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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해외 맥주 부호’ 배만 불린 외국계 맥주업체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수입맥주 가격 거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외국계 맥주기업이 매년 거액을 배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자에게 얻은 이익을 국내에 재투자하기보다는 고배당을 통해 벨기에와 네덜란드, 일본 등의 본사로 챙겨간 것이다.

외국계 맥주기업은 매년 국내에서의 매출이 큰폭으로 늘고 있지만, 사회공헌엔 인색한 모습이다. 기부액은 전혀 없거나, 기부를 하더라도 기부율(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은 1% 미만에 그치고 있다.

AB인베브의 최대주주 호르헤 파울로 레만(77) [출처=게티이미지]

2년 전 벨기에 자본에 인수된 외국계 기업이자 ‘국내 맥주시장 1위’인 오비맥주는 지난해 총 37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은 전부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맥주공룡’ 안호이저부시인베브(이하 AB인베브)에게 돌아갔다.

이 배당액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537억원보다 약 1160억원 많은 것으로, 배당결정 이후 고배당 논란이 불거졌다. 오비맥주가 한해 벌어들인 이익의 대부분이 외국계 모회사에게 돌아간 셈이기 때문이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총배당금 비율)은 무려 146%에 이른다.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순이익의 배당비율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고배당에 비해 기부금은 전무했다. 다만 오비맥주는 지난해 기부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 기부와 관련, 오비맥주는 마케팅 비용의 5%를 사회공헌활동에 쓰고 있다" 며 "회계 계정의 금전으로 명시된 '기부'보다 실질적인 '기부활동'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1100억원과 4885억원의 배당금이 당시 대주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게 돌아갔다.

1998년 두산그룹의 오비맥주를 인수한 AB인베브는 2009년 사모펀드인 KKR-어피너티 컨소시엄에 오비맥주를 18억달러(약 2조원)에 매각했지만, 매각 5년만인 2014년 58억달러에 재인수했다.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첫 해인 2014년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이듬해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따라서 공시로 드러난 배당성향 등엔 다소간의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오비맥주 측 설명이다.

오비맥주는 주력제품인 카스 외에도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등 10여종의 AB인베브 맥주를 수입하고 있다.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등 200개의 맥주 브랜드를 거느린 ‘세계 최대 맥주 회사’ AB인베브의 최대주주는 스위스계 브라질인 호르헤 파울로 레만(Jorge Paulo Lemannㆍ77)이다. 레만은 브라질 1위 부호로 자산평가액이 328억달러에 이른다.

레만은 자신이 설립한 사모펀드 3G캐피탈을 통해 스텔라 아르투아로 유명한 벨기에 맥주업체 인터브루가 속한 ‘인베브’(Inbev)와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미국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Anheuser-Busch)를 사들여, 2008년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를 설립했다.

인베브는 2004년 인터브루와 브라질 맥주회사 앰베브(Ambev)의 인수합병(M&A)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하이네켄코리아도 지난해 순이익의 대부분을 해외 주주에게 배당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4억6300만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144억5000만원이었다. 배당성향은 99.91%에 이른다.

배당금은 하이네켄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한 네덜란드 본사(Heineken Brouwerijen B.V.)가 모두 챙겼다.

하이네켄코리아는 2007년 이후 9년 연속으로 순이익의 전부를 배당하고 있다. 배당금은 2007년 41억4400만원에서 2014년 141억2000만원, 지난해 144억5000만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다.

배당성향은 90%가 항상 넘었고, 2011년과 2014년엔 100% 이상이었다. 지난 9년간 네덜란드 본사로 흘러간 총 배당금만 900억원이 넘는다.

매년 해외 배당엔 후한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 기부엔 인색했다.

기부금은 2007년(120만원), 2008년(50만원), 2011년(500만원), 2014년(1400만원), 2015년(5000만원)으로 최근 9년간 다섯 번을 냈다. 나머지 4년은 ‘0원’이었다.

기부율은 2007년 0.03%에서 지난해 0.35%로 소폭 상승했다. 

하이네켄 가문의 상속녀 찰린 데 카르발료 하이네켄(62)

네덜란드 하이네켄그룹은 AB인베브와 사브밀러(SABMiller)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맥주회사다.

하이네켄의 최대주주는 하이네켄 가문의 상속녀이자 ‘네덜란드 1위 부자’인 찰린 데 카르발료 하이네켄(Charlene de Carvalho-Heinekenㆍ62)이다.

지주사 하이네켄홀딩스의 지분 51.7%를 보유한 카르발료 하이네켄 가족의 자산은 133억달러로 평가된다.

1873년 제라드 에이드리안 하이네켄이 네덜란드에서 설립한 하이네켄그룹은 3대째 경영권이 상속되면서, 세계 4대 맥주 가운데 창업자 가문이 떠나지 않은 유일한 맥주기업으로 분류된다.

2000억원대 횡령ㆍ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출석하고 있다. 신 회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검찰에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아사히 맥주를 국내에 유통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총 26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은 이 회사 지분을 50%씩 나눠갖고 있는 일본의 아사히그룹홀딩스와 롯데칠성음료가 각각 13억원씩 챙겨갔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2억원의 절반을 배당한 것으로, 배당성향은 50%로 집계됐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13년(41억원), 2014년(35억원), 지난해 26억원 등 최근 3년간 100억원을 넘게 배당했다.

기부금은 3200만원으로 기부율은 0.62%로 나타났다.

일본 대표 맥주 브랜드 아사히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롯데아사히주류는 2012년까지 롯데칠성음료가 지분 85%, 아사히맥주가 15%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3년 롯데칠성음료가 지분 19%를 아사히그룹홀딩스에 158억원에 매각해 지배구조 변화가 생겼고, 지난해엔 지분 16%를 168억원을 받고 아사히그룹에 넘겼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71%를 보유하고 있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83%,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66%,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1.30% 순이다.

mss@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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