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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170억원 쾌척…트럼프 최대 ‘직접 후원자’는 ‘퀀트’의 大家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미국 대선을 한 달 가량 앞두고 현지 부호들도 ‘줄’을 서느라 분주하다. 자신들이 기부한 정치자금 색깔에 따라 이 줄의 길이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쉽게 말해 파란색(민주당의 상징색) 줄은 길고, 빨간색(공화당의 상징색) 줄은 짧다.
 
도널드 트럼프

붉은 줄이 짧은 이유는 간단하다. 부동산 재벌 출신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밝힌 부자ㆍ기업인들이 그만큼 적다는 방증이다. 그의 경솔한 발언과 행적 등이 이어지며 “미국 100대기업 최고경영자(CEO)는 모두 등을 돌렸다”는 현지 보도까지 흘러나왔을 정도다.

그렇다고 모든 미국 기업이 트럼프를 등진 건 아니다. 150억원 이상을 트럼프 진영에 쏟아부은 곳도 있다. 한 헤지펀드 회사다. 과거 월가(街)에 가까운 민주당 지지자 대열에 있었지만 한순간에 공화당, 그것도 트럼프 최대 후원자로 돌아선 대표적인 기업이 됐다.

정치자금 등을 추적하는 미국의 비영리기관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11일 현재 트럼프에게 가장 많은 돈을 지원한 회사는 는 르네상스테크놀로지스(Renaissance Technologies)다. 이번 대선 레이스를 위해 1551만800달러를 내놨다. 우리 돈 174억5200만원 규모다.

18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쾌척한 이 회사는 제임스 사이먼스(James Simons)란 인물이 34년 전 창업했다. 사이먼스의 이력은 독특하다. 유명한 수학자 출신이다. 그는 세 살 때 부터 숫자와 도형을 가지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메사추세츠 공대(MIT)를 거쳐 UC버클리에서 미분기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 첫발도 MIT 이론수학 교수로 시작했다. 베트남 전쟁 때는 미국 국립안보국(NSA) 암호해독가로 일했다.

사이먼스가 대학가(街)에서 월가(街)로 전향한 것은 1978년이다. “이론지식을 현실에 적용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1982년 사이먼스가 설립한 르네상스테크놀로지는 수학ㆍ물리학ㆍ천문학ㆍ통계학ㆍ전산학 박사들이 290억달러(32조원)의 자금을 굴린다. 금융ㆍ경제ㆍ경영학 출신 매니저들이 즐비한 여타 헤지펀드와는 다른 점이다.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테크놀로지 창업자 [출처=마더존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통계적 차익거래(statistical arbitrage)’라는 초단타매매법을 구사한다. 소위 ‘퀀트(Quant)‘로 불리는 계량분석 기법이다. 워런 버핏의 장기투자와는 정반대 전략이다. 예를 들면, 주가 급등락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추적해 분 단위 컴퓨터 모델을 돌려 비효율적 요소를 포착해 투자 적기를 모색하는 식이다.

사이먼스의 회사는 가장 성공한 퀀트펀드 회사 중 한 곳이라는 평가다. 사이먼스는 개인자산만 165억달러(18조5000억원)를 끌어모았다. 회사가 자리를 잡자 그는 정치 기부로 눈을 돌렸다. 월가에 친화적인 민주당을 지지하는 ‘큰 손’이 된 이유다. 오픈시크릿 등은 지난 2012년에 그가 낸 정치자금을 700만달러로 집계한 상태다.

중요한 건 2009년 사이먼스가 회사 경영일선서 물러나 일종의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시기다. 이 즈음부터 르네상스테크놀로지는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 사이먼스 뒤를 이어 CEO가 된 인물때문이다. 바로 로버트 머서(70)다. 

사이먼스 뒤를 이은 로버트 머서 르네상스테크놀로지 CEO [출처=알케트론]

과거 IBM에서 근무한 머서는 1993년부터 사이먼스의 회사에서 일했다. 공화당 지지자였던 그는 창업자가 은퇴하자마자 사실상 회사의 정치적 성향도 바꿔놨다.

머서의 공화당 사랑(?)은 특히 올해 쏟아부은 기부금 규모로도 알 수 있다. 그는 트럼프와 막판까지 맞섰던 테드 크루즈 텍사스 주 상원의원에게도 1100만달러(123억원)를 쾌척했다.

이 뿐 아니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최종 낙점 되자 이번엔 트럼프 측 열렬한 지지자로 갈아탔다. 



[영상 출처=유튜브]

그는 돈 뿐 아니라 선거운동도 간접적으로 지원 중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와 함께 일하는 유권자 데이터 기업 ‘캠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는 머서의 후원을 받고 있는 회사”라고 전하기도 했다.

물론, 머서의 총알(?)은 풍부하다. 그가 퀀트 펀드 회사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돈은 지난해에만 1억5000만달러(1686억원)를 기록했다.

한편 그는 현 미국 정부가 간섭하는 형태의 금융ㆍ은행 시스템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는 게 현지 정치분석가들 평가다. 감세ㆍ규제완화 등을 포함한 트럼프 진영의 경제공약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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