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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 쎄드르. |
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일 프랑스 남부 ‘세인트 진 캡 페라’(Saint Jean Cap Ferrat) 반도에 위치한 ‘레 쎄드르’(Les Cedres)가 매물로 나왔다. 매물가만 8억 6000만 유로로, 우리 돈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집으로 알려진 177억 원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소유 저택 69채를 사들일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다. 만약 매물가 대로 거래가 성사된다면, 일반 주거지로는 ‘세계 부동산 거래 사상 세계 최고가’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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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 쎄드르 저택 내 수영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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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당시 수영장 모습. 호화로움은 요즘 고급호텔의 수영장에 뒤지지 않는다. |
레 쎄드르는 비교할 수 없는 ‘스펙’을 자랑한다. 집에 들어서면, 35에이커(4만 2000평)의 수영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올림픽 수영장과 맞먹는 크기다. 침실은 무려 10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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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택 내 정원. |
20개 온실에서 자라는 1만 5000종의 식물들은 이곳이 ‘집’이 아닌 거대한 ‘식물원’이라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정원만 관리하는 전문 인력이 15명에 이른다. 이들은 희귀열대우림식물부터 선인장, 다육식물 등을 각각의 생육환경을 고려해 관리한다. 30마리의 ‘애완용’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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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인트 진 캡 페라의 지도상 위치 |
저택의 위치도 ‘집값 상승’에 한 몫을 했다. 레 쎄드르는 2012년 세계에서 2번째로 비싼 지역으로 선정된 화려한 전적의 ‘세인트 진 캡 페라’에 위치한다. 니스와 모나코 사이의 반도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아름다운 궁전과 억만장자들의 저택이 모여 있는 곳이다. 윈스턴 처칠과 찰리 채플린,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세계적인 셀럽들이 다녀갔으며, 최근에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 리가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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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인트 진 캡 페라 반도의 풍경. |
레 쎄드르에 살게 되면 영국의 유명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폴 앨런을 ‘옆집 아저씨’로 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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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폴드 2세가 살던 당시의 ‘레 쎄드르’ |
처음부터 ‘레 쎄드르’는 아니었다. 레 쎄드르는 1904년에 ‘콩고의 학살자’ 벨기에 레오폴드 2세가 세인트 진 캡 페라 서쪽 지방을 전부 사들인 후, 이미 1830년부터 있던 건물을 개조해 지은 이름이다. 그는 이 저택을 별장으로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오폴드는 1885년부터 20여 년간 콩고 자유국을 지배했던 국왕으로, 추정치에 근거하면, 최소 300만 명에서 최대 3000만 명에 달하는 콩고인들이 집권기간 동안 희생됐다. 아이러니하게도 희대의 극악무도한 인물이 남긴 저택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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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 마르니에 로고. |
현재는 ‘그랑 마르니에’(Grand Marnier) 상속녀 ‘수잔 마니에르 라포스톨레’(Suzanne Marnier-Lapostolle)가 레 쎄드르의 주인이다. 그랑 마니에르는 1827년 설립돼 150년간 6대에 걸쳐 그 명성을 이어왔다. 프랑스에서 3초에 한 병씩 팔리는 프리미엄 꼬냑 ‘그랑 마르니에(Grand Marnier)‘가 대표적이다.
’그랑 마르니에 家‘는 레 쎄드르를 1924년에 구입해 90년간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3월 이탈리아 주류회사인 ‘캠패리’에 그랑 마르니에의 일부 지분을 인수되면서 저택을 팔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모나코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 레 쎄드르 저택 상태는 최대한 보호될 것”이라며, “이런 부담스러운 가격의 저택은 신중한 선택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어마어마한 값을 감당해 낼, 레 쎄드르의 새로운 주인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y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