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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담합 과징금 톱20 건설사, ‘광고’ 보다 ‘접대 또는 기타’ 더 많이 했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최근 6년 간 담합 사실을 적발 당해 거액의 과징금을 낸 국내 건설사들이 2011년 이후 접대비 등에 쓴 돈이 광고 등 마케팅 비용의 갑절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계열사 16개를 포함한 이들 20곳은 최근 5년 간 접대 또는 기타 목적으로 2조5000억원 이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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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접대비는 손익계산서의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또는 영업비용)’ 중 “업무 관련 교제ㆍ선물 등 접대행위에 지출한 모든 금액”을 의미한다. 연간 접대비가 ‘0원’ 또는 미공개인 기업은 판관비 등의 ‘기타’계정을 적용했다. 물론 기타비용 전체가 접대비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사실상 사용처가 불분명한 경비다. 

이 건설사들의 접대비 등은 광고비보다 빠르게 늘었다. 과징금을 많이 낸 회사일 수록 접대비를 크게 쓰는 경향도 뚜렷했다.


▶ 담합 건설사 ‘접대비 or 기타비용’, 광고ㆍ판촉비 2.1배…1조원 이상 초과=공정위가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에 낸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삼성물산ㆍ현대건설ㆍ대림산업 등 20개 건설사는 담합 177건을 지적당해 과징금 1조1646억원을 부과받았다.

비슷한 시점인 2011년부터 5년 간 20개 회사가 지출한 접대비 혹은 기타비용은 2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집행한 광고선전비는 1조1259억원이다. 판매촉진비 1462억원을 합쳐도 이들 20개 기업이 쓴 마케팅 비용은 1조2721억원이다. 접대비 등을 2.1배 이상 많이 지출한 셈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조5707억원이다.


각 기업 별로 보면 차이가 더 명확하다. 20개사 가운데 15개가 광고비보다 접대비 등을 더 많이 썼다. 포스코건설은 그 격차가 4756억원으로 가장 크다. 대림산업ㆍ두산중공업ㆍ대우건설ㆍ태영건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모두 5년 간 쓴 접대비 또는 기타비용 합계가 광고비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건설사다.

반면 광고비를 접대비 등 보다 많이 쓴 기업은 한화건설ㆍKCC건설ㆍGS건설ㆍ한양ㆍ한신공영 등 5곳에 불과했다.

▶ 빠르게 늘어난 접대비, 영업익과 정반대=거액의 담합 과징금을 부과받은 건설사들은 접대비 등을 광고비보다 빠른 속도로 늘렸다. 20개 사 가운데 13곳이 해당됐다.

이 가운데 태영건설ㆍ포스코건설ㆍ두산건설ㆍ롯데건설ㆍ한신공영ㆍ현대산업개발 등 5개 기업은 2011∼2015년 간 접대비 혹은 기타비용의 연평균 증가율이 두자릿 수 이상을 찍었다. 반대로 광고선전비는 해마다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5년 간 접대비 등 경비를 꾸준히 줄여나간 건설사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회사의 광고비는 더 빠르게 감소했다. 대림산업ㆍ대우건설ㆍ한진중공업ㆍGS건설ㆍ동부건설 등이다.

전체적인 증가폭을 봐도 광고비보단 접대비 등이 더 많이 늘었다. 20개 건설사가 지난해 접대 또는 기타 목적에 쓴 돈은 2011년 대비 9.5% 증가했다. 광고선전비는 7.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처럼 매년 빠르게 상승한 접대비 등의 지출규모는 그러나 각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엔 큰 도움이 안 됐다. 이들 ‘담합 건설사’ 20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지난해 1조9126억원으로 2011년(3조6411억원)보다 47.4% 쪼그라들었다.

▶ 접대비 많이 쓴 건설사, 과징금도 많이 냈다?=이 뿐 아니다. 접대와 기타 목적으로 돈을 많이 쓴 건설사 상위 10곳 가운데 대다수가 담합 과징금도 많이 낸 것으로 집계됐다. 둘 사이에 어느정도 상관관계가 있었단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담합을 적발당해 과징금을 낸 건설사 20곳 가운데 최근 5년 간 접대 혹은 기타비용을 가장 많이 지출한 상위 10개사는 포스코건설ㆍ두산중공업ㆍ대림산업ㆍ대우건설ㆍSK건설ㆍ현대건설ㆍ현대산업개발ㆍ태영건설ㆍ롯데건설ㆍ두산건설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두산중공업과 롯데ㆍ두산건설 세 곳을 뺀 7개 기업은 2010년 이후 부과된 과징금 규모 상위 10개 회사에 포함됐다.

특히 대림산업ㆍ대우건설ㆍSK건설ㆍ현대건설 등 4개사는 접대비 등 지출순위 3∼6위에 올랐다. 이들 기업은 부과받은 담합 과징금 규모 또한 2∼5위로 나란히 줄을 섰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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