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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눈물 한 방울’만큼 가격이 1770억원…세계에서 가장 비싼 물질 TOP10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1g=눈물 한 방울’

눈물 한 방울을 저울에 달면 눈금은 1g을 가리킨다.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물질들을 눈물 한 방울만큼 떼 가격을 매긴다면 얼마나 할까. 1g에 1000만원 대는 기본이다. 심지어는 2000억원을 넘기기도 한다.

2010년대 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1g은 반(反)물질(antimatter)이었다. 그런데 올 초 가장 비싼 물질 1위의 왕좌가 바뀌었다. 실제로 거래된 최초의 물질이기 때문이다. 머리카락 3분의 1 정도의 무게가 무려 1억 6000만달러(1774억원)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10개의 ‘물질’을 소개한다.

코카인(왼쪽)과 헤로인. 외관상으로도 비슷한 두 물질은 중독성이 강한 마약으로 꼽힌다.

10위. 헤로인(Heroin). 1g당 130달러(14만원)

마약 중에서도 가장 강한 중독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헤로인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물질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헤로인은 백색 분말 형태로 물이나 알코올에 녹는다. 마취제ㆍ진통제ㆍ진해제로 쓰이지만 소량을 연용하면 병적 도취상태에 빠질 수 있다.

의존성이 생겨 만성중독에 빠지면 수십 배로 양을 늘려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 작용이 급격하고 독성이 강해 급성중독의 경우 결국 호흡마비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 때문에 헤로인은 세계 약전에서 삭제됐다. 또 많은 나라에서 그 제조나 수입ㆍ사용을 금지한 약물이다. 헤로인은 1g당 130달러다. 우리 돈 14만 4000원 정도다.

9위. 코카인(Cocaine). 1g당 215달러(24만원)

헤로인의 뒤를 이어 마약의 한 종류인 코카인이 9위를 차지했다. 헤로인과 마찬가지로 쓴맛이 나고 혀를 강하게 마비시키는 강한 중독성의 마약이다. 국소 마취제로 안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사용한다. 
그러나 대량 사용에 의해 중독될 경우 명정(酩酊ㆍ알코올에 의한 마취작용이 발휘된)상태에 빠지고 정신착란과 환각ㆍ환청ㆍ실신 등을 겪는다. 0.1g만으로 중독ㆍ1.0g의 양 만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거래나 사용을 법률로 규제한다. 코카인은 1g당 24만원이다.

8위.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 1g당 3000달러(333만원)

8위는 1g당 333만원 정도인 환각제 LSD다. 1943년 알버트 호트만이 맥각균에서 합성한 물질로 색도, 맛도, 향도 없다. 호트만은 “연구 도중 실험을 위해 0.25mg을 복용한 후 환각 효과를 경험했다”고 전했다. LSD는 강하고 기묘한 정신적 이상과 시각ㆍ청각 등의 감각을 왜곡시킨다. 특히 액체 상태로는 체중의 7억 분의 1양만으로도 효과를 나타내는 강력한 환각제다. 환각상태에 빠지면 즐거운 상상으로 잠시 기분이 좋아질 수 있으나 대개는 몸이 조각나는 공포감ㆍ두려움ㆍ불안을 느낀다. LSD 역시 헤로인ㆍ코카인과 마찬가지로 남용했을 시 뇌와 염색체에 손상을 일으킨다. 

플루토늄

7위. 플루토늄(Plutonium). 1g당 4000달러(444만원)

7위는 ‘두 얼굴’의 플루토늄이다. 핵 반응로에서 우라늄-238로부터 생성되는 원소 중 하나다. 동위원소인 플루토늄-239는 고속 중성자 원자로와 핵무기의 연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또 다른 동위원소인 플루토늄-238은 인공심장 박동기와 우주 탐사선의 원자력 전지에 사용된다. 활용 용도에 따라 값싸고 풍부한 원자력 발전 연료가 될 수도, 인류를 파멸로 이끄는 핵무기 원료가 될 수도 있는 것. 실제 플루토늄-239으로 일본 나가사키에 1945년 투하된 원자폭탄을 만들기도 했다.

페이나이트.

6위. 페이나이트(Painite). 1g당 9000달러(998만원)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광물로 한때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한 페이나이트. 페이나이트는 1g당 9000달러 선이다. 1950년대 영국 광물학자 아서 페인이 미얀마에서 처음 발견해 기네스북에 오른 2005년 시점에도 25개가 채 되지 않는 ‘희귀’광물이었다. 그러나 요즘엔 예전만큼의 희소성을 갖지 못한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지질학ㆍ행성학과가 미얀마 모곡에서 페이나이트 대형산지를 두 곳이나 발견했기 때문이다. 


5위. 타파이트(Taffeit). 1g당 2만달러(2218만원)

캐럿(0.2g)당 4000달러, 1g당 2만달러를 호가하는 타파이트가 5위를 차지했다. 1945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에드워드 타파이트에 의해 처음 발견된 희귀 보석이다. 현재는 스리랑카나 탄자니아에서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 

비상구 표지판과 군용 물품에 쓰이는 트리튬.

