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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주가 내려가니 주식 받았다?’10억 이상 미성년 자산가 80명 육박…3년來 최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만 18세 이하 주식 부자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상장사 지분 평가액 기준 10억원 이상을 손에 쥔 미성년자는 80명에 달한다. 2014년 이후 가장 많다. 


연초 대비 미성년 주식부호 증가폭 또한 올해가 가장 컸다. 10월 현재 이들의 주식 자산 합계는 81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ㆍGS 오너일가 미성년 친인척들은 지난 3년 간 꾸준히 ‘청소년 주식부자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벌 또는 중견기업 오너 가(家) 자제가 대부분인 이들 ‘금수저’의 주식자산은 시황에 따라 그 규모가 변했다. 하락 장세에서 상장주식을 미성년자에게 대거 증여하는 경향이 숫자로도 확인됐다. 대체로 주가가 내려갈 때 그들이 손에 쥐는 주식도 상대적으로 늘었다.

▶ 미성년자 78명, 8090억 갖고 있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4일 현재(종가 기준) 코스피ㆍ코스닥ㆍ코넥스 상장사 지분 10억원 이상을 가진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는 78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청소년 주식부자의 수는 지난 1월엔 60명이었다. 9개월 만에 18명이 늘었다. 연초 대비 증가폭으로 봐도 지난 3년 간 가장 많이 늘었다. 이들의 주식자산 합계는 8090억원이었다.


주목할 만한 시기는 올해와 2014년이다. 미성년자 보유 주식의 평균 주가가 떨어질 수록 10대 ‘10억 자산가’는 증가했다. 그들이 손에 쥔 자산 가치도 같이 뛰어 올랐다. 2015년엔 이 증가폭이 3배 이상이었다.

▶ 만 18세 이하 주식부자 ‘TOP’은 누구=지각변동은 거의 없었다. 천문학적 자산을 지닌 청소년 대부분은 오너일가 친인척이었다. 최상위 10명 또한 큰 변화 없이 지난 3년 간 자리를 지켰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한미약품 일가다. 임성기 회장의 손자ㆍ손녀 7명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임 모 군은 올해 13세다.

GS 총수일가의 자제들도 2014년 이후 계속 최상위 주식부자 자리를 꿰차고 있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아들이자 허창수(68) 회장과 5촌 관계인 허 모(15) 군은 3년 연속 10위권에 있었다. 허 부사장의 또 다른 아들인 허 모(12)군도 형의 뒤를 이었다.


이 밖에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의 딸이자 허창수 회장 조카인 허 모(16)양도 2014년 자산규모 99억원으로 6위에 올랐다.

최근엔 NHN오너 친인척도 미성년자 부자 대열에 끼었다. 이 모(18) 양이다. 바로 NHN엔터테인먼트 지분 17.27%를 쥔 최대주주 이준호(52) 의장의 딸이다. 현재 이 양은 아버지 회사 주식 297억원 어치를 갖고 있다.

▶ 평균 주가 내려갈 때 보유 주식 늘었다=이들 청소년 부자의 수는 해마다 변했다. 그들이 쥔 주식 종목의 수도 늘거나 줄었다. 중요한 변수는 주가다. 재작년과 올해를 주목할 만 하다.

2014년 1월, 10억원 이상 미성년 주식부자 수는 69명이었다. 42개 종목을 갖고 있었다. 당시 이들 주식의 평균 주가는 5만 1300원 선이었다. 12월이 되자 주가는 4만 9016원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미성년 주식 부호의 수는 6명 늘어난 75명이 됐다. 이들이 손에 쥔 주식 종목 또한 44개로 소폭 증가했다.

올해 이같은 현상은 더 뚜렷하다. 지난 1월, 평균주가가 5만 8000원대일 당시 37개 종목을 갖고 있던 상위 미성년 부자 60명은 9개월 뒤 78명으로 크게 늘었다. 갖고 있는 종목도 45개로 8개 증가했다. 4일 기준 이 주식들의 평균 주가는 5만 139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주가가 8000원 이상 떨어지면서 이들 10대가 가진 주식 규모도 크게 늘었다. 주식 시장이 하락세일 때 재벌 등 총수일가가 미성년 친인척에게 상장주식을 대거 이전하는 경향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분석가들은 기업 총수일가의 ‘주식 증여’가 특히 주가가 하락할 때 이뤄지는 이유를 “증여세 를 아끼는 데 도움 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쉽게 말해 넘겨주는 재산 가치가 적을 수록 세금도 덜 낸다는 논리다.

▶ 미성년 부자 주식도 늘고 자산도 급증한 2015년=최대주주에게 주식을 넘겨받는 등의 방식으로 자산을 늘린 미성년자들은 2015년에도 있었다. 10억 이상 보유자는 연초 65명에서 연말 72명으로 늘었다.

다만 그들이 쥔 주식의 연초 대비 평균 가격은 2014ㆍ2016년과 달리 오히려 올라갔다. 주가가 내려갈 때 대규모 ‘주식 이전’이 발생했던 패턴과는 반대로 보인다. 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값이 오른 주식은 연초보다 크게 올랐다. 반면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값이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자세히 보자. 지난해 1월 미성년자 부자들이 들고 있던 주식은 37개 종목이었다. 이 가운데 33개는 같은 해 12월 집계된 청소년 부자들이 계속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33개 종목 중 16개 종목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평균 주가는 연초 대비 2만원 가까이 뛰었다. 이 중엔 12개월 간 주가가 9배 가까이 뛴 한미사이언스도 있었다. 수십 개 종목의 ‘평균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반대로 연초 대비 주가가 내려간 것도 16개 종목이나 됐다. 하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평균 2200원 정도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렇게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에 쥔 주식이 늘어난 미성년자들도 있었다. 이들의 보유 종목 수가 1월 37개에서 12월 43개로 늘어난 이유다. 10억원 이상 소유자 또한 65명에서 72명으로 증가했다.

한편 주가가 급등한 주식을 쥔 청소년들의 자산규모는 크게 뛰어올랐다. 1월 2834억원 수준이었던 미성년자 65명의 지분평가액은 12월 8453억원이 됐다.

결국 2015년은 주가 하락에 따라 주식을 넘겨받은 이들과, 주가 상승으로 자산가치가 크게 오른 이들이 함께 포착된 시기였던 셈이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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