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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직원은 재산” 작은부자 vs ‘최악의 직장’ 만든 큰 부자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윤현종ㆍ민상식 기자] 

“낮은 급여ㆍ낮은 복리후생ㆍ사회의 부정적 시각…”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이유(중소기업연구원ㆍ2014)입니다. 3년 전 조사 결과이니, 지금은 좀 바뀌었을까요.

지난해 기업정보 소셜미디어 잡플래닛 조사에 따르면 ‘만족도가 가장 낮은 직장’엔 꼭 중소ㆍ중견기업이란 단어가 들어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론 바뀐 게 없단 뜻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인식을 바꿔나가는 기업가들이 있습니다. 모두 작은 회사 대표입니다. 이들은 직원을 단순한 ‘부품’대신 같이 일하는 동료로, 재산으로 여깁니다.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왼쪽), 장도원 포에버21 창업자

반면 큰 덩치에 누구나 알 만한 ‘이름값’ 높은 대기업이지만, 전ㆍ현 구성원들이 ‘최악의 직장’으로 평가한 억만장자의 회사도 있습니다.

▶ ‘작은 부자’의 경영철학 ‘사장은 모든 것을 버린다, 사원이 주인’=공장 자동화기기를 만드는 ㈜대호테크 직원은 64명입니다. 그들은 모두 2015년에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순이익 15%인 20억원을 썼습니다. 최고 3억 원을 받은 구성원도 있습니다. 2014년에도 성과급 10억원을 챙겨줬습니다.
회사 직원들은 돈으로 환산한 성과만 누리는 게 아닙니다.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통해 학업에 뜻을 뒀다면, 전문학사부터 박사학위를 받을 때 까지 무료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전 직원 4분의 1 가량인 18명이 혜택을 받고 있죠.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 [출처=데호테크]

이 작은 기업은 정영화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그의 경영철학은 간단하지만 뚜렷합니다. ‘사장은 모든 것을 버리고, 사원은 주인이 되자’입니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인’에 포함된 이유입니다.

2015년 말 현재 정 대표는 대호테크 지분 50%를 갖고있습니다. 지분율에 기초한 그의 자산규모는 234억여 원(자본총계 기준)입니다.

로쏘의 임영진 대표[출처=성심당]

대전의 빵집 ‘성심당’으로 유명해진 로쏘㈜의 임영진 대표도 존경받는 기업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회사는 순이익 15%를 분기별 성과급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이렇게 3억∼4억 원 정도가 1년에 네 차례씩 지급됩니다. 임금 인상률은 15%입니다.

임 대표의 경영철학이 왜 ‘나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로쏘 지분 96.5%를 소유하고 있는 임 대표의 자산 규모는 215억여 원입니다.

▶장도원의 포에버 21, “최악의 직장”=회사 규모가 크거나, 자산이 훨씬 많은 부자의 회사라고 직원들까지 ‘부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 기업이 있습니다. 한국계 미국 이민자 장도원(61)부부가 창업해 직원 3만 명의 회사가 된 패스트패션(SPA) 회사 포에버21(Forever21)입니다.

1월 현재 장도원의 개인자산은 3조 3124억 원(28억 달러ㆍ포브스 기준)입니다. 참고로, 지난해 ‘알바비’ 체불로 문제가 된 기업 이랜드의 박성수(65) 창업자 재산(9950억 원)보다 3배 가량 많습니다.

장도원 [출처=위고인터]

이처럼 그는 글로벌 억만장자 반열까지 올라섰지만, 그의 회사는 ‘나쁜 직장’이란 평가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게 숫자로 확인됐습니다.

세계 최대 직장평가 기관 ‘글래스도어’ 등에 따르면 포에버21은 지난해 전ㆍ현직 구성원들이 평가한 ‘최악의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반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2.5점으로 미국의 어떤 회사보다도 낮았습니다. 많은 구성원들은 이 회사를 두고 “보상시스템이 열악하다. 근무 전반에 대한 회사 정책이 경직돼 있다”고 혹평했죠. 2015년에도 포에버21은 직원들이 선정한 최악의 미국직장 4위에 랭크된 ‘전력’이 있습니다.

지난 8일 한 직원이 포에버21을 평가한 내용 [출처=글래스도어 화면 캡처]

이같은 평가는 올 들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8일 익명의 전 직원은 “회사가 기술방면에 대단히 뒤쳐져 있다. 기업 가치도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그가 꼽은 이 회사의 장점은 “일이 간단하고 쉽다” 정도입니다.

비단 이 사람 뿐 아닙니다. 12일 현재까지 포에버 21을 평가한 리뷰 3431개를 보면 장점은 모호하고, 단점은 명확한 이 회사의 업무환경이 드러납니다.

모두 전ㆍ현 직원인 이 평가자들은 “속도감 있는 업무환경”을 포에버21의 장점이라고 꼽은 반면, “직원 할인도 제대로 안 해주는 회사”라고 혹평하고 있습니다.

포에버21 매장

공교롭게도 이 ‘최악의 직장’은 지난해 무리한 확장 정책의 여파로 재무상태가 악화되는 등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들도 “포에버21이 협력업체 대금지불과 대출상환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한계에 도달한 협력사와 은행들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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