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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삼성이 ‘슈트계 이케아’ 수트 서플라이 들여온 까닭은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이세진 기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아 ‘슈트계의 이케아’로 불리는 네덜란드 남성 정장 브랜드 ‘수트 서플라이’(SUIT SUPPLY)가 한국에 들어온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수트 서플라이 본사와 국내 판권 계약을 맺고 내년 1월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첫 매장을 열 계획이다.

수트 서플라이는 이탈리아산 원단을 100% 이용하고 테일러링(맞춤재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유통 단계를 줄여, 정장 한 벌 기준 400~1000달러(50만~120만원)에 판매하는 합리적인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트 서플라이 창업자 포커 더 용(42) [출처=패션유나이티드]

까날리(CANALI) 등 다른 테일러링 브랜드가 보통 정장 한 벌 1000달러에서 시작하는 것에 비해 수트서플라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맞춤양복을 판매하며, 국내에서도 많은 남성들이 해외 직접구매에 나서고 있는 브랜드이다. 해외 유명인 중에서는 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ㆍ31)가 즐겨입는 정장 브랜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트서플라이는 네덜란드에서 창업한 지 채 16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이지만, 국내외적으로 가성비 뛰어난 의류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네덜란드 선수단 단복을 10년 넘게 제작해온 수트서플라이는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최고의 유니폼’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11년에는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남성복 전문가에 의뢰해 실시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아르마니(Armani)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WSJ은 당시 수트서플라이에 대해 “고급 원단으로 만들어진 깔끔한 구성의 수트서플라이 614달러짜리 슈트는 3625달러짜리 아르마니 슈트에 버금갈 정도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수트서플라이가 제작한 2012년 런던올림픽 네덜란드 선수단 단복 [출처=수트서플라이]

수트서플라이는 2000년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유니버시티칼리지(AUC) 법학과에 다니던 26세 대학생 ‘포커 더 용’(Fokke de Jongㆍ42)이 기숙사 방에서 설립한 업체이다.

재학 당시 맞춤 양복 파티에 열중하던 그는 학교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 트렁크에 양복 등을 싣고 다니며 옷을 팔기 시작했다. 이어 의류 판매로 큰 수익을 거두자 그는 학업을 중단하고 수트서플라이를 설립했고, 현재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회사를 운영 중이다.

수트서플라이는 설립 초기부터 온라인 스토어의 테일러링 서비스에 집중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세분화된 치수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자신의 체형에 맞는 맞춤양복, 수십가지의 원단과 색상을 고르는 등 자신만의 디자인까지 편집해 주문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 마이애미의 한 펜트하우스에 위치한 수트서플라이 매장 [출처=수트서플라이]

현재 수트서플라이는 유럽과 미국, 아시아의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를 포함해 15개국 80여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각 매장 안에서는 재봉사가 상주하는 수선실을 두고 있어 즉각적인 수선이 가능하다. 수트서플라이는 독특한 곳에 매장을 내기도 하는데, 지난해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는 펜트하우스에 위치한 매장이 문을 열기도 했다.

수트서플라이는 또 의류 생산 노동자들에게 안정적인 노동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정의류재단(FWF)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특히 파격적인 광고로도 유명하다. 수트를 입은 남성과 일부 신체를 드러낸 여성과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수트서플라이의 광고는 여성단체로부터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 청담동에 들어설 수트서플라이 한국 1호점 조감도

내년 1월 서울 청담동에 들어설 1호점은 2개층 240㎡(약 80평) 규모의 매장에 우선 17가지 정장 제품을 선보이고, 점차 제품 종류를 늘려갈 계획이다.

자체 생산 국산브랜드에 집중해온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트서플라이를 국내에 들여온 이유는 그동안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 사업을 접기로 최근 결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온라인 스토어에 강점을 보이는 수트서플라이를 통해 온라인 주문에 익숙하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삼성그룹의 패션사업은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43)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PC화면 캡처

▷관련링크:한국 100대 부호 (링크가기)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서현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해 패션분야에서만 길을 걸어온 패션통이다.

그간 삼성그룹의 국산브랜드 육성을 주도해온 이서현 사장은 디자이너 정구호와 정욱준을 영입해 ‘구호’, ‘준지’ 등의 브랜드를 성공시켰으며, 토종 제조ㆍ유통 일괄형 상표(SPA)브랜드인 에잇세컨즈(8Seconds)의 중국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한국 100대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이서현의 자산 평가액은 1조7603억원으로 국내 부호 순위 15위에 올라있다. 그는 삼성물산 지분 5.51%와 삼성SDS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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