔디에스(시스템통합 업체)의 경우 신동원 부회장의 지분은 15.24%로,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지분평가액은 약 52억원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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