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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슈퍼리치(38) 삼성→창업→7억 펀딩‘핀테커’…“불편 깨는 건 오직 ‘사람’뿐”
2016.12.22 15:17
- ‘블록체인’활용 송금 스타트업 모인(MOIN) 서일석 대표
- 삼성전자 나와 4년여 준비 끝 창업, 4개월 뒤 7억 유치
- “불편 해결은 사람의 힘…동료 성장이 기업가치 확대 비결”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 기자] 아이는 우연한 기회에 컴퓨터를 알게 됐다. 컴퓨터를 알고 나니 프로그램 만들기가 좋아졌다. 그리고 즐겼다. 전공은 ‘당연히’ 소프트웨어 개발이었다. 그렇게 삼성전자까지 입성했다. 


서일석 대표


하지만 머무르지 않았다. 오래 품은 창업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갔다. 퇴사 후 준비에만 4년 넘게 걸렸다. 배워야 할 게 많았다. 아이템은 수십 년 간 바뀌지 않은 ‘불편과 비효율’ 중 하나로 꼽히는 해외송금이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했다. 같이 걸어갈 ‘좋은 사람들’이 모여야 했다. 그렇게 핀테크(금융+IT) 스타트업 ‘모인(MOIN)’이 만들어졌다. 창업 수 개월 만에 투자금 7억 원을 모은 서일석(33) 대표 이야기다.

STEP 1. 시작은 초등학교 전산반

1983년 태어난 서 대표의 ‘컴퓨터 사랑’은 초등학교 시절부터였다. 퍼스널 컴퓨터(PC)가 대중화 되기 전, 학교 전산반에 들어간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생전 처음 접한 컴퓨터가 신기했고 재미있었다. 프로그램을 배운 것도 그 때다. 이젠 쓰지 않는 ‘GW BASIC’부터 시작했다”며 “PC에서 쓰는 다양한 ‘언어’를 익히는 게 마치 블록을 조합하는 느낌이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서 대표는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재미’를 계속 이어갔다. 각종 전산 경시대회도 출전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동료, 선ㆍ후배와 자연스레 어울릴 수 있었다. 컴퓨터를 전공한 공학도의 전형적인 흐름이었다.

첫 직장도 대학 전공을 그대로 이어갔다. 2007년부터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부서에서 일했다. 취업 준비생들이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 서 대표의 ’취업 동기‘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그는 “삼성전자는 그 때도 한국 IT관련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제일 큰 회사였다. 이런 곳에서 일 하고 싶단 욕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STEP 2. 목표를 위한 ‘사전 준비’

그러나 2011년 서 대표는 생각만 해 왔던 ‘창업’을 결심하며 회사를 그만뒀다. 지인ㆍ동료들이 하나 둘 독립해 성공한 사례도 귀에 들어오던 시절이었다. 문제는 당장 창업을 할 실력이 모자랐단 사실이다. ‘기술’만 으론 힘들었다. 더 많이 배워야 했다.

그는 “재무ㆍ인사 등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 바로 창업을 하면 망할 것 같았다”며 “불과 5년 전이지만, 그땐 지금보다 창업에 대한 주변 시선이 훨씬 차가웠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전략을 세웠다. 퇴사 후 한동안 ‘간접 창업 경험’을 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ㆍ창업투자 및 육성 기업) 등에 몸 담았던 이유다. 4년 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퓨처플레이 등에서 투자 심사역으로 일했다. 성장 가능성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자금을 대는 역할이었다. 창업보육ㆍ후속투자 유치 등도 맡았다.


서홍석 모인 공동창업자


중요한 건 그가 이 시기에 스타트업에 먼저 뛰어든 ‘사람들’을 알게 됐단 점이다. 현재 모인의 공동창업자 서홍석 개발자와도 이 시기에 가까워졌다.

