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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F1 인수 재도전 나선 美 최고 땅부자, 애플 등 거물 제칠까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2전 3기’다. 지난 2014년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인수에 실패했던 미국 미디어 재벌 존 말론(75)이 다시 한 번 지분 획득에 도전한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말론이지만, 경쟁자들도 만만찮다.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23일 존 말론이 이끄는 리버티 미디어가 F1의 모회사인 델타 탭코와 인수에 관한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협상중인 금액은 85억 달러로, 우리 돈 9조4900억원에 달한다. 만약 리버티가 인수에 성공하면 ‘전 세계 스포츠 역사상 가장 파급력이 큰 빅딜’로 기록된다. 
리버티 미디어 회장 존 말론

현재 ‘CVC 캐피탈 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회사가 35.5%로 F1의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F1의 최고경영자(CEO) 베니 에클레스톤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CVC는 2005년 처음 F1을 인수할 당시 75%에 달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10년 동안 천천히 매각해왔다.

만약 리버티 미디어가 인수에 성공하면, 스폰서십, TV 방영권과 대회마다 들어오는 수입 등의 상당한 상업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입이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경기 모습
현재 F1을 넘보는 경쟁 기업은 거물급이다. 가장 강력한 상대는 애플이다. 얼마 전 2020년 전후로 자동차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애플이 F1을 인수할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나왔다. 현재 애플은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이라는 코드네임 하에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1을 소유하게 되면 F1대회 자체 외에도 국제자동차연맹(FIA)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으며, 모터스포츠 전반에 애플의 이미지를 심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다. F1을 애플 TV를 통해 독점 방영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애플 TV로 불러들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애플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추측 단계에 머물고 있다.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의 명문 ‘파리 생 제르맹’을 소유한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와 스카이 방송도 F1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티 미디어 로고
리버티 미디어는 방송, 엔터테인먼트 사업 등을 총 망라하는 기업으로, 미국 최대 케이블 TV기업으로 꼽힌다.

리버티를 이끄는 존 말론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184위 부자다. 그의 자산가치만 57억 달러(6조 3800억원)에 이른다. 1964년 예일대학에서 전자공학과 경제학 학위를 받은 후 통신 업체 AT&T의 벨연구소ㆍ제너럴 인스트루먼트 부사장 등을 거친후 1970년대 미국 최대의 케이블 TV방송사업자인 텔레커뮤니케이션(TCI)를 설립해 오늘날의 미디어 그룹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그를 더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땅이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땅을 보유한 인물이다. 포브스 등 미국의 전문매체들이 추산하는 그의 보유 토지면적은 8903㎢, 우리식으로는 무려 26억9280만평에 달한다. 서울시 면적 15배에 육박하는 땅이 그의 사유지인 셈이다. 

그는 평생 틈틈히 땅을 사들여 왔다. 숲을 좋아하고 말타기를 즐긴다는 게 그를 지켜본 사람들의 평이다. 현재 일종의 부업으로 ‘실버스퍼랜치스(Silver Spur Ranches)’라는 이름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거대 목장이다. 회사는 와이오밍, 뉴멕시코, 콜로라도 등의 주에 거점을 두고 각종 고기와 목재를 생산한다. 이외에도 뉴햄프셔주와 메인주에 기반을 둔 목재 회사도 갖고있다.

그는 비즈니스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태도로 유명하다.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악당 ‘다스 베이더’가 그의 별명일 정도다. 말론은 관련 업계에서 ‘먹잇감’의 현재보단 미래에 과감히 베팅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일종의 ‘가치 투자’다.  
버진 미디어(왼쪽)와 반스앤노블 로고
말론은 2013년 영국 2위 케이블 TV 업체인 버진 미디어를 인수했다. 자그마치 233억달러(25조350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딜이었다. 말론은 주가의 24%를 프리미엄으로 지불해 버진 미디어 인수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리버티는 유럽 14개국에서 유료방송 고객 2500만 명을 확보하게 됐다.

2011년에는 부진으로 허덕이던 기업을 ‘건져 올리기’도 했다. 미국 최대 온·오프라인 서점 반스앤노블(B&N)을 무려 10억달러(1조 12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당시 여론은 ‘미친 짓’이라며 의아해했지만, 전문가들은 반스앤노블의 전자책 단말기 ‘누크’의 장래에 투자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리고 얼마 후 마이크로소프트(MS)가 B&N 전자책 단말기 누크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투자함에 따라 말론의 선택은 입증됐다. 현재 누크는 아마존의 킨들에 이어 전자책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리버티 미디어가 F1 지분을 매입하면 F1의 미국 시장 공략에도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F1 그랑프리는 전 세계 150여 개국 40억명 팬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최대 미디어 기업과 3대 스포츠 이벤트의 시너지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인지, 존 말론의 ‘가치 투자’가 이번에도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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