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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오너 2세 경영 시동거는 국내 완구기업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이세진 기자] 국내 1위 완구 기업인 손오공은 최근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세계 1위 장난감 기업 마텔에 최대주주 자리를 넘겼다.

손오공은 미국 마텔 본사가 창업주 최신규(60) 손오공 회장의 지분 16.93% 중 11.99%를 오는 21일 139억6800만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최 회장은 지분 4.94%로 2대 주주가 되고,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최신규(60) 손오공 회장

이번 마텔 지분 매각의 최대 수혜 업체로는 최신규 회장 일가의 가족기업인 ‘초이락컨텐츠팩토리’(장난감 제조개발 회사)가 거론된다.

마텔의 유통망을 통해 손오공의 인기상품 ‘터닝메카드’가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데, 터닝메카드의 글로벌 판권을 초이락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손오공은 터닝메카드의 국내 유통권만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이 손오공과 별도로 2007년 설립한 초이락은 터닝메카드 등 장난감 제품의 기획과 생산을 맡고 있다. 손오공은 터닝메카드와 합체로봇 ‘헬로카봇’ 등의 국내 유통만 담당한다.

지난해 손오공은 연결기준 매출액 1250억원, 영업이익 10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초이락과는 제품 매입 등의 명목으로 매출의 65%인 779억원이 거래됐다.

이같은 구조적 한계로 인해 손오공의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은 8.3%로 경쟁업체 오로라월드(11%)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초이락을 통한 부당이익을 챙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초이락은 최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비상장사이다. 초이락의 지분은 최 회장의 아들인 최종일 대표이사(45%)와 최 회장의 부인 이희숙씨(10%)를 비롯해 오너일가가 100% 소유하고 있다.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집계한 최신규 회장 일가의 초이락 주식가치는 최소 213억원으로 평가된다.
 
손오공의 완구 히트작인 터닝메카드

1996년 손오공을 설립한 최 회장은 국내 완구사업의 개척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최고의 완구 히트작인 터닝메카드 등을 연달아 성공시켜 ‘장난감 대통령’으로도 불린다.

자동차와 변신로봇, 카드게임을 결합한 터닝메카드는 신제품 출시 때마다 대형마트에 구매 대기줄이 만들어졌고, 온라인 상에서는 정가보다 2~3배 웃돈을 주고사겠다는 여러 글이 올라오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신규 회장은 맨손으로 사업을 일궈낸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최 회장은 초등학교 3학년을 중퇴하고 생업을 위해 용접공장과 주물공장에서 일을 배웠다. 1970년 중반 당시 19세의 나이에 수도꼭지를 만드는 ‘협성공업’을 세웠고 이후 ‘서울다이캐스팅’을 설립해 야외용 가스레인지와 녹즙기 부품을 생산했다.

1986년 손오공의 전신인 서울화학을 설립해 완구 사업에 뛰어든 그는 장난감 자동판매기사업 등으로 큰 수익을 냈다. 1996년에는 사명을 ‘손오공’으로 바꿨다. 손오공의 여의봉처럼 재미있는 요술을 부리는 장난감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담았다.

2014년 최 회장은 경영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손오공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고,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를 내놓으면서 승승장구했다.
 
노희열(59) 오로라월드 대표

손오공의 경쟁업체인 오로라월드의 경우에는 오너가 2세가 신사업 분야를 이끌며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노희열(59) 오로라월드 대표의 장남 노재연(32) 이사는 오로라의 컨텐츠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캐릭터 완구업체 오로라월드의 게임 사업부문 계열ㆍ관계사는 모두 노재연 이사가 중심에 있다. 미국 브라운대에서 응용수학 및 경제학을 전공한 노 이사는 2011년 당시 27세의 나이에 오로라게임즈의 이사회 멤버가 됐다. 오로라게임즈는 오로라월드가 2009년 7월 설립한 게임업체이다.

오로라게임즈는 설립 5년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다 2014년 오로라월드에 흡수 합병됐다. 이와 함께 노재연 씨는 2014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임기 3년의 오로라월드의 이사회 멤버로 신규 합류했다.
 
노희열 대표의 장남인 노재연(32) 오로라월드 이사

노재연 이사는 현재 오로라월드 관계사인 ‘넥스탭게임즈’(Nextap Games)의 대표이기도 하다.

넥스탭게임즈는 2013년 3월 노재연 이사가 공동 설립한 모바일 게임 개발 업체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오로라월드HQ빌딩에 본사를 두고 있다.

오로라월드는 노희열 대표가 한 완구업체 무역과 과장으로 있다가 인형시장의 잠재성을 눈여겨보고 1981년 창업한 회사이다. 봉제인형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오로라월드의 자체 개발 캐릭터인 유후와 친구들

자체 개발 캐릭터인 ‘유후와 친구들’은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국내 완구유통사업에도 진출해 대형 장난감매장 토이플러스를 6군데 운영하고 있다.

오로라월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223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오로라월드의 지분 43.26%를 보유한 최대주주 노희열 대표의 주식 지분평가액(이달 4일 기준)은 493억원에 이른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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