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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한국 대표 부호들의 IT기업 친환경 성적표 ‘낙제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홍승완ㆍ윤현종 기자] 국내 대표 부호들이 지배하고 있는 IT 기업들의 친환경에너지 사용 노력이 ‘낙제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의 평가 결과다. IT서비스 관련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동종기업들에 비해 친환경에너지 사용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의 에너지 공급 체계 자체가 친환경적이지 못한데다, 개별 기업들 역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중국의 IT기업들은 그 주인들이 수십조원의 자산을 보유할 만큼 성장했지만, 친환경에너지 사용 노력에서는 그야말로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피스가 최근 내놓은 ‘깨끗하게 클릭하세요’ 보고서 표지

그린피스는 10일 글로벌 주요 IT기업들의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평가한 ‘깨끗하게 클릭하세요 : 100% 재생가능 에너지로 만드는 깨끗한 인터넷 경주의 승자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한국 등 글로벌 대표 IT기업들의 기반시설이 사용하는 에너지에 집중했다. IT분야는 이미 전세계 전력소비량의 7%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과정에서 얼마나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느냐를 평가한 것이다. 각 기업별로 이러한 친환경에너지 사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도 평가의 기준이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이다. 이들은 ‘투명성’,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약속 및 입지 정책’, ‘에너지 효율성 및 온실가스 감축 목표’, ‘재생가능에너지 구매정책’, ‘재생가능에너지 지지 활동’ 등 총 5개 평가 항목 가운데 4개에서 A등급을, 나머지 한 영역에서 B 등급을 받았다. IT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답게 ‘친환경’의 측면에서 책임감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주요 미국 IT기업의 성적표

특히나 애플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애플과 애플이 운영하는 아이튠스는 3년 연속 플랫폼 운영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애플은 온라인 플랫폼 운영과 데이터센터 등의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의 무려 83%를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정보도 명확하고 세밀하게 제공하고 있었다. 2012년 100% 친환경재생에너지 사용을 목표로 내건 이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높게 평가됐다. 일례로 애플은 지난해 말 완공된 새 사옥에 70만 평방피트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완벽하게 친환경재생에너지로 유지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페이스북과 구글도 점수가 좋았다. 페이스북의 경우 관련 데이터를 꼼꼼하고 세밀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과,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정책을 내놓은 후 이를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성하고 있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글은 지난해 그린피스의 지적이후 빠르게 재생가능에너지 사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 받았다. 관련 정보의 투명성은 좀 더 개선되어야 하지만,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정책을 구체적이고 다면적으로 수립한 이후에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해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참고로 페이스북은 67%, 구글은 56%의 재생가능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율을 나타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경우 522억 달러의 개인 자산으로 현재 세계 5위 부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각각 390억 달러 내외의 자산으로 세계 12,13위의 부호 순위를 지키고 있다. 인류를 대표하는 부자의 한사람으로 자리매김 한 만큼,환경보호의 측면에서도 그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주요 IT부호들의 성적표

하지만 미국 기업이라고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아니다. 세계 최대 비즈니스 솔루션 업체인 오라클의 경우 D학점을 받는데 그쳤다. 친환경에너지 사용비율은 8%에 그쳤고,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내역등의 기본적인 정보를 전혀 제공하고 있지 않은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자산 686억 달러로 세계 4위 부자의 자리에 오른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 역시 C학점에 그쳤다. 최근 이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주가는 급상승했지만, 친환경에너지 사용에서만큼은 아직 개선해야될 부분이 많다. 이밖에 미국을 대표하는 오디오 스트리밍 회사인 스포티파이 D학점, IBM은 C학점, 야후는 B학점, HP는 C학점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주요 IT기업들의 성적표

그럼 우리나라의 대표 IT기업들은 어떨까. 아쉽게도 대다수가 ‘낙제점’ 수준이었다.

삼성SDS의 경우 D학점을 받았다. 재생가능에너지사용 약속이나 정책이 없다는 점이 낮은 평가의 주 이유였다. 총전력사용량, 온실가스배출량 등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있지만, 100%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삼성SDS는 다른 국내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11%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린피스는 삼성이 강원도에 들어설 신규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재생가능에너지로 운영할지를 보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SDS를 제외하면 나머지 국내 IT, 시스템 업체들의 평가는 모두 낙제였다. 평가 대상이 된 KT, SK C&C, LG C&S, LG U+ 등은 모두 최하점인 F 등급을 받았다. 4개사 모두 친환경 에너지 사용 비율이 2%에 그쳐친 반면, 석탄 39%, 워자력 31% 등 전통적인 비재생에너지의 사용 비중이 높았다. 대한민국 전체의 에너지 구조가 반영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관련 정보의 투명성에서도 모두 F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사용에 관한 공신력있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지도 않고, 관련 정보에 접근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주요 IT기업들 오너들의 성적표

IT서비스의 대표기업이라 할 수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그나마 높은 C등급을 받았다. 에너지사용 구조에서는 위의 4개사와 차이가 없었지만, 최소한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등의 관련 정보는 충분히 밝히고 있는 덕분에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시장 체계가 수립되면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모두 대체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한 부분도 높게 평가 받았다.

이들 대형사 외에도 평가 대상이 된 중견IT 서비스 업체들 역시 모두 F학점 이었다. 아프리카, 디씨인사이드, 11번가, 알라딘, 쿠팡, 옥션, 다나와,예스24,인터파크, 위메프 등 모든 업체들이 기본적인 관련 데이터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 받았다. 

중국-대만 주요 IT 기업들의 성적표

중국 기업들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세계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가 D, 대표검색엔진인 바이두가 F, 세계최대게임사인 텐센트가 F를 받았다. 각사 오너들의 자산이 우리돈 30조~15조원을 오갈정도로 중국 IT서비스 기업들의 크게 성장했지만, 친환경에너지 사용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을 뿐 아니라, 에너지나 온실가스 사용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대만의 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이서(Acer), 에이수스(ASUS),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트원 등 주요 IT관련 대형업체들 모두 일괄 D학점을 평가 받는데 그쳤다. 전반적으로 동아시아 기업들의 친환경에 대한 열의와 노력이 미국기업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다. 

중국 IT산업 3인방의 성적표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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