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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日시골마을에 숙박시설 건설, 에어비앤비의 남다른 ‘O2O’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지난 2월 기준 기업가치 255억달러(28조5000억원)로, 이미 세계 3대 호텔 힐튼, 매리어트, 하얏트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은 ’에어비앤비‘. ’세계최고 숙박업계‘ 타이틀의 ’에어비앤비‘가 고객의 ‘특별한 경험’을 위해 공동 숙박시설을 짓고 있다고 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의 시도인데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평가도 얻고 있어 향후 이같은 접근이 늘어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에어비앤비’가 디자인 그룹 ‘사마라(Samara)’를 결성, 공동 숙박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해 10월에 완공된다고 밝혔다. 이들이 선택한 지역은 뉴욕도, 파리도 아닌, 일본 소규모 도시 ‘요시노’다. 숙박업계 1위지만 숙박시설 하나 없던 이들이 직접 숙박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나선 점과 대도시가 아닌 곳에 건설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숙박시설 전경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이 가능한 이 공동 숙박시설은 화려한 조명의 시멘트 고층 호텔이 아니다. 재료부터 다르다. ‘요시노’산 삼나무를 직접 가공한 높은 삼각형모양의 지붕은 ‘산장’을 연상케 한다. 독립된 침실들은 계단을 따라 연결돼있고 자연이 한눈에 보이는 전면 유리는 탁 트인 느낌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다. 여행객과 지역 거주자들이 함께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도 있다. 하룻밤 ‘묵는’ 차원을 넘어선 ‘낯선 곳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에어비앤비’의 철학이 돋보이는 배치다.

에어비앤비 공동 숙박시설 내 커뮤니티 센터

‘에어비앤비’는 더 이상 운행되지 않는 네덜란드 ‘KLM 로열더치 에어라인’ 비행기를 최고급 호텔로 개조해 통째로 빌려 주는 이벤트를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 위에 떠있는 숙소에서 묵을 수 있는 이벤트 등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번 공동 숙박시설 프로젝트는 여태껏 ‘일회성’ 이벤트와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숙소 이벤트[출처=에어비앤비 홈페이지 캡쳐]


‘에어비앤비’의 선택(?)을 받은 ‘요시노’는 어떤 도시일까? 도쿄에서 5시간, 오사카에서 1시간 거리의 ‘요시노’는 일본 혼슈 긴키지방 나라현 중부에 있는 마을(町)이다. 한때 벚꽃의 명소로 유명했으나, 현재는 7700여명만이 요시노를 지키고 있다. 소‘도시’도 아니다. ‘매우 작은’ 시골이다. ‘에어비앤비’의 도전이다. 새로운 유형의 커머스와 사회변화모델을 새로운 지역경제에 적용하겠다는 의지다.

호스트는 ‘마을 주민 전체’다. 집을 소유한 개인이 호스트가 되어 빌려주는 본래 ‘에어비앤비’ 시스템에서 탈피했다. 이들은 현지의 관광코스, 특산품, 문화를 여행객과 공유하게 된다. 모든 건축 계획에 ‘요시노’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들을 건축 현장에 인부로 고용해 낙후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목표도 실천하고 있다.
현재 요시노에 짓고 있는 공동 숙박시설의 건설현장. 표시한 부분 주변에 지어질 예정으로, 건설 현장에는 요시노 지역 주민들이 고용됐다.

이번 프로젝트가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나 ‘조 게비아’의 생각에서 출발 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최초 사업 아이디어의 제공자는 일본 소도시 쓰야마 인근에 사는 한 중년 여성이다. 이 여성은 에어비앤비 목록을 만들었고, 크게 인기를 얻자 지역민들 가운데 시간이 가용한 사람들을 채용해 여행 가이드, 통역, 여행객들을 위한 호스트로 투입했다. ‘에어비앤비’를 기반으로 지역 밀착형 여행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에어비앤비 공동 숙박시설 내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다. 공유 경제를 넘어 소규모 여행 경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O2O(Online To Offline)’다. 결국 ‘에어비앤비’는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을 통한 숙박업소 ‘중계’역할을 넘어 통역, 가이드 섭외, 정보 공유 등 여행사의 서비스까지 모두 제공하겠다는 생각이다. 정보 유통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과 실제 소비가 일어나는 오프라인의 장점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O2O’. ‘에어비앤비’의 이번 프로젝트에 내재된 가장 큰 의미다. 
(왼쪽부터)에어비앤비 창업자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 두 CEO의 자산은 33억달러(3조7000억원)에 이른다.

‘에어비앤비’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설립자 조 게비아(Joe Gebbia)는 “에어비앤비의 공동 숙박시설을 설립 의지를 밝힌 후 영국, 중국.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등에서 설립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며, 공동 숙박시설을 조만간 전 세계로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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