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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럭셔리+자연주의’ 런던발 ‘알몸레스토랑’ 세계확산
-英 런던서 3개월 한시운영 ‘알몸레스토랑’ 대히트…밀라노ㆍ파리ㆍ도쿄로 급속유행
-유기농 촛불ㆍ대나무 파티션ㆍ채식요리 ‘자연주의’ 표방…“가장 편안한 저녁식사” 호평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 기자]#오렌지빛 촛불이 은은한 레스토랑에 들어선 당신. 대나무와 버들가지 칸막이가 조금은 은밀해 보인다. 저녁식사가 ‘메인’이지만, 이 레스토랑의 ‘메인’은 따로 있다. 바로 ‘알몸’으로 식사를 즐긴다는 사실. 이른바 초(超)자연주의를 표방한 ‘알몸 레스토랑(naked restaurant)’이다.

지난 6월 영국 런던에 문을 연 알몸 레스토랑 '더 분야디'. 대기자만 3만명에 이른다.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문을 연 세계 최초 알몸 레스토랑 ‘더 분야디(The Bunyadi)’가 대히트를 치면서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더 분야디는 런던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짧은 기간만 운영하는 상점)을 운영하는 ‘롤리팝(Lollipop)‘이라는 회사가 3개월 한시적으로 만든 레스토랑이다. 개장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까지 4만6000명이 다녀가는 대박을 터뜨렸다. 대기자만 3만명에 달한다.

더 분야디의 뜻밖의 성공은 세계 진출의 기회를 열었다. 이미 이탈리아 밀라노, 호주 멜버른, 일본 도쿄에서는 영업을 시작했고, 연내 프랑스 파리에 오픈할 예정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알몸 레스토랑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롤리팝 경영자 셉 라이얼(Seb Lyallㆍ31)은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에 “우리는 런던 매장에서 세련되고 자유로운 손님들을 많이 만났다”며 “그들은 해변이나 사우나가 아닌 자연상태에서 알몸으로 식사하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조만간 문을 열 프랑스 매장과 관련해서도 “프랑스인들에게 ‘실험’은 큰 일이 아니다”며 “특히 프랑스에는 자연주의자가 많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런던 알몸레스토랑 '더 분야디'의 모습. [사진=더분야디 페이스북]

알몸 레스토랑 이용법은 이렇다. 옷을 갖춰 입고 방문한 고객들은 맨처음 사물함으로 안내된다. 흰 가운을 몸에 걸친 손님들은 먼저 칵테일을 맛본다. 이때 레스토랑 종업원들은 최소한의 옷만 입은 ‘반나체’(semi-nude) 상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런던 ‘더 분야디’의 경우 좌석수는 42개. 테이블은 ‘옷을 입을 수 있는 자리(Non naked)’와 ‘순수한 알몸인(Naked and Pure) 자리’ 중 선택할 수 있다. 매장 조명은 전기 대신 유기농 촛불을 사용하고, 대나무 파티션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물론 스마트폰 반입은 금지다.

식사비는 1인당 64파운드(9만4000원). 메뉴는 비건(Verganㆍ엄격한 채식주의)과 일반으로 나뉘지만, 대부분 과일과 채소, 식용꽃, 훈제고기나 생선 등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제공한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석류를 곁들인 농어와 라임즙에 재운 해산물 샐러드, 라따뚜이(프랑스 전통 채소 스튜)와 함께 한 쇠고기 토마토 스터프트(토마토나 피망 등 속을 도려내 다른 재료를 채워서 만든 음식)다.

런던 알몸 레스토랑 '더 분야디' 모습.

알몸 레스토랑을 방문한 카산 카푸르는 더 분야디 페이스북에 “알몸으로 날것에 가까운 음식을 먹고, 첨단기기 없이 저녁시간을 보낸 것은 내 인생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가장 편안한 식사였다”고 후기를 남겼다.

한편 이탈리아 밀라노 소재 알몸 레스토랑 ‘이타로 아메리카노(Italo Americano)’에서는 춤도 출 수 있다. '이탈리아자연주의자연합회' 회원이면 1인 50유로(6만40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비회원은 100유로(12만7000원)를 내면 된다. 이탈리아 현지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인 44%가 나체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변에서 나체로 일광욕을 즐기고 싶다”는 응답은 남성이 58%로 여성(33%)을 웃돌았다.

이탈리아 밀라노 알몸 레스토랑 모습. 고객들은 춤도 출 수 있다.

일본 알몸 레스토랑 ‘더 암리타(The AMRITA)’는 서구와 조금 다르다. 손님대 연령을 18~60대로 한정하고 체중도 평균체중에서 15kg이상까지만 허용했다. 또 완전한 알몸이 아니라 종이속옷이나 목욕가운을 착용하도록 했다. 가격대는 1만2000엔~8만엔(13만4000원~89만원). 일본의 한 문화비평가는 “가장 기이하고 불안한 디너파티”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페터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아케로우스 축일(The Feast of Achelous)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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