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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접대ㆍ기타비 7.6조원 쓴 삼성, 朴정권 3년 간 대규모 감원
- 10대 재벌 속한 ‘총수독대’ 7곳 가운데 3년 간 접대ㆍ기타비용 지출규모 최대
- 매출ㆍ영업익 동반하락 속 직원 수 2474명 줄여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삼성ㆍ현대차ㆍSKㆍLGㆍ롯데ㆍ한화ㆍ한진

이들 기업 집단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소위 ‘10대 재벌(자산 기준)’에 속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또는 최고경영진)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 사이 박근혜 대통령과 따로 만났습니다. 십 수억∼수백억 원을 내놨습니다. 이번에 거금을 낸 한 대기업 실무자는 “(미르ㆍK스포츠 재단 출연자금 대부분은) 회계 계정 상 기부금으로 잡혔다”고 말합니다. 손익계산서에선 ‘지출’입니다.

이 재벌들은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3년 간 연 최소 1000억원에 달하는 ‘접대비’ 또는 용처(用處) 불분명한 ‘기타비용’을 지출해 왔단 점입니다. 공식적인 규모만 보면 기부금을 압도하죠.

그런데, 이런 씀씀이가 기업 성장엔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요. 궁극적으론 이들이 누차 강조해 온 ‘고용’에도 좋은 영향을 줬을까요. 이른바 ‘총수 독대’가 성사된 7대 재벌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 접대ㆍ기타비용 가장 많이 쓴 곳은 삼성=슈퍼리치 팀은 22일 이들 7개 기업집단 상장ㆍ비상장 계열사를 모두 분석했습니다. 사업ㆍ감사보고서를 공시한 369개 기업의 2013년 이후 3년치 자료입니다.

여기서 접대비는 손익계산서의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 또는 영업비용)’ 중 “업무 관련 교제ㆍ선물 등 접대행위에 지출한 모든 금액”을 뜻합니다. 연간 접대비가 ‘0원’이거나 미공개인 기업은 판관비 등의 ‘기타’계정을 적용했습니다. 물론 기타비용 모두 접대비일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는 돈입니다.

가장 많이 쓴 곳은 삼성입니다. 지난해 까지 7조 6425억원을 접대비 등으로 지출했습니다. 2013∼2015년 간 2조 4800억∼2조 6500억여원씩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삼성 다음으로 접대비 등을 많이 지출한 기업집단은 LG입니다. 매년 1조 5600억∼ 1조 8880억원 씩 5조 1290억원 가량을 썼습니다.

SKㆍ현대차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모두 1조원 이상씩 썼습니다. 한진ㆍ한화ㆍ롯데도 각각 4356억ㆍ3739억ㆍ3304억원을 접대비 등에 지출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천문학적 비용이 ‘장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닙니다. 쉽게 말해 접대ㆍ기타 비용 변화와 매출 성적은 사실상 따로 움직였습니다.

삼성부터 볼까요. 3년 간 접대비 등 규모가 0.9% 줄었습니다. 반면 매출은 10% 감소했습니다. 비율로만 보면 10배 이상 차이를 보입니다. 사용처가 불명확한 자금을 소폭 줄였다고 해서 그룹 전체 매출이 10분의 1이나 쪼그라들었을까요. 자세히 보니 삼성은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를 33.5%나 줄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성적 부진에 ‘다른 요인(?)’이 있었단 해석이 가능합니다.
접대비가 늘었지만 매출이 뒷걸음 친 재벌도 있습니다. SK가 대표적입니다. 박근혜 정부 이후 기타비용 등을 70% 이상 늘렸지만, 오히려 매출은 10%이상 감소했습니다. 롯데ㆍ한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일한 예외는 현대차인데요. 3년 간 접대비 등이 8.5% 증가하면서 매출도 비슷한 비율로 늘었습니다. 광고비 증가폭도 매출 증대와 균형을 이뤘습니다.

▶ 실적에 맞춘 고용?…삼성, 2470여명 감원=지난 3년 간 재벌들이 거둔 ‘장사 성적’은 고용에도 직ㆍ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박 대통령과 총수 독대를 거친 7대 재벌 가운데 삼성의 실적은 가장 좋지 않은 편입니다.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도 57% 이상 감소했습니다. 3년 간 직원 수는 2474명 줄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따진 감원 규모는 다른 6곳을 뛰어넘습니다. 2013∼2014년 간 2913명을 늘렸지만 이듬해 5300명 이상이 퇴직한 게 결정적이었죠.

한화도 매출 후퇴와 고용 감소가 같이 이뤄졌습니다. 3년 간 직원 1503명이 줄었습니다. 2013∼2014년엔 1038명, 2014∼2015년엔 465명이 연이어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과 달리 영업이익은 53% 늘어났음에도 직원 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전반적으로 7대 재벌 직원 수는 지난 3년 간 소폭 늘었습니다. 특이한 건 현대차ㆍ삼성ㆍ한화를 뺀 4개 기업집단 모두 매출액이 줄었지만 직원은 오히려 늘었단 점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가 바로 영업이익입니다. 4곳 중 SKㆍLGㆍ롯데는 2013년 이후 영업익 증가율이 연 평균 9∼22%를 기록합니다. 한진도 2013년과 2014년 사이 흑자 전환에 성공해 이듬해엔 이익 증가율 12.4%를 찍었습니다.

결국, 작게나마 고용 규모를 늘린 재벌들도 매출 감소를 겪으며 영업익을 늘린 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수천억 원 이상 지출한, 사용처마저 불분명한 접대비가 사실상 ‘실적’엔 큰 도움 안 됐다는 결론 또한 덤입니다.

그렇다고 7대 재벌들이 ‘고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인 만큼 기존 노동자들에 대한 분배 수준은 높아졌을까.

3년 간 이들 기업집단에 속한 상장ㆍ비상장사(금융 계열사 제외)의 노동소득분배율이 평균 50%를 넘긴 적은 없습니다. 회사가 거둔 부가가치 중 직원에게 돌아간 몫은 매년 평균 ‘절반 미만’이었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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