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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메디안치약’악재 오너2세家 자산, 미원상사 77억↓ vs 아모레퍼시픽 681억↑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 서울 성동구에 사는 세 살 아기의 엄마 이 모(31) 씨는 지난 26일 ‘가습기 살균제 원료가 치약에도 쓰였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이렇게 말했다.

“정말 기가 막힙니다. 아이들 입에도 들어가는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라뇨!” 

아모레퍼시픽 로고

사흘이 지났다. 해당 제품인 ‘메디안 치약’을 생산한 업체,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공급한 회사는 여론의 철퇴를 맞고 있다. ‘기가 막힌(?)’ 악재를 만난 회사는 미원상사와 아모레퍼시픽. 모두 오너 2세가 최대주주다. 총수 친인척도 대주주 일원인 기업들이다. 그들의 주식자산에도 변화가 생겼다.

▶ 미원상사 일가 38명, 5일 간 77억 ‘증발’= 아모레 퍼시픽 등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공급한 것으로 드러난 미원상사는 1959년 고(故) 김진박 회장이 창업했다. 현재 창업주 아들 김정돈(62) 회장이 이끌고 있다. 17개 계열사 가운데 핵심기업 미원상사와 나머지 3개 회사(미원스페셜티케미칼ㆍ미원화학ㆍ동남합성)가 유가증권 시장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미원상사 로고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김 회장과 그의 친인척 37명은 4개 사 주식 143만750주를 갖고 있다. 이 38명 가운데 김 회장 등 25명은 미원상사와 미원스페셜티케미칼 지분 각각 45% 이상 씩을 나눠갖고 있다.

미원화학ㆍ동남합성도 마찬가지다. 김 회장을 필두로 한 오너 친인척 29명은 미원화학 지분 26.43%를 소유 중이다. 이 29명 중엔 2016년 생 아기도 들어있다.

동남합성의 경우 김 회장이 지분 4.56%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다.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 [출처=한국공업화학회]

이처럼 ‘미원상사그룹’을 지배 중인 총수 일가 38명의 지분 평가액은 2876억원으로 28일(종가 기준)집계됐다. ‘가습기살균제 원료’사태가 터지기 전인 23일엔 2953억여원이었다. 날짜로는 5일, 거래일 기준으론 3 거래일 간 76억 9000만원 이상 증발한 셈이다.

77억원에 달하는 김 회장 일가 주식자산이 단기간에 폭락한 이유가 있다. 4개 기업 주가가 내리막을 탔기 때문이다. 특히 28일 이들 회사 주가는 일제히 내려갔다.

기업가치도 쪼그라들었다. 23일까지 7900억원을 넘봤던 미원상사 그룹 4개 계열사의 시가총액은 28일 7623억원이 됐다. 232억여원이 날아갔다.

▶ ‘국내 슈퍼리치 2위’ 일가 자산은 680억 이상 증가=가습기 살균제 원료가 들어간 것으로 판명된 ‘메디안 치약’ 생산업체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51) 회장일가 소유다. 고 서성환 태평양 창업주 차남인 서 회장은 2006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3년 전 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서경배 회장 [헤럴드경제DB]

서 회장 일가도 그룹 내 상장사인 아모레퍼시픽 지분 12.67%를 나눠가졌다. 이들은 지주사 격인 아모레퍼시픽 그룹 지분율도 56.62%다. 서 회장과 그의 친인척 5명 명의로 된 2개 기업 주식 수는 5300만 주(의결권 있는 보통주 기준)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서 회장은 슈퍼리치 팀이 집계 중인 ‘국내 100대 부호’ 가운데 자산이 두 번 째로 많다. 이 밖에 서 회장의 누나 서혜숙(66) 씨도 국내 부호 95위에 올라있다. 또 다른 누나 서은숙(63) 씨는 100위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서경배 항목 PC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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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명을 포함, 아모레퍼시픽 총수 가족 6명이 쥔 2개 상장사 지분 평가가치 합계는 28일 기준 10조 3207억여원으로 집계됐다. 23일(10조 2526억원)보다 681억여원 올랐다.

▶ “주가 선방ㆍ리스크 대처”…그러나=왜일까. 아모레퍼시픽 그룹 주가 때문이다. 서 회장 등 총수일가 상장 자산 7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기업이다.

이 회사 주가는 23일 주당 16만1500원에서 닷새 후 16만3500원을 찍으며 2000원 올랐다. 이에 따라 지분 절반 이상을 쥔 서 회장과 그의 친인척 자산도 9035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를 두고 증시 분석가들은 문제가 된 치약제품이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그룹 주가에 미친 영향도 적었다고 해석한다.

아모레퍼시픽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메디안ㆍ송염 등 문제가 된 치약 등의 매출규모는 화장품 사업부문의 10분의 1 정도다. 전체 매출 9%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공시 화면 캡처. 미원상사의 주요 제품군 설명

반면 미원상사는 올 상반기 매출 36.6%가 ‘계면활성제’ 품목군이라고 공시했다.주요상표는‘MICOLIN’이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에 따르면 미원상사가 아모레퍼시픽에 납품한 제품 중 가습기 살균제가 함유된 품목은 ‘MICOLIN S490’이다.

리스크 대처가 빨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는 사태 하루 뒤인 27일 “안전성 문제가 있는 치약을 전량 교환ㆍ환불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이 ‘리스크’는 서 회장 일가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심 대표가 사과문을 낸 다음 날인 28일, 메디안 치약을 구입해 쓴 소비자 14명은 서울 중앙지검에 심 대표이사와 홍창식 미원상사 사장ㆍ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약사법 위반 및 직무유기 등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피고발자엔 서 회장도 포함돼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9일 현재 환불 처리된 아모레퍼시픽 치약은 11개 종 50만 개에 육박한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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