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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이 영화들…‘몸값’은 헤비급, ‘흥행’은 라이트급?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192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밀정’.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건 의열단과 일본 경찰로 살아가는 조선인 남자의 이야기라는 ‘가슴을 뛰게 하는’ 소재 덕분일까. 밀정은 지난 28일 개봉 21일 만에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밀정[출처=영화진흥위원회]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밀정의 제작비는 총 140억여원. 누적매출액은 28일 기준 578억 4648만원에 달한다. 손익분기점인 ‘관객 420만명’은 이미 넘어선지 오래다.

김 감독의 전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관객 수 668만 6912명 기록도 깼다.

지난 10년간 영화 제작비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비용을 많이 들인 만큼 ‘수확’에 대한 기대치도 높을 터.

그렇다면 과연 제작에 돈을 많이 쏟은 영화가 흥행에도 성공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영화 설국열차 포스터[출처=영화진흥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15년 7월 순 제작비(마케팅 및 그 외 비용을 제외한 순수 제작비용) 1위에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이름을 올렸다. 순제작비만 438억원을 들였다. 설국열차는 개봉 15일 만에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 최종 관객 수 935만명 기록을 세웠다.

돈을 벌긴 했다. 흑자도 났다. 이미 국내 개봉 전 167개국서 판매돼 해외 판매만으로 순제작비 절반인 2000만달러 가까이를 벌어들였다.

따라서 국내에서의 손익분기점은 600만명이었다. 손해는 안 본 셈이다.

그러나 매출액이 670억원에 달하는 설국열차도 국내 흥행 영화 순위에서는 20위에 그쳤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종관객 수ㆍ매출액ㆍ작품의 손익분기점 등을 종합해서 매긴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스무번 째에 그쳤단 의미다.
 
영화 디워 포스터[출처=영화진흥위원회]

2위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다. 2007년 개봉한 영화로 순 제작비만 300억여원이 들었지만, 최종관객 785만명ㆍ매출액 493억원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손익분기점인 1000만명 벽 역시 넘지 못했다. 디워는 국내 흥행 영화 순위 27번째다. 

영화 마이웨이 포스터[출처=영화진흥위원회]

제작비 3위에 이름을 올린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 역시 흥행실패를 겪었다. 매체들은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ㆍ판빙빙 등 배우 라인업만으로 ‘역대급’ 흥행을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마이웨이는 28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최종관객 수 214만명ㆍ160억원 매출을 올리는 데에 그쳤다. 국내 흥행 영화 순위 5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225억원 제작비를 들인 영화 ‘미스터고’도 마찬가지다. 마이웨이와 함께 흥행 50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만드는 데 180억원을 쓴 ‘암살’은 개봉 14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670만명을 넘기고 최종 관객 수 1270만명을 동원했다. 흥행 순위 8위를 찍었다.

한편, 국내 영화 역대 흥행 순위 1위는 명량(제작비 148억원ㆍ매출액 1357억원ㆍ관객수 1761만명)이, 2위에는 국제시장(제작비 138억원ㆍ매출액 1109억원ㆍ관객수 1425만명)이다. 2016년에는 한국판 좀비영화 ‘부산행’이 86억원의 제작비로 1146만명 관객을 동원ㆍ923억원 매출을 올리며 흥행 12위에 올랐다.

천문학적 돈을 써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사정은 헐리우드도 마찬가지다. 미국 영화 제작비엔 ‘0’이 몇 개는 더 붙는다. 한국 영화 만큼은 아니지만, 이쪽 역시 제작비와 흥행성공 여부는 크게 상관 없다는 분석이다.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포스터[출처=영화진흥위원회]

2007년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3편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가 1위를 차지했다. 순 제작비만 자그마치 3억달러(3311억원)다. 주연 조니 뎁은 이 영화 한편으로 무려 550억원을 벌었다. 투자한 만큼 매출도 쏠쏠했다. 이 영화는 9억 6300만달러(1조 62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화 존 카터 포스터[출처=영화진흥위원회]

2위의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은 말 그대로 ‘재앙’수준이었다. 월트 디즈니가 이 영화에 쏟아낸 제작비만 2억 6370만달러(2910억원)다. 그러나 존 카터는 할리우드 영화 역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2억 달러 이상의 흥행 적자였다. 이는 ‘컷스로트 아일랜드(1955)’가 보유하고 있던 할리우드 사상 최대 적자 기록인 1억 4700만달러(1622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였다.
 
영화 라푼젤 포스터[출처=영화진흥위원회]

순 제작비 2억 6000만달러(2869억원) 기록을 세운 3위는 바로 대작 CG애니메이션 ‘라푼젤’이다. 월트 디즈니는 이 애니메이션 한 편에 온갖 정성을 쏟은 것으로 소문나있다. 제작진은 21m가 넘는 라푼젤의 금발머리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한 소프트웨어까지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 개발자 켈리 워드는 머리카락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가지고 있는 인재다.

OST도 남다르다. 다섯 곡의 신곡과 한 곡의 주제곡 모두 아카데미상을 8차례나 수상한 작사ㆍ작곡가 알란 멘켄의 작품이다. 가사는 토니상과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바 있는 글렌 슬레이터가 썼다.

한편 라푼젤 주요 캐릭터를 디자인한 사람은 한국인 김상진 캐릭터 디자이너다. 그는 적녹색맹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디즈니에 입사했다.

라푼젤은 북미를 포함해 5억 7000만달러(6291억원)를 벌었다. 그러나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든 작품이기에 큰 이익을 남기지는 못했다. 
 
영화 ‘아바타’ 포스터 [출처=영화진흥위원회]

할리우드도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따로 있다. 제작비로 2억 3000만달러(2538억원ㆍ제작비 10위)를 들인 ‘아바타’가 그 정상을 차지했다. 아바타는 북미 관객 수만 9590만명을 동원하며 전세계 수익 27억 8796만달러를 냈다. 우리 돈 3조 770억원정도다.

2위는 1997년 개봉한 ‘타이타닉’이다. 타이타닉 제작비는 90년대 당시 최고였던 2억달러 수준이다. 북미 관객 수만 1억 3567만명을 동원ㆍ전세계 수익 21억 8567만달러(2조 4123억원)를 기록했다. 3위는 제작비 2억 2000달러를 들인 ‘어벤져스’가 차지했다. 어벤져스는 전세계에서 15억 1859만달러(1조 6760억원)를 벌었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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