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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트럼프는 세계TOP부자 자산 ‘212조원’을 좌지우지했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이세진 기자] 

“참으로 아름답고도 중요한 저녁입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새벽 대선 승리를 확정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남긴 첫 마디입니다. 대선 레이스 내내 비주류로 불린 그가 이 날만큼 ‘심쿵(?)’한 적도 몇 안 됐을 것입니다. 개표 결과를 계속 지켜본 미국 시민들이야 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못잖게 그날 밤이 ‘아름다울 수 있을지’ 가슴 졸이며 대선 결과를 초조히 지켜본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개인자산 10억달러(1조1700억원) 이상의 ‘빌리어네어’를 포함한 전 세계 억만장자들입니다. 왜냐구요.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치열한 선거전을 펼치며 그들의 자산도 롤러코스터를 탔기 때문입니다. 특히 10월 말께부터 트럼프 당선 이후까지 10여일 간 세계 부자들의 자산은 요동쳤습니다. 급격히 올랐다 빠르게 사라진 재산가치를 환산하면 합계 1800억 달러.우리 돈 200조원 이상입니다.

지난달 28일부터 볼까요. 당시 블룸버그 등이 집계한 세계 500대 억만장자 자산 합계는 4조4450억 달러(5232조 6500억원)였습니다. 이 날 유권자들의 트럼프 지지율은 42.9%(319차례 여론조사 결과 종합)였습니다. 열흘 전인 18일에 비해 2%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이 때부터 11월 4일까지 트럼프의 지지율은 꾸준히 42∼43%대였습니다. 그의 입장에선 일종의 ‘강보합세’였죠. 같은 기간 부자들 자산은 우리 돈 78조원 이상(670억달러)이 줄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 클린턴 지지율은 48.5%를 찍은 뒤 서서히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4일 이후부터 대선 당일인 8일 직전까지입니다. 이 시기 트럼프의 지지율은 42.1%에서 42%로 소폭 낮아졌습니다. 반면 같은기간 유권자들 47.3%는 클린턴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보냈습니다. 여론조사 추이만 놓고 보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바라는 ‘간절함’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 부호들 자산은 반등하기 시작합니다. 나흘 간 61조원(520억 달러)이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당선을 확정 지은 8ㆍ9일 이후엔 어떻게 됐을까.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이 빠르게 줄었습니다. 사흘 간 무려 73조원(630억 달러)이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2주일이 채 안 되는 기간, 지구촌 부자들 ‘곳간’의 증감 규모 합계를 계산하면 1820억달러입니다. 212조원 이상입니다. 물론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트럼프 쇼크의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세계 억만장자들 모두가 트럼프 때문에 손해를 봤을까요. 아닙니다. 각자 들고 있는 자산의 ‘종류’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워런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출처=게티이미지]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워런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입니다. ‘오마하의 현인(賢人)’으로도 불리는 이 유명한 투자가는 이번 대선 때 민주당을 지지했습니다. 사람들은 대선 후 그의 자산도 트럼프 당선 영향을 받을 것이라 지레 짐작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 버핏이 쥔 자산은 며칠 새 7조600억원(60억달러)가량 올랐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버핏이 갖고있던 웰스파고 은행 주가가 올라서인데요. 대선 뒤 이틀 간 이 은행 주가는 13% 뛰었습니다. 공화당 행정부가 들어서면 금융분야 규제가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카를로스 슬림 아메리카 모빌 명예회장 [출처=게티이미지]

물론 큰 손해를 지금껏 만회 못하는 부자도 있습니다. 바로 카를로스 슬림(76) 아메리카모빌 명예회장입니다. 멕시코 최대부자 자리를 꿰찬 그의 자산은 트럼프 당선 직후 6조8200억원(58억 달러)이 사라졌습니다. 시장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먼저 손 보려는 것 때문에 슬림의 자산도 폭락했다고 해석합니다. 바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입니다. 그간 슬림이 부(富)를 독식해 온 멕시코는 이 협정 최대 수혜국이었습니다.

이처럼 세상의 ‘주류’가 미처 예상 못한 미국 대통령은 지구촌 경제의 주역을 자임해 온 억만장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습니다. 남부러울 것 없어뵈는 이들마저 트럼프의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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