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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中 전통의상 치파오로 ‘제2 마윈’ 꿈꾸는 여성 창업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창업열풍이 거세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로 세계 억만장자 반열에 선 마윈(51) 회장을 본받아 ‘제2 마윈’을 꿈꾸는 이들이다. 마윈 회장은 한때 월수입 12달러(1만3000원)에 불과했던 영어교사였지만 현재는 자산 277억달러(30조6000억원)를 보유한 중국 2위 부호로 우뚝 섰다.

올해 4월 베이징에서 패션브랜드 ‘폼앤코(Pom&Co)’를 창업한 20세 여성 기업가 스민위에(石榴)도 그 중 한명이다. 폼앤코는 중국 여성의 전통의상 ‘치파오’를 개량해 일상복화하는 아이템으로 중국 젊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개량 치파오 뿐만 아니라 꽃무니 의상과 쿠션 등을 판매하고 있다. 
폼앤코 창업주 스민위에.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현대화한 원피스를 입고 있다.

출시 5일 만에 200개 이상 주문을 돌파한 폼앤코는 단숨에 200만위안(3억3000만원)을 조달하는 벤처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중국 학생 스타트업 평균 조달액 50만위안(8300만원)의 4배에 달한 것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폼앤코를 집중조명하며 “중국 창업 붐 속에서도 한발 앞서가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스민위에가 폼앤코 창업 아이템을 떠올리게 된 것은 대학 2학년 때다. 미국 명문 브라운대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던 스민위에는 퍼포먼스 예술가로 활동하며 1년간 치파오를 계속 입고 다니는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때 그녀가 치파오를 입고 누빈 곳만 해도 세계 30개 도시에 달한다. 프로젝트 종료 후에는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스민위에는 저서에서 “치파오가 좋은 점은 특별한 자리에서 당신을 예쁘게 보이게 하기 때문이 아니다. 자스민차 향기와 함께 일상생활을 아름답게 물들이기 때문이다”고 썼다.

중국이 현대화되면서 여성들이 치파오를 입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졌다. 특정 행사나 파티에서 잠깐 입는 것이 고작이다. 여기에 치파오 품질이 ‘양극화’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대두됐다. 서민들이 사기에 너무 비싼 ‘명품’이거나 열악한 디자인의 ‘저가상품’으로 극단을 이루고 있다. 

폼앤코가 판매중인 치파오를 응용한 스커트. 82달러

그러나 스민위에는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입을 수 있는 치파오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과감히 브라운대를 중퇴했다.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대표적인 패션스쿨인 ‘센트럴세인트마틴스 예술대학(Central Saint Martins College of Arts and Design, CSM)’에서 한학기 공부하고 귀국했다. 중국으로 돌아온 후 2개월 후엔 폼앤코를 창업했다.

폼앤코는 20~30대 중산층 여성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가격대는 50~130달러(5만~14만원)대. 현재는 위챗(WeChat)과 스타일위(StyleWe)와 같은 디자이너를 위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조만간 중국 최대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宝)’에 공식 매장을 열 예정이다.

폼앤코의 야망은 크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0만위안(16억6000만원). 올 가을ㆍ겨울 시즌에 100벌의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브랜드 디렉터 웬 타오는 “조만간 폼앤코의 치파오를 행복한 여성의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폼앤코는 한발 더 나아가 해외진출도 노리고 있다. 스민위에는 “서양 사람들은 본래 디자인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한다”며 “최적의 타이밍이 언제인지 가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학생 창업가들이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아 실패한다. 그러나 폼앤코는 사업확장과 관련해 매우 현실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파오를 입고 공식행사에 참석한 중국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오른쪽)

한편 중국 창업열풍은 해마다 고조되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대학생의 30%, 대도시에서는 그 두배에 달하는 학생들이 졸업 후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안팎에서 이들 젊은 창업가들을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건설할 새로운 크레이티브 계층’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중국의 청년창업이 활성화된 데에는 정부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중국 정부는 2013년부터 대학생 창업을 권장하고 벤처 인큐베이터를 만드는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4월 현재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벤처캐피털이 지방정부와 기업에서 모은 운용자금만 2.2조위안(366조원)에 달한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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