4위. 트리튬(Tritium). 1g당 3만달러(3327만원)

삼중 수소(수소 무게의 3배) 트리튬은 수소 동위원소 중 하나로 1g당 3만 달러 정도다. 낮은 온도에서 핵융합을 일으키며 수소 폭탄의 재료로 사용된다. 방사능 물질이지만 그 강도가 약해 실생활에 쓰이는 ‘착한’원소다. 트리튬은 자체 발광하는 성질로 비상구 표지판이나 야광물질에 쓰인다. 특히 군용 물품에 유용한데 야간 나침반이나 독도경ㆍ조준경에 이용된다. 최근에는 트리튬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를 이용해 별도의 충전 없이 10년 이상 사용하는 배터리를 만드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다이아몬드.

3위. 다이아몬드(Diamonds). 1g당 5만 5000달러(6100만원)

우리에게 익숙한 다이아몬드. 세계에서 3번째로 비싼 물질이다. 흔히 다이아몬드를 캐럿단위로 부르는데 1캐럿(0.2g)에 1만 1000달러인 셈이다. 다이아몬드는 4C라 불리는 색상ㆍ투명도ㆍ무게ㆍ연마의 요인에 의해 가치가 평가된다. 1477년 오스트리아 막시밀리안 대공이 프랑스 버건디 공주에게 청혼의 의미로 보낸 것을 시작으로 약혼과 결혼반지의 대명사가 됐다. 

캘리포늄 252

2위. 캘리포늄 252(Californium 252). 1g당 2700만 달러(300억원)

2위와 1위는 이름에 걸맞게 가격 값 제대로 하는 물질들이다. 사람을 ‘살리기’ 때문이다. 자연계에서 발견되는 원소 중 가장 무거운 원소인 캘리포늄의 동위원소 캘리포늄252는 1g당 299억원으로 300억원에 육박한다.

이 물질은 1972년 중성자 치료요법에 유용한 재료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다른 방사선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았던 자궁경부암과 뇌종양에 효과를 보인 것이다. 미량의 캘리포늄 252를 암 조직에 이식시켜 캘리포늄에서 방출되는 중성자가 암 조직을 파괴하는 식이다. 특히 자궁경부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수핵반응로에서 인공적인 핵반응을 통해 얻는 양이 매년 0.3g정도일 정도로 그 희소가치 또한 높다. 

내면체성 풀러린. 독특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초정밀 원자시계, GPS 등 첨단기기 제작에 활용되고 있다.

1위. 풀러린(endohedral fullerenes). 1g당 1억 6000만달러(1774억원)

지난 1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물질로 알려져 있던 ‘반물질’의 자리를 대체한 주인공은 누구일까.

과학 블로그 ‘사이언스 얼라트(Science Alert)’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가 최근 ‘내면체성 풀러린(endohedral fullerenes)‘의 첫 번째 샘플 200ug(마이크로그램)을 제작, 3만 2000달러(3549만원)에 판매했다. 1ug이 100만분의 1g인 점을 감안하면, 눈물 한 방울 무게의 1g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5000배인 1억 6000만달러(1774억원)가 필요하다. 과학기술계에서는 머리카락 3분의 1 무게에 불과한 이 물질을 현존하는 최고가 물질로 보고 있다.

내면체성 풀러린이 첫 선을 보인 것은 1985년 캐나다였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엑스포 67’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미국 화학자 스몰리, 컬과 영국 화학자 크로토가 60개의 탄소 원자로 이뤄진 탄소 동체를 만든 것이다. 풀러린은 축구공처럼 안정된 탄소결합구조를 지닌다. 때문에 매우 높은 온도, 압력을 견딜 수 있다. 또 강하고 미끄러운 성질을 지닌 신물질로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그러나 풀러린이 진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사람 살리는’ 특수한 성질 때문이다. 풀러린 볼에 구멍을 내고 그 안으로 다양한 원자들을 집어넣으면 원자의 성질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지니게 되는 원리다. 질소 원자를 예로 들어보자. 유달리 긴 전자스핀 수명을 지닌 전자를 가진 질소 원자를 풀러린에 집어넣는다. 그러면 초당 정해진 숫자로 전자가 일정하게 진동하므로 오차 없는 시간을 나타낼 수 있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원자시계(atomic clock)가 탄생하는 것이다.

시계 크기를 마이크로 칩 수준으로 극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휴대폰이나 GPS(위성항법장치)에 설치ㆍ운용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에 꼭 필요한 GPS내피게이션을 1mm 사물까지 구분할 만큼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물질로 평가 받아온 반물질.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반물질의 가격을 1g당 610억 달러(67조원)로 추산했지만, 지금까지 어떤 사람도 사업적으로 반물질을 거래한 경우는 없었다. 거래하기엔 워낙 미미한 양이기 때문이다. 반물질의 존재는 입자가속기를 통해 확인됐으나, 지금까지 만들어낸 분량이 1경분의 1g에 불과하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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