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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익스피디아’ 회장의 뉴욕 ‘인공섬 프로젝트’ 실현되나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세계 최대 도시 미국 뉴욕 허드슨 강변에 인공섬이 들어선다. 일명  ‘피어 54 수상공원’으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인공섬을 녹지화하고 문화공간화하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업체인 익스피디아의 배리 딜러(Barry Diller) 회장 부부가 주도한 '피어 54 수상공원' 프로젝트가 뉴욕의 새로운 명물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피어 54 수상공원’ 조감도

지난 6일 미 현지언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법원은 시민단체 반발로 잠정적으로 중단됐던 ‘피어 54 수상공원’ 공사를 재개해도 된다고 판결했다. 프로젝트가 발표된 지 2년 만이다. 

2014년 발표 당시 수상공원 프로젝트는 큰 화제를 모았다. 허드슨 강 위에 547개의 콘크리트 기둥을 세워 토지화해 2.7에이커, 자그마치 3305평에 달하는 적지 않은 크기의 인공섬을 세우는 계획이다. 그 위에 나무와 풀이 우거진 공원이 조성되고, 야외 극장 등이 들어서는 형태다. 
 
‘피어 54 수상공원’을 547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떠받치고 있다.

이곳에 들어설 야외극장은 6000명 이상 수용 가능하다. 스콧 루딘과 같은 ‘오스카’ 수상 감독들의 작품을 상영하고, 다양한 예술 이벤트와 공연이 펼쳐진다. 뉴욕 시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곳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다.

‘피어 54 수상공원’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것은 뉴욕 시당국이 아닌 개인 부호다. 세계적인 온라인 여행사이트 ‘익스피디아’ 회장 배리 딜러(Barry Dillerㆍ74)와 패션 디자이너이자 ‘DVF’ 대표인 아내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Diane von Furstenbergㆍ70)가 이 수상공원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액은 1억3000만달러, 우리돈 143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뿐만 아니다. 딜러는 공사 중에 예산을 넘는 금액이 발생할 경우 그 금액도 부담을 하겠다고 밝혔다. 딜러는 한 인터뷰에서 “사적인 목적을 가지고 진행하는 일이 아니다”며 “공공시설과 공공예술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공원이 시민들에게 ‘가치있는’ 장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공공분야 기부 역사상 ‘역대급’이다. 포브스는 딜러의 자산을 27억달러(약 2조 9000억원)로 추산했다.

 
인터액티브코퍼레이션과 익스피디아 CEO 배리 딜러(자산 27억달러)와 그의 아내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사진=게티이미지]

거부인 딜러가 ‘통 큰’ 기부를 선언하면서 프로젝트는 순항하는 듯 했다. 최초 계획상 공원은 2015년 건설에 착수해 이르면 2018년에 완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내 뉴욕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작년 4월, 시민단체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에 한 사람의 기부로 원형극장이나 야외공간 등을 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기를 들고 나섰다. 또 “환경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없이 공원을 짓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미 연방법원에 수상공원 건설 반대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시민단체는 공사를 막아서고 판결에 대한 항소를 제기하는 등의 반대운동을 지속했고, 2달 후인 6월 30일 법원은 공원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공사중지가처분’을 내렸다. 이후 양측은 계속 공방을 벌여왔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에서 법원이 딜러 부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9월부터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 맨해튼 법원은 시민단체에 공사의 진행을 막는 행위를 금지하는 한편, 허드슨 강 공원관리공단을 통해 공사를 재개하도록 길을 터줬다.

뉴욕 맨해튼 허드슨 강에 위치한 ‘피어54’. 현재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황폐해졌다.

현재 수상공원이 지어질 예정인 ‘피어 54’는 미국의 역사가 숨쉬는 장소다. 뉴욕 ‘첼시 피어스’ 중 하나로, 전성기 시절에는 ‘북대서양 크루즈’의 대표인 ‘커나드(Cunard)크루즈’와 ‘화이트 스타(White Star)’ 라인의 중심 부두로 명성을 누렸다.

‘피어 54’는 ‘타이타닉 호’ 705명의 생존자가 ‘카파시아(Carpathia)’호로부터 구조된 후 처음 육지에 발을 디딘 곳이기도 하다. 세계 1차 대전 당시 미국이 ‘반독일’ 체제로 돌아서는 도화선이 된 ‘루시타니아호(Lusitania) 침몰 사건(영국 대서양 정기선 루시타니아호가 독일 잠수함의 수뢰공격으로 침몰한 사건으로, 미국인 128명이 사망했다)’도 이곳, ‘피어 54’에서 발생했다. 

 
1912년, ‘카파시아’호가 ’피어 54‘에 정착해 있는 모습

오는 9월, 법원이 공사에 대한 판결을 마무리 지으면 ‘피어 54 수상공원’ 프로젝트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 시민들의 중심이었던 ‘피어 54’가 수상공원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상공원이 '피어 54'에 들어선 모습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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