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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고액연봉+한달 휴가’ 직원엔 안 아끼는 美‘대표 구두쇠’ 회장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 기자ㆍ이채윤 학생기자]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억만장자에 비해 화려한 삶을 살지 않는 여성 창업자가 있다.

바로 의료정보 소프트웨어 회사 ‘에픽 시스템스’(Epic Systems)의 설립자 주디 포크너(Judy Faulknerㆍ72)이다. 그는 평소 근검절약을 실천하는 ‘구두쇠 회장’으로 유명하지만,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한다.

에픽 시스템스 CEO 주디 포크너 [출처=헬스케어IT뉴스]

미국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서 태어난 포크너는 디킨슨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부모님께 빌린 6000달러(약 710만원)로 소규모 회사를 차렸다. 직원은 시간제 근무자 3명 뿐이었으며 사무실도 매디슨의 한 작은 아파트였다. 설립 초기 ‘휴먼 서비스 컴퓨팅(Human Services Computing)’이라는 이름이었던 이 회사는 37년 뒤 연매출 20억 달러의 미국 최대 의료정보회사로 거듭났다. 

매디슨 에픽 본사에 있는 에픽 간판[출처=글래스도어]

에픽은 의료 관련 정보를 보관하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전자의무기록’(EMR:Electronic Medical Records)을 개발ㆍ판매하는 회사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2011년부터 표준화한 EMR을 구축한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면서 도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미 존스홉킨스병원ㆍ클리블랜드 클리닉 등 유수 의료기관을 비롯해 69% 이상 병원들이 EM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덕분에 이 분야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구를 해 온 에픽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미국인 절반 이상의 의료기록이 에픽 시스템에 저장돼있으며 매일 환자-의사 사이에 100만건 이상 의료정보 공유가 이뤄진다.

에픽의 직원도 9000여명까지 늘었고 덩달아 포크너의 자산도 22억달러까지 뛰어 2016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 자수성가 여성부호’ 3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포크너는 우리 돈으로 2조원이 넘는 부(富)를 거머쥐었지만, 검소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엄청난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가 15년간 구매한 차는 단 2대 뿐이다. 화려한 저택에 대한 집착도 없다. 그는 태어나고 자란 매디슨의 평범한 집에서 30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 

기빙플레지 로고. (왼쪽부터) 워런 버핏(85)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빌게이츠(60)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의 아내 멜린다 게이츠(51)



작년 5월에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도하는 재산 환원운동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도 가입했다. 포크너는 당시 서약서에 “몇년 전 어린 아이들에게 ‘어른들(부모님)로부터 받아야할 두 가지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자 아이들은 돈과 음식이라고 답했다”며, “하지만 나는 뿌리와 날개라고 생각한다. 내 목표는 아이들이 스스로 날개를 달 수 있도록 뿌리(음식ㆍ교육ㆍ의료 등)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는 “죽기 전 내가 가진 지분 99%를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에픽은 압도적으로 큰 캠퍼스를 자랑한다[출처=매디슨닷컴]

포크너는 검소한 생활과 달리 직원들에겐 아낌없이 베푼다. 에픽 시스템스 직원들은 매년 가는 휴가와 함께 5년에 한 번씩 한 달간 휴가를 떠난다. 직원이 이전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나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회사는 해당 직원은 물론 동행하는 이의 비용까지 추가로 제공한다. 실제로 에픽의 홈페이지엔 사내 안식 프로그램으로 각국을 다녀온 직원들의 수기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에픽 사옥 외부[출처=글래스도어]

위스콘신에 위치한 에픽의 사옥 또한 직원들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테마로 한 터널형 복도부터 연못ㆍ대규모 평원 등이 조성돼 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테마로 한 에픽 사옥 내부

특히 연봉도 두둑하다. 에픽 시스템스는 2014년 한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선정한 ‘고액 연봉 기업 톱10’에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이 매체는 에픽에서 일하는 기술 서비스 전문가는 7만2000달러(약 8500만원), 프로젝트 매니저는 8만2000달러(약 97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y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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