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3조원 쥔 한국 최연소 부자 10명, 9명은 ‘상속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이세진 기자]

아직은(?) ‘상속자’가 대세일까요.

한국서 개인 자산이 가장 많은 최연소 부자 10명 가운데 9명은 선대(先代)가 이룬 가업을 물려받거나 자산을 나눠가진 ‘가업 승계형’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열 명이 소유한 상장ㆍ비상장사 자산 등의 합계는 3조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개인 자산 10억달러(1조 1700억원)이상인 세계 억만장자 중 가장 젊은 10명 중에서도 6명이 상속자였습니다.

슈퍼리치 팀은 자체 집계 중인 국내 100대 부호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은 인물 10명을 추렸습니다. 범죄자와 미성년자를 제외한 이들의 개인 자산 합계는 3조4401억원입니다. 1명이 평균 3440억원 씩 갖고 있는 셈입니다.
나이가 가장 어린 인물은 자산 기준 국내 2위 부호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큰 딸 서민정 씨입니다. 올해 한국 나이로 26세(1991년 생)인 서 씨는 재벌 3세입니다. 아모레퍼시픽 전신인 태평양을 세운 고 서성환 창업주 손녀죠.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 외손녀이기도 합니다. 서 씨 명의 자산은 친가와 외가 쪽 회사 상장주식, 그리고 비상장 화장품 업체 에뛰드 주식 등을 합쳐 36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서 씨 다음으로 적은 연령대는 39세입니다. 40대를 앞둔 이들 4명 가운데 최대 부호는 구광모 LG 시너지팀 상무입니다. ㈜LG 주식 등을 합쳐 6638억원을 쥐고 있습니다. 자산 규모로만 따지면 국내 30대 부자 가운데 1위입니다. 
 
저연령 순으로 집계한 ‘한국 100대부호’ 화면 캡처 [11. 25 업데이트]

▷ 관련링크: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구본무 LG그룹 회장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친아들인 구 상무는 2004년 구본무 회장 양자로 입적했는데요. 당시 LG그룹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며 장자의 대를 잇겠다는 유교적 가풍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최근 있었던 그룹 임원 인사에서 승진 없이 상무직을 유지했습니다.

구 상무와 동갑인 허희수 비알코리아 전무ㆍ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도 가장 젊은 국내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허 전무는 허영인 SPC(구 삼립식품) 회장 차남입니다. 이 전무는 고 이운형 세아그룹 전 회장의 큰아들입니다.

허 전무의 형 허진수(40) SPC부사장도 있습니다. 삼립식품과 비상장사 파리크라상 지분 등을 합쳐 3483억원을 쥐고 있습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차남인 임종훈 한미메디케어 대표이사도 국내 최연소 부자 10명 중 하나인데요. 한미사이언스 상장주식과 비상장사 한미IT 지분(36%) 등을 합친 그의 자산은 2645억원입니다. 이 밖에 김종희 동서 사장ㆍ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부장 등이 허 부사장 등 보다 한 살 많은 41세 나이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김원일 골프존 전 대표이사

1975년 생으로 올해 42세인 김원일 골프존 전 대표는 국내 10대 젊은 부자 가운데 ‘맏형’격입니다. 김영찬 골프존 창업자 외아들인 그는 2000년 5월 스크린골프 업체로 시작한 골프존의 실질적 최대주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반 본인이 밀어부쳤던 ‘창조경제’의 예로 이 회사의 성공스토리를 든 적이 있습니다.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창업자

이처럼 절대다수가 가업승계형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인물이 있습니다. 젊은 한국부자 10명 중 사실상 유일한 자수성가입니다. 바로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이사입니다.

올해 39세인 그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를 나와 2012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기초한 게임회사를 차립니다. 더블유게임즈의 전신 ‘어퓨굿소프트’입니다. 북미ㆍ유럽 시장서 게임 ‘더블유카지노’가 성공하며 그의 회사는 3년 만에 수출 5000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가 된 더블유게임즈 주식 740만주를 갖고 있습니다. 그가 쥔 지분 평가액은 2324억원입니다.

집계 범위를 한국 바깥으로 넓혀보면 어떨까.

포브스가 집계하는 세계 억만장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10명의 자산 합계는 141억달러. 우리 돈 16조 4800억원입니다. 이들 가운데 자수성가는 4명, 상속자는 6명입니다. 최근 ‘가장 어린 자수성가 부자’로 화제가 된 스트라이프(온라인 지불결제 회사)창업자 존 콜리슨은 26세입니다. 그의 형 패트릭 콜리슨은 28세죠. 

세계 최연소 상속자 자매. 알렉산드라 안드레센(왼쪽)과 카타리나 안드레센 [출처=svt]

하지만 그들보다 더 어린 부자들이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두 ‘소녀 부호’ 알렉산드라 안드레센(Alexandra Andresenᆞ19)과 그의 언니 카타리나 안드레센(Katharina Andresenᆞ20)입니다. 현재 24억달러(2조 8000억원)를 쥐고 있는 이 자매는 ‘상속자들’입니다.

가업승계 형 부호들 자산 규모가 창업자들을 여전히 앞지르고 있는 현실은 반가운 일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그 나라 경제가 역동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어서입니다. 젊은 창업가들의 아이디어와 패기가 아직까지는 수십 년 전 만들어진 ‘오래된 자본’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