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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마리나베이샌즈 ‘한끼 30억원’ 초고급 식사…도대체 뭐길래?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싱가포르의 한 고급 식당이 한끼에 우리돈 30억원에 달하는 초고급 식사 코스를 선보여 화제다. 극소수의 거부들을 대상으로 한 ‘초고급 마케팅’ 차원의 이벤트성 코스이기는 하지만, 한 끼 식사의 가격으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라 관심이 쏠린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지상 57층에 위치한 ‘세라비 싱가포르’

▶도대체 무슨 패키지길래?= 최근 싱가포르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57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세라비(CÉ-LA-VI) 싱가포르’가 러시아 다이아몬드 업체인 ‘월드 오브 다이아몬즈(WOD)’와 손잡고 270만 달러짜리 저녁 식사 패키지를 내놓았다. 우리 돈으로 자그마치 30억원이 넘는 초고급 식사 코스다. 얼마전 한 전문기관이 조사한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점심값 6370원과 비교하면, ‘세라비’의 이 스페셜 디너코스는 무려 그 47만배에 달한다.

물론 한 끼 수십억 짜리 식사가 세상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매년 열리는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경매의 경우 종종 이보다 더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올해도 버핏과의 오찬은 경매를 통해 345만 달러, 우리돈 40억원이 넘는 돈에 낙찰된 바 있다. 물론 버핏과의 오찬은 이벤트성 의미가 강했다. 세계적인 투자 구루(스승)와 단 둘이서 식사를 한다는 상징성에, 낙찰액은 모두 기부된다는 ‘의미’가 더해진 ‘행사’다.

반면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등장한 식사는 그야말로 손님이 ’돈주고 사먹는’ 상품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왜 이리 비싼지 이유가 눈에 띈다. 우선 식사 시간이 남다르다. 8시간에 걸쳐 식사가 진행된다. 8시간 내내 먹는 것이 아니다. 우선 45분간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싱가포르 시내를 내려다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늘 여행을 마치면 육지와 바다 여행이 기다린다. 고객은 운전기사가 딸린 개조된 롤스로이스 차량을 타고 해변으로 이동한다. 이후 초호화 요트를 통해 식당이 위치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에 도착하게 된다. 호텔로 향하는 길은 ‘특별하게’ 1만송이의 장미꽃으로 꾸며진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이벤트인 불꽃놀이를 눈높이에서 볼 수 있다.

메인 이벤트인 식사도 남다르게 진행된다. 우선 식당의 위치가 기가 막히다. 이제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최고층인 57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의 테라스석에서 식사가 이뤄진다.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싱가포르의 화려한 불꽃놀이도 눈앞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식사가 이뤄지는 무대인 테이블과 식기도 남다르다. 식사시 사용되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젓가락과 커틀러리 세트 등은 엄청난 고급품이다. 플러시(벨벳과 비슷하나 길고 보드라운 보풀이 있는 비단)재질의 주문제작 팔걸이 의자도 상식을 뛰어넘는 가격대로 전해진다. 

식사에는 희귀종 알비노 철갑상어의 알인 알마스 캐비어, 프랑스산 벨롱 굴, 데친 푸아그라와 송아지 간, 알래스카 야생 연어, 일본 미시마산 최고급 등심 등을 재료로 한 현대식 아시아풍의 18코스의 요리로 제공된다. 최고급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짝꿍, 와인과 샴페인이다. 44년과 55년 된 빈티지 와인과 1988년산 살롱 ‘S’ 샴페인 등을 비롯해 초고가 샴페인과 와인이 총동원된다.

▶패키지의 ‘화룡점정’ 블루다이아몬드=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사실 이코스의 핵심은 식사와 함께 제공되는 ‘무엇’에 있다. 바로 다이아몬드 반지다.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면 ‘루이 13세 코냑(Louis XIII de Rémy Martin cognac)’과 함께 2.08 캐럿의 팬시 비비드 블루 등급의 다이아몬드 반지가 제공된다. 
연인에게, 아내에게 프로포즈하거나 사랑을 고백하게 만드는 이벤트다.
 
일반적으로 쉽게 접하는 다이아몬드는 무색(Colorless)계통이지만, 자연적으로 생성된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는 그 가치가 더 높이 평가된다. 특히 블루와 레드는 0.5캐럿 이상이 극히 드물어 무색보다 훨씬 비싸다. ‘세라비’에서 제공되는 팬시 블루 등급의 다이아몬드는 캐럿당 100만달러(11억원)로, 패키지의 핵심이다. 특히 제임스 본드 시리즈(007시리즈) 영화에 출연했던 영국 여배우 제인 세이모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희귀품이라는 것에 더욱 큰 의의가 있다. 따지고 보면 이 30억원짜리 식사 패키지의 거의 전부는 이 다이아몬드 반지 값에 해당된다. 

팬시 비비드 블루 등급의 다이아몬드

▶ 도대체 누가, 왜 이용할 것인가?=그렇다면 희귀한 다이아몬드까지 제공되는 이 호화로운 식사를 누가, 왜 이용할까? 

자산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2015년 부자 리포트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발전은 눈부시다. 싱가포르는 3000만 달러(337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54% 늘었으며, 낮은 실업률과 꾸준한 중국 관광객의 방문은 싱가포르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싱가포르는 세계의 부호들이 가장 즐겨찾는 휴가지이자 출장지 가운데 하나다. 이 정도 가격을 감내할 만한 수요가 의외로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들에게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루프탑에서의 프로포즈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이나 레스토랑 차원에서는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있다. “우리는 감각을 자극하고 기분을 좋게 하며, 열정을 증폭시키는 독특한 경험을 창조한다. 이 상품은 이런 경험의 절정”이라고 소개한 ‘세라비 싱가포르’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사너의 자신감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57층 규모의 건물 3개가 범선 모양의 카이파크를 떠받치고 있는 디자인의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우리나라의 쌍용건설이 건설한 것으로 유명하다.
 
금색과 황토색의 색조가구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통유리로 된 총 2,500개의 객실,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피니티 풀이 인상적이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세라비의 초고급 식사 패키지를 이용한 고객은, 자신들이 원한다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최고급 객식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전경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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