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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韓 벤츠ㆍ포르쉐, 화교재벌에 배당만 300억…볼보ㆍGM 국내기부 ‘0원’
- 국내 주요 수입차 13개社 감사보고서 등 분석
- 벤츠ㆍ포르쉐코리아 배당 645억 100% 챙긴 ‘독일 본사ㆍ화교재벌’
- 볼보ㆍGM코리아 등 4개 사 국내 기부액 제로
- BMW코리아 기부 누적 183억원…한불모터스도 2억원 늘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지난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자동차 수입사 대부분이 한국 투자 없이 번 돈 대부분을 배당 등 명목으로 해외 주주들에게 챙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 그리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작년 순이익 절반 이상을 배당금으로 독일 본사와 화교자본에 보냈다.

특히 자회사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ㆍ포르쉐코리아 지분을 상당수 쥐고 있는 화교재벌 ‘레이싱홍’(Lei Shing Hong·利星行) 그룹이 챙긴 배당금은 300억원 이상이다. 
레이싱홍그룹 국내 사업 지주사격인 한성인베스트먼트의 싱가포르 출신 림춘셍(林春生ㆍ68, 왼쪽) 대표, 레이싱홍 모기업 합셍그룹의 최대주주 C. K. 라우(80)

이처럼 주요 자동차 수입사는 해외 주주를 위해 매년 통큰 배당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투자나 사회공헌엔 인색한 편이다. 실제 볼보자동차ㆍGM코리아ㆍ아우디폭스바겐ㆍFCA코리아의 작년 기부금은 제로였다.

반면 해외 주주 배당 대신 수익을 한국에 재투자 해온 업체는 BMW코리아가 유일했다.

▶벤츠ㆍ포르쉐 배당 전액 챙긴 ‘화교재벌ㆍ독일본사’=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수입사 가운데 지난해 배당을 실시한 업체는 4곳이었다. 대표 브랜드명으로만 나열하면 벤츠ㆍ아우디ㆍ포르쉐ㆍ볼보(배당규모 순) 등이다.

수입차 업계 처음으로 작년 매출 3조원을 넘어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배당금 총액이 58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회사는 대당 1억원 넘는 세단 S클래스를 1만대 이상 판매하는 등 작년 매출만 3조1415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당기순이익은 887억원으로 전년대비 8.4% 감소했지만, 오히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총배당금 비율)은 66%로 전년(50%)보다 확대됐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 25~30%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순이익의 배당비율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벤츠코리아의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 독일의 다임러AG가 배당금 총액 585억원 가운데 절반인 298억원, 스타오토홀딩스(지분 49%)가 287억원을 가져갔다.

스타오토홀딩스는 화교자본 레이싱홍 그룹이 세운 국내 투자회사다.

레이싱홍은 말레시이아 화교 재벌기업 ‘합셍’(Hap Seng)그룹이 만든 홍콩 투자기업이다. 레이싱홍그룹은 벤츠코리아가 설립되기 전인 1985년 한성자동차를 세우고 국내 수입차 업계에 들어와 고급차 시장을 선점했다. 한성자동차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다.

이 재벌은 포르쉐코리아 지분에서도 현금배당을 챙겼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40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마칸’ㆍ ‘카이엔’의 인기로 작년 국내 판매량은 사상 최대인 3856대를 기록했다. 전년(2568대) 대비 1200대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순이익에 해당하는 금액 전부를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12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배당금 총액도 60억원이었다.

배당성향은 2014년 90%에서 지난해 100%로 뛰었다. 순이익 전부를 주주에게 돌렸단 의미다. 2014년에는 120억원의 당기순이익 90%인 108억원을 배당했다.


한국 포르쉐의 배당금은 모두 독일 본사와 화교재벌에게 돌아갔다.

포르쉐코리아의 지분 75%를 갖고 있는 포르쉐AG(독일 폭스바겐그룹)와 25%의 지분을 가진 에이펙스(APEX)가 각각 45억원ㆍ15억원씩을 수령했다.

이 가운데 투자회사 에이펙스는 화교자본 레이싱홍그룹 자회사다. 레이싱홍그룹은 지난해 벤츠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를 통해서만 배당금 302억원을 챙겼다.

