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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마윈이 만든 광군제, ‘23조원 쇼핑잔치’ 되기까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이세진 기자] 마윈(馬雲ㆍ52)의 알리바바그룹이 하루에 20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최소 170억달러(19조원)에서 최대 200억달러(23조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돈이 한날한시 한 곳으로 몰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는 11월11일, 중국의 광군제(光棍節ㆍ독신자의 날)에 벌어질 일이다.

지난 2009년 알리바바 회장 마윈 주도로 시작된 광군제는 7년만에 세계 최대 쇼핑 행사로 성장했다. 무서운 속도로 자산을 불리고 있는 마윈이 전 세계인들이 지갑을 여는 쇼핑 시즌까지 ‘접수’한 셈이다. 4일 현재 마윈의 자산 규모는 362억달러(41조4000억원, 블룸버그 기준)에 달한다.

2일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Forbes)는 11월11일 자정부터 24시간동안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 티몰(Tmall)과 타오바오(Tao Bao)가 최대 200억달러(22조8000억원)를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광군제 하루 매출 143억달러(16조3000억원)에 비해 40%가량 증가한 추산치다. 이날 한국에서는 ‘빼빼로데이’라는 소소한(?) 과자 파티가 열리지만 대륙 쇼핑축제의 스케일은 남다르다. 빼빼로데이의 주인공, 빼빼로(롯데제과)의 20년 누적 매출액이 1조1000억원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규모다. 

광군제 갈라쇼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마윈 회장과 일동 [출처 남화조보]

광군제는 원래 알리바바 단독으로 진행하는 ‘독신자를 위한 하루 동안의 파격 세일’ 컨셉의 쇼핑 행사였다. 그러나 이후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JD닷컴 등이 동참하는 등 판이 점점 커졌다.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쇼핑데이의 ‘원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규모를 넘어선 것도 한참 전인 2012년의 일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 행사 기간도 대폭 늘였다. 티몰, 타오바오 등에서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세일은 이달 24일까지 한달여 간이나 이어진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매출은 2014년 571억위안(9조6000억원)에서 2015년 912억위안(15조4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세일 기간 확대에 힘입어 광군제 최초 1000억위안 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7년째인 광군제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도, 판매자에게도 반짝 할인 행사로 머무르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에서만 6억명, 전세계 20억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알릴 기회(데니스 사벳, 랩브랜드 매니저)”이기 때문이다. 지금 추세로는 각 브랜드들이 광군제 세일에 동참하느냐 마느냐 하는 고민을 넘어서 ‘무조건 참여’를 기본으로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의 이미지와 포지션을 잡아가느냐가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듯하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톰킨스인터내셔널의 마이클 자쿠어(Michael Zakkour) 컨설턴트는 기고에서 “‘광군제(Singles Day)’로 알려졌던 중국의 세일 행사가 ‘11/11 글로벌 쇼핑 페스티벌’로 재정의(redefined and rebranded)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광군제는 “화려하고,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방식을 통해 진행될 것(going glam, global and digital)”라고 전망했다.

다니엘 장 알리바바 CEO는 지난달 20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광군제의 새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는 세일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 것”이라며 “판매자와 소비자가 소통하고, 동영상이나 가상현실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광군제 라이브 갈라쇼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

올해도 유명인들이 출연하는 ‘갈라쇼’가 펼쳐진다. 새해 전날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는 카운트다운 행사처럼, 대형 전광판으로 11월11일 알리바바의 판매 현황을 나타내는 보드가 마련된다. 중국 각지에서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지도와 숫자로 표현된다. 이날 진행될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쇼는 오스카 시상식, 슈퍼볼, 아메리칸 아이돌 등에서 활약한 유명 할리우드 프로듀서 데이비드 힐(David Hill)의 작품이다. 케이티 페리(Katy Perry), 코비 브라이언트(Koby Bryant), 원 리퍼블릭(One Republic) 등 셀러브리티들도 무대에 오른다. 

광군제에 몰린 택배물 (출처 게티이미지)

알리바바는 올해 최초로 홍콩과 대만에서 광군제 이벤트를 오픈한다. 중국 본토를 처음으로 벗어나 4억5000만명의 고객을 추가하게 된다. 2017년을 목표로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세계 최고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Amazon)의 아성을 넘보는, 마윈의 “전세계 20억 고객” 청사진도 이제 실현을 앞두고 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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