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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월街에서 ‘제2의 인생’연 코비 브라이언트…NBA서 부는 ‘투자’열풍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지난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난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8)가 ‘농구코트’에서 ‘월街’로 무대를 옮겼다.

AP 등 주요 외신은 23일 “코비 브라이언트가 월스트리트에 차린 벤처캐피탈(VC)펀드의 구체적인 운용 계획을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은퇴한 코비는 20시즌 동안 LA레이커스에서 뛰면서 챔피언 트로피를 다섯 번이나 들었다. 역대 NBA 통산 득점 3위(3만3643점)를 기록한 그는 마이클 조던 이후 최고의 NBA 스타로 불린다.

코비 브라이언트.

회사의 이름은 ‘브라이언트 스티벨’이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유명 투자자 제프 스티벨의 성을 땄다. 사실 회사는 코비가 현역으로 뛰던 2013년에 이미 설립됐지만, 은퇴를 계기로 투자를 공식화하기로 밝힌 것이다. 이들은 투자 계획에 따라 1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모았으며, 외부에서는 조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돈 1113억 원 정도다.

브라이언트 스티벨 로고.

주요 투자타겟은 ‘IT’기반의 각종 서비스 회사다.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대표적이다.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IT업체 ‘리걸줌(LegalZoom)’, 그리고 텔레마케팅 소프트웨어 기업 ‘링DNA(RingDNA)’도 있다. 특히 리걸줌닷컴은 한인 변호사이자 사업가인 브라이언 이씨가 2001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유명하다.

미디어업계에도 손을 뻗었다. 스포츠 미디어 웹사이트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The Players Tribune)’, 비디오게임 개발사 ‘스코플리(Scopely)’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브라이언트 스티벨은 가정용 스마트 주스기 개발사인 ‘주세로(Juicero)’ 등 총 15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코비 브라이언트(오른쪽)와 제프 스티벨.

사실 코비는 굳이 다른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평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정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코비의 선수시절 연봉과 기업 후원금을 합치면 무려 6억 8000만 달러(7572억원)에 이른다. 마이클 조던이 선수시절 벌었던 4억 6500만달러(5170억원)를 훌쩍 넘은 금액이다. 코비보다 선수시절 돈을 많이 번 선수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포뮬러원(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 49전 49승의 ‘무패신화’ 권투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 뿐이다.

코비를 돈‘만’ 많은 은퇴 선수로 여기면 안 된다. 코비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LA시의회가 8월 24일을 ‘브라이언트의 날’로 지정한 것만봐도 지역사회에서 그가 지니는 영향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알 수 있다. 8과 24는 코비가 현역시절 달았던 등번호다.

돈은 물론이고 사회적 지위까지 가진 코비, 그렇다면 그는 왜 스포츠와 무관한 투자회사를 차렸을까? 답은 스스로에게 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물어봤다면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겠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즐겁고 중요한 일은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도록 돕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훨씬 더 많은 기업이 지속되길 바라고, 그들이 얻은 희망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가능성있는 기업, 특히 IT기업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다.

사실 돈 많은 스포츠 스타의 기업투자는 ‘코비만의’ 유별난 생각이 아니다.

카멜로 앤서니.


현재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뉴욕 닉스의 카멜로 앤서니(32)가 대표적이다. 앤서니는 2013년 ‘멜로 7 테크 파트너스(Melo7 Tech Partners)’라는 투자회사를 세웠다. 투자회사 이름 안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의 별명인 ‘멜로’와 등번호 ‘7’을 담았다. 또 ‘테크 파트너스’는 IT업계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목표까지 보여준다. 그는 이후 대리 주차서비스 럭스(Luxe), 흑인 미용업체 워커앤코(Walker&Co), 미 최대 티켓 검색사이트 시트긱(SeatGeek), 판타지 스포츠게임 스타트업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등 총 20개 기업에 각각 수백억 원씩을 투자했다.

스티브 내쉬.

코비처럼 이미 은퇴 전부터 벤처투자사를 설립하고 꾸준히 IT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바로 NBA시절 ‘창의적인 패스의 대명사’로 불렸던 포인트 가드 스티브 내쉬(42)다. 그는 경기의 흐름을 지휘, 운영했던 ‘가드’의 경험을 ‘투자’에 접목시켰다. 사업의 가능성과 흐름을 읽어내는 그가 투자하는 회사 중 하나가 바로 버치박스(Birchbox)다. 2010년 설립된 이 회사는 화장품업계에 세계 최초로 정기 배송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티브 내쉬는 버치박스에 6000만달러(668억원)를 투자했다.

이들 외에도 많은 미국의 스포츠·연예계 스타들이 여러 산업에 투자 중이다. 록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의 멤버들은 함께 ‘머신 숍 벤쳐스’라는 이름의 투자사를 설립해 우버의 대항마인 리프트(Lyft), 모바일 기반의 맞춤형 배송서비스인 십(SHYP)사 등에 투자하고 있다. 팝스타인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스티플(Stipple)사에 영화배우 윌 스미스는 쥴렙(Julep), 빅비츠 (BigBeats)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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