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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주스서 자동차까지...色파는 회사 팬톤의 특별한 확장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북아프리카의 붉은 보석’이라 불리는 모나코에 지난달 이색적인 카페가 문을 열었다.

바로 ‘색을 맛보라’는 구호를 내건 팬톤(Pantone) 카페다. 커피와 주스,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등 일반적인 메뉴를 파는 이 카페가 특별한 것은 색(色)이다. 이 곳에서는 미국 색채전문기업 팬톤(Pantone)의 색 분류 번호로 주문을 한다.

모나코에 위치한 팬톤 카페

프랑스 주스업체 유미(Yumi)와 협력해 만든 이 곳의 주스에는 이름에 숫자가 붙는다. 그린 아이즈(Green Eyes, 팬톤 16-0224), 트루 레드(True Red, 팬톤 19-1664) 등으로 팬톤의 색 분류번호가 표시된다.

각기 다른 색 분류번호를 지닌 주스는 다른 맛과 향, 재료로 구성돼, 모나코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카페는 지난해부터 매년 여름 기간동안 팝업스토어(짧은 기간만 운영하는 상점) 형태로 운영된다. 올해는 9월 초까지 문을 연다.

미국 색채전문기업 팬톤은 색 분류의 표준을 제시해 돈을 버는 회사다.

팬톤이 개발한 컬러 식별 및 매칭, 컬러커뮤니케이션(색과 관련한 의사소통)을 위한 ‘팬톤 컬러매칭 시스템 (PMS:Pantone Matching System®)’과 ‘팬톤 색 일람표(PANTONE Color Specifier)’ 등이 세계 색채 공용어로 통한다.

팬톤은 2007년 10월 색상계측장비회사인 X-라이트(X-Rite)에 인수된 이후 PMS 외에도 최근 다양한 색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색을 통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팬톤카페와 팬톤호텔, 色액세서리를 파는 쇼핑몰 ‘팬톤 유니버스’(Pantone Universe) 등이 대표적이다.

벨기에 브뤼셀의 팬톤 호텔

모나코에 팬톤카페가 있다면, 팬톤호텔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10년 개점했다. 7층 호텔의 각층은 팬톤의 가장 대표적인 색 7개로 이뤄져 있다.

또 각 객실마다 색을 주제로 다양한 인테리어로 구성돼, 투숙객은 자신의 색 취향과 성향에 맞게 객실을 고를 수 있다. 이는 좋아하는 색상을 통해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좋은 영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객실에 비치된 용품은 팬톤의 생활용품 컬렉션 팬톤 유니버스의 제품이다. 팬톤호텔은 객실 61개의 소규모 호텔로 숙박료 10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팬톤 유니버스 매장의 팬톤 수영복

팬톤 유니버스는 소비자의 패션 컬러 트렌드를 기본으로, 사무용품과 여행용품, 스마트폰 케이스 등의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립스틱, 네일아트 등의 화장품을 비롯해 의류도 판매하는데 강렬한 색의 팬톤 수영복이 인기가 높다.

특히 팬톤이 2002년부터 매년 12월 선정하는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는 패션과 화장품, 디지털, 소비재 등 산업 전반의 컬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2016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된 핑크빛의 로즈 쿼츠(Rose Quartz 13-1520)와 블루톤의 세레너티(Serenity 15-3919)를 이용해 명품업체와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팬톤과 벤틀리의 컬래버레이션

팬톤은 최고급 슈퍼카 벤틀리와 함께 올해의 컬러 로즈 쿼츠와 세레너티의 색을 입힌 벤틀리 컨티넨탈 GT V8 컨버터블 차량 두 대를 이달 27일 선보인 바 있다.

팬톤의 창업주는 로렌스 허버트다. 한국전쟁 참전(1951~1953년) 후 제대한 허버트는 우연히 팬톤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색의 신비로움에 빠져들었다. 대학시절 생물학과 화학을 전공했던 허버트는 당초 의과대학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마음을 바꿔 1962년 팬톤을 인수했다.

허버트는 당시 회사들이 색상을 모두 다르게 정의해 혼선이 자주 생기는 것을 보고, 1963년 팬톤 매칭 시스템(PMS)을 개발했다.

허버트는 화학 전공을 살려 최초 12개 기본 색소로 색의 배합을 만들어냈고, 이후 잉크색을 10개로 단순화해 각각의 색에 특정 기호와 번호를 부여, 인쇄 잉크 공식으로 정의했다.

팬톤을 세계적인 색상 전문 기업으로 키운 허버트가 경영일선에 물러난 후 2007년 팬톤은 색상계측장비회사인 X-라이트에 1억8000만달러에 인수됐다.

팬톤을 인수한 X-라이트의 모기업은 미 전자장비 제조업체 다나허(Danaher)다.

다나허의 스티브 랠스(65) 회장은 1980년대 사업에 뛰어든 후 제조업에서 첨단 의료기기까지 다양한 업종의 인수합병을 통해 다나허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다나허의 총매출은 200억달러(약 23조2000억원)에 이른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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