한편,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곤욕을 치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004년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지난해 배당을 실시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조작 파문 이후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펼쳐, 지난해 매출액이 2조8185억원으로 2014년(2조6619억원)보다 다소 늘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321억원으로 오히려 전년(406억원)에 비해 줄었다.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배출가스 조작 파동 이후 전 차종 할인 판매 등을 실시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은 160억원으로 순이익의 절반 수준이다. 배당금은 전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독일 아우디 AG에게 돌아갔다.

▶ 볼보ㆍGM코리아ㆍ아우디폭스바겐ㆍFCA 기부금 ‘0원’=이런 가운데 주요 수입차 업체 4개 사는 국내 기부금 액수가 ‘0’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업체들의 당기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기부율)또한 낮았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억원으로 전년(9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볼보는 순이익 34억원 가운데 3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은 86.4%에 달했다. 배당 전액은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지분 100%를 소유한 해외 지배회사 볼보카코퍼레이션(Volvo Car Corporation)이 챙겼다.

그러나 이 회사 기부금은 0원이다. 2008년 2000만원을 기부한 후 7년째 기부금 지출기록이 없다.


GM코리아의 기부금도 전무했다.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을 수입하는 이 업체는 2014년 213억원이던 매출액이 2015년 426억원을 찍으며 갑절 늘었다. 손익도 개선됐다. 2014년엔 순손실 42억원이었지만 작년엔 순이익 7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한국GM과 별도법인인 GM코리아의 지분 100%는 GM아시아가 보유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지난해 첫 배당을 실시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정작 같은 기간 기부금은 ‘0원’이었다. 2014년 기부금은 2억원이었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 지프를 수입 판매하는 FCA코리아 또한 2014년에 이어 지난해 기부금을 쓰지 않았다.

FCA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807억원으로 전년(2479억원)보다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52억원으로 전년(112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회사 지분은 FCA US가 100%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4개 사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기부금을 썼다 해도 그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포르쉐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1억5000만원으로, 포르쉐 911 시리즈 차량 1대 값 정도다.

작년 3조원 매출을 넘어선 벤츠코리아의 기부금은 약 20억원이었다. 기부율은 2.3%였다.

▶국내 투자하는 ‘BMW’ 누적기부액 183억원=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국내 수입차업계 1ㆍ2위를 다투고 있는 BMW코리아는 다른 독일차 수입사와 다소 다른 행보를 보였다. 2011년부터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국내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

BMW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2014년(2조2999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늘어난 2조8756억원을 찍었다. 당기순이익도 463억원으로 전년(200억원)보다 증가했다.

이처럼 전년보다 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배당은 없었다. BMW코리아는 5년째 배당 없이 국내 재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이다.

2014년 770억원을 투자해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건립했다. 지난 3월엔 경기 안성시에 1300억원이 투입된 대규모 부품물류센터 기공식을 갖고 공사를 시작했다.


BMW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18억원이었다. 기부율(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은 3.89%로 국내 자동차 수입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여기에 BMW코리아가 수입차 회사 최초로 설립한 사회공헌 단체인 BMW코리아미래재단의 몫까지 포함하면 지난 한 해 BMW코리아의 순수 기부금 합계는 약 40억원에 이른다.
 
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

푸조와 시트로엥을 수입하는 한불모터스도 BMW와 비슷하다. 지난해 2206억원의 매출을 올려 2014년(1322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84억원으로 전년(6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배당 대신 제주도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지난해 8월 제주 렌터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지역 내 전시장 및 박물관 개장도 추진하고 있다.

한불모터스의 기부금도 최근 크게 늘었다. 지난해 2억1010만원으로 전년 500만원에 비해 2억원 이상 증가했다. 기부율은 1.13%로 나타났다. 지난 20일에는 연세대 경영대학 경영관에 강의실 ‘푸조 랩(Peugeot Lab)’을 만들어 기부하기도 했다.

한불모터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72.27%를 보유한 송승철 한불모터스 사장이다.

송 사장은 1981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한 뒤 1987년 자동차사업부에서 BMW 수입 업무를 담당하면서 수입차 업계와 인연을 맺은 뒤 2002년 한불모터스를 설립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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