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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덕업일치’로 ‘낚시꾼들의 디즈니랜드’ 세운 美 숨은 억만장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이세진 기자] 존 모리스(John Morrisㆍ68)는 ‘낚시광’이었다. 스물세 살이 되던 해인 1971년, 그날도 낚시를 하고 있던 그는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쓰고 있던 낚시 미끼와 태클(미끼를 꿰는 작은 물고기 모양의 기구)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장 이사용 트레일러를 빌렸다. 한동안 그는 최신형, 최고급 태클들을 사 모으기 위해 미국 전역을 돌며 여행했다. 

낚시용품 판매로 빌리어네어가 된 존 모리스(John Morris) 배스 프로 샵 창업자

고향인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로 돌아온 그는 바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주류가게 안에 1제곱미터도 안 되는 작은 매대를 펼쳐놓고 이 태클들을 팔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의 낚시꾼들이 모리스의 가게로 몰려들었다. 연매출 40억달러(2015년 기준, WSJ)짜리 우량 기업으로 성장한 아웃도어 용품 판매점 ‘배스 프로 샵(Bass Pro Shop)’의 탄생이었다.

그야말로 ‘덕업일치(좋아하는 일로 돈을 번다는 뜻의 신조어)의 좋은 예’다. 작고 비싸지도 않은 태클을 팔던 그는 40년 후 빌리어네어가 됐다. 포브스(Forbes)의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21일 기준 그의 순자산은 38억 달러(4조3000억원) 규모다. 2016년 현재 미국에서 148번째, 전 세계에서 403번째 가는 부자기도 하다.

태클만 팔아서는 4조 원대 자산가 언저리에도 못 갔을 테지만, 그가 ‘자잘한’ 낚시용품만 팔아 부자가 된 것은 아니다. 그는 1978년부터는 낚시용 보트 판매사업도 개시하면서 판을 넓혔다. ‘트래커(Tracker)’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린 그는 미국 최대의 낚시 보트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존 모리스는 이후에도 낚시용 복장, 부츠, 망원경, 캠핑 용품, 심지어는 취미 사냥용 권총까지 판매를 확대하면서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파는 ‘큰 손’으로 탈바꿈했다.
 
미국 미주리 주 스프링필드에 위치한 배스 프로 샵 플래그십 스토어 (출처 Bass Pro Shop)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배스 프로 샵의 상점 수는 2011년 30여 개에서 5년 만인 2016년 85개로 확대됐다. 연매출도 2011년 30억달러에도 못 미치던 것이 5년 만에 40억달러(4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매년 1억~2억달러(1130억~2200억원) 선이다.

지난 3일 배스 프로 샵은 경쟁업체 ‘카벨라(Cabela)’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45억달러(5조10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셀러브리티넷워스(Celebrity Net Worth)는 “카벨라를 인수한 것은 경쟁업체를 없애는 효과뿐만 아니라 배스 프로 샵의 지점 수를 두배로 늘리는 효과도 발휘했다”고 분석했다. 존 모리스의 자산도 덩달아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존 모리스는 온라인 마켓과 전세계적 유통망을 보유한 월마트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낚시꾼이라면 꼭 한 번 들르고 싶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야심차게 만들어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고향인 스프링필드에서다. 

셀러브리티넷워스는 이 공간에 대해 “낚시꾼들의 디즈니랜드(Disneyland for fishermen)”라고 소개했다. 포브스는 “사냥과 낚시의 체인을 잇는 메가스토어로서, 아웃도어맨의 파라다이스다”라고 평했다. 이곳에는 바닷물로 된 수족관과 폭포, 바다 속 공간을 테마로 한 레스토랑과 볼링장까지 다양한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배스 프로 샵 플래그십 스토어에 있는 바다 테마 볼링장 (출처 Bass Pro Shop)

그의 관심은 사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바스 프로는 F1, CART와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경주 대회로 손꼽히는 Nascar 대회와 데일 에런하트 주니어(Dale Earnhardt Jr.), 마틴 트룩스 주니어(Martin Truex Jr.) 등의 선수를 오랫동안 지원해왔다. 또 모리스는 환경보호론자로 자연 보존에 앞장서는 기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모리스는 CEO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지속적으로 배스 프로 샵에 관여하고 있다. 포브스는 “존 모리스는 여전히 바스 프로의 CFO(Chief Fishing Officer)로 남아있다”고 표현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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