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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트럼프 당선 예언 D’oh!” 심슨 가족…숫자로 풀어봤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이세진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미국 대선에서 제45대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이미 16년 전 ‘무능한 대통령’으로 풍자한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심슨 가족 시즌11이 방영된 16년 전 트럼프 대통령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바로 미국의 대표적인 장수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s)’이다.

도널드 트럼프 관련 내용은 2000년 방영된 ‘심슨 가족’ 시즌 11 ‘미래로 간 바트(Bart to the Future)’에서 등장한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상상 속에서 미국 최초 여성대통령이 된 리사(심슨家 막내딸)가 ‘전임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를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 트럼프 정부는 치명적인 정책실패로 인해 미국을 파산상태에 이르게 만든 무능한 정부로 그려진다.

당시 해당 에피소드 각본을 맡았던 댄 그리니 작가는 “미국을 향한 경고였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예언보다는 그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이 얼마나 끔찍해질지 보여주기 위한 풍자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작가는 지난 3월 방영한 시즌 27에서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공식 지지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방영된 심슨가족 오프닝 장면[유튜브 영상 캡처]

심슨 제작진은 최근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자신들의 경고가 들어맞은 것에 대한 반응을 내놓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각) 폭스 TV에서 방영된 심슨 가족 오프닝은 바트가 칠판에 반성문을 적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바트가 적는 글귀는 항상 바뀌는데, 이날 바트는 “예측이 맞아서 기분이 안좋다”(Being Right Sucks)라고 적었다. 제작진은 트럼프 당선에 대한 농담이 현실이 되자 자조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심슨 가족

심슨 가족은 가상의 주 스프링필드를 배경으로 아빠 호머ㆍ엄마 마지ㆍ자녀 셋 바트ㆍ리사ㆍ매기의 일상을 중심 소재로 한 만화영화다. 폭스 TV에서 일요일 황금시간대라 불리는 저녁 8시에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평균 720만 가구가 시청한다.

심슨 가족은 전 세계에서 이미 전설로 통한다. 미국 시트콤과 애니메이션을 통틀어 최장기간 방영되고 있으며 호머 심슨이 자주 쓰는 말인 ‘도’(D’oh!ㆍ아뿔싸)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수록됐다.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었던 인물 100인’에 주인공 바트 심슨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20세기 최고의 텔레비전 만화영화 중 하나인 ‘심슨 가족’은 30년 가까이 방영되며 다양한 기록도 세웠다. 1989년 방영을 시작해 지난달 600회를 맞이한 심슨 가족의 기록을 숫자로 풀어봤다. 



-시즌 30ㆍ총 에피소드 수 669편(제작 예정)

이달 4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심슨 가족이 시즌 30까지 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시즌 28을 방영 중인 심슨의 고별인사를 예상했던 전 세계 팬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슨 가족이 시즌 30까지 제작되면 총 에피소드 수만 669편에 이른다. 이는 현재 미국 내 최다 에피소드 수를 가지고 있는 CBS 시리즈 ‘건 스모크’를 크게 앞지르는 수치이다.

1975년 종영한 건 스모크는 총 635편의 에피소드를 방영했다. 폭스 TV 최고경영자(CEO)인 게리 뉴먼과 다나 왈든은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 최다 기록 경신은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성우 댄 카스텔라네타, 행크 아자리아, 해리 시어러, 줄리 카브너, 야들리 스미스, 낸시 카트라이트가 연기하는 심슨 캐릭터

-성우 회당 출연료 31만 5000달러

‘일당 백’. 심슨 가족 캐릭터에 목소리를 얹는 성우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은 1인 2역 수준을 넘어섰다. 댄 카스텔라네타는 호머 심슨 역(役)외에도 할아버지 에이브러햄 심슨ㆍ광대 크러스티ㆍ관리인 윌리ㆍ큄비 사장ㆍ한스 몰맨ㆍ사이드쇼 멜 등 홀로 열 개가 넘는 목소리를 낸다. 마지 심슨 목소리를 내는 줄리 카브너도 페티ㆍ셀마 역을 겸하고 있으며, 바트 심슨 성우인 낸시 카트라이트도 넬슨ㆍ랠프 위검ㆍ토드 역을 소화한다. 

16-17시즌 미국 코미디 배우 회당 출연료

이들이 30년 가까이 맞춰온 호흡과 우수한 연기력은 고액 출연료가 대변한다. 주요 등장인물 목소리를 연기하는 댄 카스텔라네타ㆍ줄리 캐브너ㆍ낸시 카트라이트ㆍ야들리 스미스는 에피소드 당 각각 31만 5000달러를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즌 당 22부작으로 계산하면 매 시즌 1인당 693만 달러를 버는 셈이다. 우리 돈 81억원에 달한다.

갈등도 있었다. 2011년 성우들의 임금 문제로 프로그램이 종영위기를 맞았던 것. 당시 성우들은 매 시즌 1인당 800만 달러 수입을 거두고 있었다. 제작사인 20세기폭스 텔레비전은 “이같은 재정구조로는 향후 시즌을 만들 수 없다”며 “협상에 실패하면 내년 봄까지 방영되는 23번째 시즌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 배분을 두고 줄다리기 협상을 하던 이들은 성우들이 임금 30% 삭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영 20주년을 맞아 제작됐던 심슨 우표 [출처=유에스에이투데이]

-가치 추산액 4조 6600억 원

CNN은 심슨 가족의 가치를 40억달러(약 4조6600억원)로 추산했다. 심슨 가족은 지금까지 미국 텔레비전계 최고상인 에미상(Emmy Award)을 32회ㆍ국제 애니메이션 협회(ASIFA)주최 애니상(Annie Award)을 33회 수상했다. 이외에도 인바이럴먼트 미디어상 7회ㆍ작가 협회상 11회ㆍ제니시스상 6회ㆍ피플스상 7회ㆍ브리티시 코메디상 3회 등 미국 애니메이션계의 전무후무한 역사를 남겼다.

2009년 4월에는 미 연방우정국이 방영 20주년을 맞아 심슨 가족을 모델로 한 기념 우표 시리즈도 제작했다. 연방우정국 역사상 최초로 TV 프로그램 주인공을 모델로 한 것이었다. 당시 우표는 10억장 정도 인쇄됐는데 5월 판매가 시작된 후 3억1800만달러 규모의 우표가 팔렸다. 당시 매체들은 “44센트짜리 우표로 3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린 것은 대단한 성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심슨 가족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 심슨가족: 스프링필드[구글 앱스토어 캡처]

심슨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도 진출했다. 심슨 가족을 원작으로 한 모바일 게임 ‘심슨가족: 스프링필드’는 일렉트로닉 아츠(EA)가 2013년 출시한 이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20개국에서 앱스토어 1위를 차지했다. 심슨 가족이 사는 마을 스프링필드를 직접 만들고 꾸밀 수 있는 이 게임은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심슨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의류ㆍ소품ㆍ액세서리ㆍ책 등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까지도 공략했다.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시즌 25까지의 심슨 가족 캐릭터 상품이 46억달러 이상 판매됐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2007년 전 세계에 동시개봉한 ‘심슨 가족 더 무비’는 5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yoon@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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