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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JFK 생일때 입은 마릴린 먼로의 60억 드레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이세진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반세기 전 한 여성이 생일 파티에서 입었던 드레스가 480만달러(약 57억원)에 낙찰됐다.
 
마릴린 먼로의 드레스. 먼로의 드레스는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할리우드관을 시작으로 전세계 33개 전시관에 순차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드레스의 주인은 바로 20세기 최고의 섹스 심벌 여배우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열린 줄리언 옥션에서 ‘해피 버스데이 미스터 프레지던트’라는 이름의 드레스가 480만달러에 팔렸다. 1999년 처음 크리스티 경매에 나와 한 사업가에게 130만달러에 낙찰됐던 이 드레스는 17년 동안 300만달러 이상의 가치를 더했다.
 
마릴린 먼로

1962년 5월 19일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45번째 생일을 앞두고 뉴욕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먼로는 1만5000여명 관중 앞에서 흰색 밍크 코트를 벗으며 이 드레스를 선보였다.

이어 먼로는 “생일 축하해요, 대통령님(Happy Birthday Mr. President)”이라고 속삭이듯 말한 뒤 특유의 고혹적인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이후 이 드레스에는 ‘해피 버스데이 미스터 프레지던트’라는 별칭이 붙었다.

연한 살구색의 이 드레스는 할리우드 유명 디자이너 장 루이 손에서 탄생했다. 당시 장 루이는 ‘세상에 하나뿐인’ 이 드레스를 위해 2500여개의 크리스탈과 인조 다이아몬드를 직접 수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줄리언 옥션 최고경영자(CEO) 대런 줄리언은 “먼로가 부른 ‘해피 버스데이 미스터 프레지던트’는 미국 역사에 남을 즉흥 공연”이었다고 전했다.

먼로의 드레스를 57억원에 흔쾌히 사들인 곳은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Ripley’s Believe It Or Not)’이다. 이 박물관의 부회장 에드워드 메이어는 “이 드레스만큼 1960년대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아이템은 없다”며 “팝 문화의 가장 상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962년 5월 열린 케네디 대통령의 생일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는 마릴린 먼로 모습 [출처=줄리언 옥션]

이 드레스가 특별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먼로가 대중 앞에 선 자리에서 입었던 ‘마지막’ 드레스라는 점이다. 먼로는 이날 이후 3개월만에 약물(신경안정제)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케네디의 처남인 스티브 스미스와 마릴린 먼로 [출처=존케네디서고]

36년의 짧지만 화려한 삶을 보낸 먼로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논란거리를 남겼다. 최종 결론은 약물로 인한 자살로 났지만, 복용용량이 사망에 이르기에 부족했고 최초 발견자인 청소부의 증언이 번복되기도 했다. 분신처럼 가지고 다니던 수첩과 부검 결과의 원본이 사라졌으며, 전 미중앙정보국(CIA) 요원은 상관의 지시로 그녀를 살해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문 중 확인된 것은 전혀 없다.

화려한 외모와 명성과는 달리 그의 인생은 순탄치 못했다. 어린 시절에는 정신분열증이 있는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의 방관 탓에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고아원 생활로 생긴 애정결핍에 평생 시달렸다.

16세에 결혼한 후 1944년 누드모델로 데뷔, 배우생활을 하던 먼로는 이혼 후 2번의 결혼과 또 다시 2번의 실패를 겪는다.

먼로는 이외에도 과학자 아인슈타인ㆍ가수 프랭크 시네트라와 이브 몽탕ㆍ케네디 형제와도 염문설을 남겼다. 특히 그의 죽음이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와 연관되었다는 소문이 돌자, 먼로가 생전 케네디 생일 행사에서 입었던 드레스가 재조명받기도 했다.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의 이 장면은 할리우드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힌다

2011년 경매에 나왔던 먼로의 또 다른 하얀 드레스는 460만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1955년 영화 ‘7년만의 외출’에서 먼로가 입고 나왔던 이 드레스는 마릴린 먼로라는 이름을 전설의 반열에 올려놨다. 지하철 통풍구 위에 서서 치마를 내리누르는 바로 그 장면의 드레스로 유명하다. 
 
립스틱과 담배가 들어있는 미니어처 핸드백 [출처=줄리언옥션]

먼로가 살아있으면 90세가 됐을 올해 생일(6월 1일)을 기념으로 그의 개인 소유물이 세계 순회전시를 마친 후 최근 경매에 올랐다.

10센트 동전 2개ㆍ필립 모리스 담배 8개피ㆍ립스틱 하나ㆍ플라스틱 빗ㆍ파우더 퍼프 등 어느 여성의 핸드백에서나 볼 수 있는 소품을 담은 케이스의 경매 예상가는 2만달러이다.
 
먼로가 세번째 남편인 아서 밀러와 결혼생활을 시작한 직후 적은 메모 [출처=줄리언옥션]

그의 옷과 구두는 물론 고통스러웠던 사생활을 엿보여주는 메모와 편지도 경매에 올랐다. 먼로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남편인 극작가 아서 밀러와 결혼생활을 시작한 직후인 1956년 적은 메모가 대표적이다.

“사람이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나는 언제나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는 것에 대해 깊이 두려워해왔다”고 적은 먼로는 1961년 밀러와 이혼했다. 이 종이 한장의 가격은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사이로 책정됐다.

먼로가 1961년 3월 2일 주치의에게 보낸 편지 사본도 경매에 올랐다. 그는 뉴욕 페인 휘트니 정신과에 머물렀던 기간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먼로는 “내가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 때문에 감옥에 갇힌 느낌”이었다면서 퇴원시켜주지 않았다면 의자로 유리를 깨부순 후 유리조각으로 자해소동을 벌였을지도 몰랐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여배우인데 스스로 내 몸을 망가뜨리지는 않았겠죠”라고 덧붙였다. 이 편지 사본의 예상가는 2만~3만달러다.

영화 ‘사랑합시다’를 촬영하던 1960년 3월 2일 식료품점에서 LA 베벌리 힐스 호텔로 식품을 배달시킨 후 받은 영수증도 있다. 영수증에는 먼로가 베이컨과 라드(요리용 돼지기름)를 사고 2.29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돼 있다.

마릴린 먼로는 하나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어센틱 브랜드 그룹은 2011년 먼로 관련 재산권을 사들여 그의 이미지를 활용한 여성복과 속옷 판매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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