이 뿐 아니다. 투자 심사를 하며 알게 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자연스레 서 대표의 ‘창업 선배’가 됐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잠금화면 광고로 유명한) 버즈빌, 그리고 교육용 소셜미디어 플랫폼 ‘클래스팅’ 등을 발굴한 게 기억에 남는다”며 “당시엔 이 회사들을 ‘심사’하는 위치였지만, 지금은 업계 일원으로 조언 등도 많이 구하고 있다”며 웃었다. 현재 클래스팅은 사용자만 3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즈빌도 대기업들과 제휴를 맺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STEP 3. 시장조사→5000만원으로 시작한 ‘좋은 사람들’

서 대표는 VC 등에 있으면서 준비한 아이템이 4개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업엔 시장이 있어야 했다. 성장 가능성도 필수였다. 치열하게 조사했다. 결론은 해외송금 서비스였다. 블록체인 기술을 쓰면 현행 방식보다 훨씬 편하고 저렴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중앙형 서버만 쓰는 일반 은행과 달리 거래기록을 분산해 저장할 수 있는 게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이라고 서 대표는 말한다.

따라서 기록 위ㆍ변조가 어렵단 것도 장점이라고 한다. 그는 “거래가 진행될 수록 안정성ㆍ보안 등이 강화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서비스는 국내에선 초기단계다. 2014년 기준 한국의 해외송금 시장 규모는 최소 14조원(세계은행 집계)이다.

서 대표는 여기서 ‘시장’을 봤다.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은행 해외송금 서비스는 근본적으로 안 변했다. 송금방식ㆍ수익구조 등도 그대로다”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해외송금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그대로라고 그는 지적했다. “택배 조차도 실시간 추적이 가능한데, 돈은 제대로 오는지, 언제쯤 도착하는지, 또 송금 총액 중에 얼마가 가는 지도 잘 모르는 구조“라고 그는 진단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서 대표는 같이 일 할 ‘좋은 사람들’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 VC시절 인연을 맺은 서홍석 개발자를 영입했다. 다른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김보람 디자이너도 함께 했다. 그렇게 사람들이 뭉쳐 ‘모인’이 만들어졌다. 종잣돈은 3명이 모은 5000만 원이 전부였다.



STEP 4. 준비하니 ‘투자’가 따라왔다

무려 5년 가까이 걸린 ‘준비기간’은 서 대표를 배신하지 않았다.법인 정식 설립 1개월 전부터 이름을 알릴 기회가 왔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D.CAMPㆍ디캠프)이 주최한 스타트업 데뷔 무대서 우승을 차지한 것. 3월엔 옐로금융그룹의 첫 투자금을 유치했다. 창업가 출신 인사ㆍ금융권 관계자ㆍ회계사 등의 엔젤투자도 이어졌다.


지난 7월 모인에 투자한 VC 가운데 한 곳인 스트롱벤처스 로고


특히 7월엔 벤처투자사들이 서 대표의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캡스톤파트너스ㆍ보광창업투자ㆍ미국 스트롱벤처스 등 4개 기관에서 5억 원을 끌어모았다. 누적 투자 규모는 7억 원. 창업 4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회사의 사업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10월엔 일본 송금 서비스, 11월엔 중국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7년엔 사업 확장을 위한 시리즈B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서 대표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 자리에서 그간 이뤄낸 매출ㆍ영업이익 등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TEP 5. “사람 빼면 노트북만 남습니다”

모인의 수익구조는 상당히 간단하다. ‘은행 송금’에 들어가는 환전수수료ㆍ망(網)수수료 등이 없다. 소위 ‘히든 피(Hidden fee)’도 들지 않는다. 순수하게 송금 금액에만 기초한 수수료를 받고있다. 기존 비용보다 최대 80%가 저렴해진다.


서일석 대표(뒷줄 가운데)와 ‘모인’ 직원들


이는 블록체인 ‘기술’만의 힘이었을까. 서 대표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모든 게 효율화 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결국 사람이 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용자의 가치를 높여주는 일을 하다보면 돈은 당연히 따라서 벌게 될 것”이라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구성원들과 공유한 일종의 ‘룰’이다.

서 대표는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같이 모여 일 하는 사람들이 ‘모인’을 통해 더 성장하는 게 기업가치 확대의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사람 빼면 노트북 밖에 안 남거든요”

factism@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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