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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1조 문턱’ 자수성가 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명과 암’
2016.12.27 10:43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우리나라에서 개인자산 1조 원을 넘긴 자수성가 형 부자는 10명이 채 안 된다. 슈퍼리치 팀이 집계 중인 ‘한국 100대 부호’에 올해 한 번 이상 이름을 올린 125명 가운데 8명이다.

그 뒤를 바짝 쫓는 이가 있다. 이랜드그룹 박성수(64) 창업자 겸 회장이다. 현재 그가 소유한 자산 규모는 9900억원 대로 1조 원에 육박한다. 재계 2ㆍ3세 등 가업승계 형까지 합친 국내 100대 부호 중에서도 30위에 올라있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박 회장은 개인 자산만 놓고 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자수성가 형 부자 중 한 명이다. 누구보다 빠르게 회사를 키운 경영자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밝게 빛나는 이면엔 그림자도 있다. 회사 수익성ㆍ재무 건전성 등이 악화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디자인 도용 등 ‘카피캣’ 논란은 지난해에만 세 차례 있었다. 최근엔 단기 노동자들 임금을 체불해 감독 당국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랜드 그룹 로고

박 회장의 창업스토리를 모르는 이는 별로 없다. 그는 1980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보세 의류점 ‘잉글랜드’를 세우며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수출하고 남은 보세 의류를 떼어와 판매했다. 당시 보세옷은 수출을 명목으로 세금을 내지 않은 의류를 뜻했다.

동네에서 인정 받은 ‘옷 장사’는 법인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랜드’로 회사 이름도 새로 지었다.

사업을 계속 키운 박 회장은 2003년 8개 기업과 50여개 브랜드ㆍ2500여개 매장을 보유한 기업을 일궜다. ‘브렌따노’와 ‘헌트’ 등 중저가 의류 브랜드가 연이어 인기를 끌었다. 이랜드가 유명해진 결정적 계기였다. 2014년 이랜드그룹 매장 수는 1만668개까지 늘었다. 2000년대 중ㆍ후반부턴 유통과 관광 등으로 일의 영역을 넓혔다.

그 결과 박 회장은 창업 35년 만에 자기 회사를 자산 10조 원을 넘보는 거대 ‘그룹’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기준 연결 재무제표애 포함된 이랜드그룹 소속 회사는 161개다. 이들 자산 합계는 9조 8059억원이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자산규모는 한국 자수성가부호 가운데 9위로 집계됐다. [슈퍼리치 홈페이지 superich.heraldcorp.com ]


▷관련링크:한국 100대 부호 (링크가기)

박 회장의 재산도 회사 못잖게 불어났다. 핵심은 그룹 지주사인 비상장 기업 이랜드월드다. 박 회장 일가와 이랜드 복지재단 등 특수관계자가 지분 99.57%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박 회장 소유 지분(40.59%)에 기초해 평가한 자산만 따져도 9950억 7600만 원(자본총계(연결) 기준)이다. 그는 또 다른 계열사 이랜드 리테일 지분도 소수 갖고있다. 두 회사를 합친 박 회장 주식 자산 규모는 9951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자산 1조원’에 빛나는 창업가의 회사에도 어려움은 있다. 단기간에 투자를 늘리며 ‘빌린 돈’이 많다는 게 문제다.

무디스 계열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지난해 7월 이랜드그룹 보고서에서 “투자 확대로 그룹 전반의 차입규모가 증가했다”며 “현금성 자산 대비 단기성 차입금이 과다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신평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2010∼2015년 간 최소 28개 업체를 인수ㆍ합병(M&A)하며 8370억 원을 쏟아부었다. 


이랜드그룹의 차입금 추이 등 재무안정성 지표 [자료:한국신용평가 ‘2015년 이랜드그룹 분석 보고서’]


실제 차입금 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장ㆍ단기를 합친 차입금 합계는 2010년 2조 1590억 원에서 꾸준히 늘어 2014년 4조 5720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단기 차입금 규모는 같은 기간 동안 쉼 없이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포인트는 유통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다. 증시에서 자금을 끌어오겠다는 것. 지난 15일 그룹 측은 한국거래소에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고 밝힌 상태다.


도용 논란을 겪은 이랜드 ‘폴더’의 제품(왼쪽)과 레이버데이의 머플러 제품


박 회장과 그의 회사가 안고 있는 또 다른 ‘그림자’는 디자인 베끼기다.

우선 지난해 2월 이랜드의 여성의류 브랜드 ‘미쏘’는 중소브랜드 제품을 도용해 논란이 됐다. 5월엔 팬시·리빙 SPA(제조 유통 일괄형) 브랜드 ‘버터’가 총 13개의 디자인 무단 도용 제품을 판매한 사실이 밝혀졌다. 11월엔 신발 브랜드 ‘폴더’가 국내 한 소규모 업체 머플러 제품 디자인을 무단 도용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났고, 논란이 일자 매장에서 상품을 전량 철수했다.

뿐만 아니다. 이랜드의 베끼기 행태는 외식사업서도 논란이 됐다. 2013년엔 중소프랜차이즈 업체 ‘로운샤브샤브’의 인테리어를 도용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적도 있다. 당시 회사 측은 사과문을 냈고 “해당 사업 책임자 등을 인사조치했다”고 밝혔다.


이랜드 외식브랜드 ‘애슐리’ 매장


그러나 이랜드그룹은 외식사업과 관련해 최근 다시 한 번 사과해야 했다. ‘애슐리’ㆍ‘자연별곡’ 등에서 일한 단기노동자(아르바이트)들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드러난 것.

고용노동부는 지난 19일 “해당업체는 근로자 4만4360명에 대해 금품 83억 72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임금 뿐 아니라 연차수당ㆍ휴업수당ㆍ연장수당ㆍ야간수당 등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랜드 측은 그룹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걸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해당 계열사(이랜드파크) 대표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나 사태는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시민들은 대대적인 ‘이랜드 불매운동’에 나선 상태다.

정의당과 7개 시민사회단체도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랜드파크의 치밀하고 장기적인 법 위반으로 피해를 본 것은 대부분 최저임금을 받던 청년들이었다”며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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