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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④"할랄만 있나"...‘코셔’ 찾는 유대인 부호들
-마크 저커버그ㆍ이반카 트럼프 등 부호들이 찾는 ‘코셔’식품
-유대인 제품 코셔…안전식품 알려지면서 무슬림ㆍ일반인에 인기
-대표 코셔기업 마니슈비츠 소유한 베인캐피털 회장도 유대인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페이스북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ㆍ32)는 지난 2012년 중국계 미국인 프리실라 챈(31)과 결혼 후 이탈리아 로마로 신혼여행을 떠났다가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저커버그 부부는 당시 로마의 유명 식당 ‘노나 베타’에서 라비올리(이탈리아 만두)를 먹고, 한 푼의 팁도 없이 식사값 32유로(약 4만7000원)만 낸 것이 알려져 현지 언론으로부터 ‘짠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저커버그 부부가 찾은 노나 베타는 유대인에게 허용된 제품 ‘코셔’(Kosher) 인증 요리를 파는 식당이다. 유대인 집안 출신의 저커버그는 항상 유대교에서 먹을 수 있다고 인정한 음식인 코셔 인증 음식을 찾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32)ㆍ프리실라 챈(31ㆍ왼쪽) 부부가 2012년 신혼여행 당시 찾은 이탈리아 로마의 코셔식당 노나베타

저커버그 등 전 세계 곳곳의 유대인 억만장자를 비롯해 글로벌 유대인 인구 약 1400만명이 코셔 인증 식품을 찾고 있다. 2009년 유대계 출신 부동산 개발업자 자레드 쿠시너(Jared Kushnerㆍ35)와 결혼한 이반카 트럼프(Ivanka Trumpㆍ34)도 코셔 식품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억만장자이다. 이반카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ㆍ69)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딸이다.

유대인 율법에 따라 유대인들이 섭취, 사용하도록 허용된 제품인 코셔는 최근 안전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도 차세대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코셔 규칙에 따르면 소와 양, 염소 등 되새김질하고 발굽이 갈라진 동물만 먹을 수 있다. 돼지는 발굽이 갈라졌으나 되새김질을 하지 않아 먹으면 안된다. 고기의 피는 충분히 빼내야 하며, 유제품과 육류는 동시에 섭취하면 안 된다. 

코셔는 할랄과 달리 음식을 담는 그릇과 냄비, 숟가락 등 식기류도 제한하며, 비늘이나 지느러미가 없는 어류도 금지한다. 

이처럼 코셔는 식재료부터 조리방식까지 엄격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인증을 취득하더라도 매년 인증을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다. 

맥도날드 코셔 매장과 각종 코셔 인증 식품

이처럼 인증기준이 할랄보다 엄격하고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해 무슬림는 물론 채식주의자 등 일반 소비자도 코셔식품을 찾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장규모는 할랄에 비해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 세계 코셔 시장 규모는 2500억 달러(한화 약 286조원)로 할랄 시장(3조2000억달러)의 13분의 1 수준이다.

코셔는 현재 세계 최대 코셔 시장인 미국과 유대교 국가 이스라엘, 유럽 등에서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며 일반소비자로 확산되는 추세다.

2014년 미국 내 출시된 식음료 신제품의 40.6%가 코셔 인증을 받았고, 유럽 최대 코셔 시장인 영국의 경우 현재 전체 식품시장의 40% 정도를 코셔 식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재빨리 코셔 시장에 진입, 선점한 상황이다. 코카콜라를 비롯해 하인즈,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기업이 코셔 인증을 취득했고, 월마트 등 대형 소매점과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에서도 코셔 인증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미국 대표 코셔기업 마니슈비츠의 와인과 조슈아 베켄슈타인 베인캐피털 회장

대표적인 코셔 기업으로는 코셔 와인을 생산하는 미국의 마니슈비츠(Manischewitz)가 있다. 마니슈비츠는 1888년 랍비(유대교 사제)인 도브 베흐르 마니슈비츠(Dov Behr Manischewitz)가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기업이다. 

약 100년간 마니슈비츠 가문이 가족경영을 해오다, 1990년 베인캐피털의 신용투자 사업부인 샌커티어드바이저(Sankaty Advisors)에 인수됐다. 이후 마니슈비츠는 미국 최대의 코셔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현재 마니슈비츠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인물인 베인캐피털의 조슈아 베켄슈타인(Joshua Bekenstein) 회장도 유대인 출신이다. 

베켄슈타인 회장은 미국 명문 예일대학교를 거쳐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은 후 1984년 베인캐피털에 입사했다. 그는 올해 베인캐피털의 공동 회장의 자리에 올랐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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