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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성공한다면 이들처럼… ‘가족 품으로’ 개렛지와 마이코스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돈으로는 건강도 사랑도 살 수 없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ㆍ86)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평소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659억달러(73조원)의 세계 3위 부자 워런 버핏이지만, 자녀에게 돈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가르치고 싶었다. 집에서 일을 하더라도 서재를 만들지 않는 것은 물론 한동안 비서도 두지 않았다. 자녀들은 공립 고등학교에서 공부하고, 등하교 때 학교 버스를 타고 다니게 했다.

부친에게서 “인생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배운 워런 버핏의 아들 피터 버핏(Peter Buffett)은 현재 평범한 음악가로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 재벌의 경우에는 성공가도를 달린 후 상속 재산을 놓고 가족과 분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어릴 적부터 호화로운 생활 등 특권층으로 자란 탓이 크다. 실제 롯데가(家)와 효성그룹, 섬유유연제로 유명한 피죤그룹 등 국내 재벌가에서는 형제ㆍ남매간의 경영권 분쟁 및 소송전이 몇년째 벌어지고 있다.

개렛 지(30ㆍ왼쪽) 가족과 블레이크 마이코스키(40) 가족

이런 부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두 명의 인물이 있다. 큰 성공을 맛본 이후에 오히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며 행복해진 자수성가 부호들이다.

주인공은 창업을 통해 억만장자 대열에 들어선 ‘개렛 지’(Garrett Geeㆍ30)와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ㆍ40)이다.

각각 600억원, 3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이들은 자신의 부(富)를 더욱 늘리는 것보다 가족과의 삶을 선택했다. 최고급 호텔에 묵는 호화 여행이나 값비싼 보석으로 치장된 사치스런 생활이 아니다. 수백억원의 재산에 비해 소박한 숙소에서 잠을 자고 가장 싼 비행기표를 사고, 현지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행을 다닌다.

개렛 지는 11개월 전 아내 제시카와 어린 자녀 2명(딸 도로시 3살, 아들 마닐라 6개월)과의 세계여행을 위해 자신이 가진 소유물을 전부 팔아치운 30세 청년이다.

개렛이 가족과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해 가장 먼저 팔아치운 것은 자신이 개발한 첫번째 벤처기업 ‘스캔’(Scan)이었다. 개렛은 바코드 등을 찍어 해당 정보와 연동시키는 ‘스캔’을 지난해 12월 스냅챗에 5400만달러(620억원)에 매각하고 동료들과 공평하게 배분했다. 

세계여행 중인 개렛 지 가족이 SNS에 올린 사진 [출처-개렛 지 인스타그램]

그는 세계여행 밑천을 마련하는데 스캔 매각대금은 손대지 않았다. 대신 집을 포함해 25년간 소유했던 불필요한 물건을 모두 팔아 마련한 5만달러(5700만원)로 떠났다.

개렛 가족은 세계여행을 시작한 지 42주만인 지난달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시티 쉐라톤 호텔에 머물면서 강남은 물론 남산, 동대문 전통시장, 수산시장, 찜질방 등 서울 여러 곳을 다닌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했다.

▷관련기사 “전재산 팔고 가족과 세계여행” 美 ‘버킷리스트 부호 가족’ 한국 입성

개렛은 “스캔 매각으로 많은 돈을 거머쥐게 됐다고 해서 여행하는데 비싼 비행기표나 호화 호텔에 돈을 펑펑 쓸 생각이 없었다”고 말한다.

개렛 부부의 이달 12일 현재 인스타그램 계정(the bucket list family) 팔로어는 40만명이 넘는다.

탐스슈즈의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40) 가족의 SNS 사진 [출처-마이코스키 인스타그램]

탐스슈즈의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원포원’(One for Oneㆍ일대일) 기부 시스템을 만든 ‘나눔의 아이콘’이다.

원포원 기부는 고객이 물건을 구매할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같은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뜻한다. 탐스의 원포원 기부시스템은 신발에 이어 커피와 안경, 가방 분야로 확장돼, 각각 물 기부와 안과 질환 치료, 안전 출산 도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이번엔 ‘커피 한잔의 기적’ …탐스슈즈의 특별한 사업확장

연간 200일 정도는 전 세계를 돌며 신발을 나눠주는 ‘기부 여행’(Giving Trip)을 하는 마이코스키는 결혼 후엔 개렛 지처럼 가족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

마이코스키는 탐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해더 랭(Heather Langㆍ33)과 2012년 결혼, 20개월짜리 아들 서밋과 로스앤젤레스(LA) 집에서 지내고 있다. 아들 이름 서밋(Summit)은 ‘산의 정상’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과거 수년간 그가 회사 경영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나눔 실천에만 집중했다면, 결혼 후에는 가족과 함께 지내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마이코스키는 결혼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blake mycoskie)에 아내 해더와 아들 서밋과 일상 사진을 자주 올린다. 그의 게시물에는 각 사진마다 평균 1000~2000건의 ‘좋아요’가 붙는다. 마이코스키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12일 현재 5만2000만이 넘는다.

탐스슈즈에는 마이코스키를 대신하는 전문 경영인이 따로 있다. 특히 그는 최근 회사를 더 빨리 성장시켜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회사의 지분 절반도 대형 사모펀드에 넘겼다.

비상장기업인 탐스슈즈는 마이코스키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2014년 지분 50%를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Bain Capital)에 넘겼다. 베인캐피탈에 넘어간 지분 50%는 다른 신생 기부기업에 투자하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탐스를 성공시키고 화목한 가정까지 일군 마이코스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성공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성공이란 돈을 벌고 남을 돕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고 많이 웃는 것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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