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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Decode]유통제왕 노리는 ‘7000억 부호’ 정용진의 도전
[SUPERICH=윤현종ㆍ민상식 기자] 개인자산 기준 국내 부호 40위권에 꾸준히 오르 내리는 재계 3세가 있다. 올해 만 49세로 접어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슈퍼리치가 집계 중인 ‘국내 100대 부호’ 등에 따르면 정용진 소유의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6일 7136억 원이었다. 정확히 1년 전보다 801억여 원 줄었다. 물론 며칠 사이 주가 반등 등의 호재로 20일 현재 그의 자산은 7511억 원까지 뛴 상태다. 여전히 2016년 1월에 비해 수백 억원 뒤쳐진 '성적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자산 [슈퍼리치 ‘한국 100대 부호’ 소개 화면 일부 캡처]

▷슈퍼리치 '한국 100대부호' 링크(링크가기)  

그러나 그가 가진 자산의 가치는 현재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는 게 더 의미있다는 분석이다. 지금도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들 때문이다. 롯데 등이 주도하던 대형 쇼핑몰 시장서 단시간에 존재감을 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종의 ‘도전’인 셈.

유통업 가문 장남 출신인 이 ‘도전자’는 재계 3세로 분류된다.

정 부회장은 1968년 9월19일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외손자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조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막내딸이다. 동생은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이다.

그의 할아버지 정상희씨는 1939년 협신산업상사 대표를 시작으로 경제계에 발을 들였다. 광복 이후 삼호방적ㆍ삼호무역 부사장ㆍ삼호방직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제4ㆍ5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삼성그룹과 인연을 맺고 삼성전자ㆍ삼성물산ㆍ삼성생명 사장을 지냈다.

정 부회장은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외사촌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동기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1년 동안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국내로 돌아온 정용진은 한국후지쯔 유통사업부에서 1년 동안 일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 사진에 “상품개발 중”이란 코멘트를 달았다 [출처=정용진 인스타그램]

이후 1995년 27세에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에 입사해 1997년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상무와 2000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거쳤다. 2006년엔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을 거쳐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가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이후 정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경영에 뛰어든 이후 유통과 관련한 각 분야에서 새 시도를 마다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일본 등 유통선진국을 주의깊게 관착하고, 한국에 없던 것을 들여오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국내 스타벅스 1호점 (이대점)

미국 유학시절 즐기던 스타벅스를 1999년 서울로 들여와 2000년 스타벅스코리아를 세운 게 대표적이다. 나아가 해외 디저트 가게와 유명 카페 등을 보며 경험한 외국 쇼핑공간을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ㆍ이마트타운에 적용했다. 해외 PB박람회를 방문해 이마트의 자체상표인 피코크 상품을 개발하는 데 영감을 얻기도 했다.

그렇게 영역을 넓혀오던 그는 지난해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과 백화점-이마트 체제로 ‘분리경영’에 나선 이후 또 한 번 큰 승부수를 던졌다. 국내 최초 쇼핑 테마파크를 표방한 ‘스타필드 하남’은 정 부회장의 그가 그리는 사업의 밑그림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선진 쇼핑문화를 만들겠다”며 의욕적으로 준비한 결과물이다. 

스타필드 하남 [사진=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핵심은 색다른 구성이다. 라이프스타일 부스를 대거 배치했다. 체험형 부스도 넣었다. 다양한 식도락 코너도 선보였다. 지하1층에는 피코크 식당과 프리미엄 식품존이 들어선 PK마켓이 3300㎡(구 1000평) 규모로 자리잡았다. 식당가 ‘고메스트리트’는 축구장 70개 크기에 달한다. 

부족한 접근성과 지나치게 큰 규모 등에서 우려도 많았지만, 개장 초기인 지금까지는 “적어도 사람들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물론 아직은 개장초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 많다.

결과적으로 보면, 그가 이끄는 이마트는 지난해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유통-식품 분야의 경쟁사인 롯데-CJ 등이 오너리스크로 휘청거리는 사이에, 복합쇼핑몰(스타필드하남, 코엑스) 등 신규 매장 오픈, 자체브랜드사업(노브랜드), 소주사업(이마트) 등 여러분야에서 규모의 확대를 이뤄냈다. 

때문에 올해는 늘어난 재무부담을 어떻게 안정화시키느냐가 핵심 포인트다. 동생인 정유경 사장과의 경쟁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올해들어 신년회의와 정기임원인사마저 따로 진행하면서 완전한 ‘분리경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향후 2~3년이 대한민국 유통산업의 거물을 노리는 정 부회장에게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유통은 구조적 특성상 리스크나 시행착오가 클 수 밖에 없는 사업이다. 다수의 상품벤터를 거느리고 수많은 소비자를 직접 거느려야하는 ‘마트’사업은 더욱 그렇다. 정 부회장도 당연히 공격적인 행보만큼이나 잡음도 있어왔다.

우선 법정 공방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이마트노조와 이마트공동대책위원회는 2013년 1월ㆍ2014년 1월ㆍ2015년 11월 세 차례에 걸쳐 정용진과 이마트 임원ㆍ간부들을 부당노동행위ㆍ불법사찰 등의 혐의로 고소ㆍ고발했다. 이 가운데 2013년 건으로 최병렬 이마트 전 대표이사 등은 벌금과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회장은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2013년 11월2일에는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기업형슈퍼마켓(SSM) 추가 출점은 완전히 중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왼쪽) [출처=환경보건시민센터]

지난해엔 이마트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피해 사건과 관련해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이마트는 애경산업의 가습기 살균제를 ‘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로 이름을 붙여 독자상품(PB)으로 내놨다. 정부 조사 결과 이플러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39명이 나왔다. 10명은 사망했다. 당시 이마트 측은 ”애경산업측에서 받은 제품에 이마트 이름만 붙여 팔았다. 현재까지 발생한 사망자나 피해자가 (자사 상품과의) 직접적인 원인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며 공식사과를 하지 않았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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