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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엇갈린 카지노‘투톱’,마카오 훈풍 파라다이스vs‘최순실 인사’해명 논란 겹악재 GKL
- 최대 외인 카지노 개장 앞둔 파라다이스, 마카오 카지노 경기 ‘반등’에 호재 전망
- GKL, 경쟁사 압박+‘최순실 인사’해명에 내부 동요 조짐도…잇단 악재


[SUPERICH=윤현종 기자] “마카오 카지노 산업 경기는 이미 바닥을 찍고 회복 중이다”

중화권 ‘카지노 왕(王)‘으로 불리는 뤼즈허(88) 자화그룹(嘉華集團ㆍK Wah Group) 회장은 지난해 8월 25일 그룹 계열사 갤럭시엔터테인먼트(銀河娛樂) 실적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 마카오 당국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현지 카지노를 찾은 VIP고객 수입은 2년여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개인자산 12조8300억 원(110억 달러)을 소유한 뤼 회장의 발언은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도 들썩이게 했다. 시차를 두고 마카오 카지노 경기를 따라가는 것으로 분석된 한국 업계 특성 때문이다. 

전필립 파라다이스 회장(왼쪽), 이기우 GKL 사장

이에 따라 한국 카지노 ‘투톱’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파라다이스그룹은 국내 최대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개장을 앞두고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이는 경쟁 업체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엔 상대적 악재로 작용했다. 주가는 연초 대비 하락세다. 정부에게 ‘방만경영’을 지적 받으며 실적도 악화일로다. 최근엔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을 둘러싼 이기우(65) 사장의 처신을 두고 회사 이미지도 추락한 모양새다.

▶ ‘마카오 훈풍’ 만난 파라다이스, 전필립의 도전 = 파라다이스그룹은 작년 9월 현재 국내 외국인 카지노 시장 점유율 50.1%(GKL 41.6%)를 점하고 있는 최대 사업자다.

이 회사에게 아시아 카지노 시장을 이끄는 마카오의 반등은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6년 간 파라다이스그룹 분기별 매출 성장률이 마카오 카지노 업계와 강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마카오 통계당국과 신영증권 등에 따르면 마카오 시장과 파라다이스그룹 매출의 상승ㆍ하락세가 유사하다.

돈 많은 중국인 VIP고객 비율이 상당한 것도 파라다이스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들은 한한령(限韓令ㆍ한류 제한조치) 등 ‘시류’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9월까지 파라다이스 카지노를 찾은 중국인은 전체 방문객 46.4%를 점했다. 2015년(73.7%) 대비 27% 이상 줄었다. 그러나 드롭액(카지노 칩을 구매한 금액)을 기준으로 본 중국인 VIP 비율은 9월 기준 49.3%를 차지했다. 2015년 대비 5.6% 줄어드는 데 그쳤다.

파라다이스는 이같은 드롭액 자체도 GKL을 압도한다. 교보증권 등의 분석에 따르면 2014년 1월 이후 GKL의 월별 드롭액은 한 번도 파라다이스의 드롭액 규모를 앞지르지 못했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이같은 청신호는 오는 4월 개장할 외국인 카지노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반응한 건 주식시장이다. 코스닥에 상장한 파라다이스는 지난 달 2일 주당 1만2200 원으로 올해를 시작했다. 설 직전이던 25일엔 1만3350 원으로 올랐다. 시가총액도 1조 1095억 원대에서 1조 2140억 원 수준으로 1045억 원 이상 뛰었다.

현재 파라다이스그룹은 전락원 창업주 아들 전필립(55) 회장이 이끌고 있다. 지주사 격인 비상장사 ㈜파라다이스글로벌 지분 67.33%를 갖고 있는 전 회장의 개인자산은 최소 3438억 원(자본총계 기준)으로 집계됐다.

▶‘내부 악재’까지 만난 ‘불투명’GKL = 반면 외인 카지노 시장 점유율이 파라다이스보다 8.5%포인트 처지는 GKL은 회사 안팎으로 암초와 맞닥뜨렸다는 게 업계 내외의 분석이다.

우선 경쟁사에 비해 시장 장악력에서 다소 밀린다는 평가다. 파라다이스 시티 개장을 앞세운 파라다이스그룹의 ‘오프닝 효과’가 한동안 건실하게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 게 주된 걸림돌이다. GKL을 찾는 중국인 VIP고객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주춤한 것도 약점이다.

이는 코스피에 이름을 올린 이 회사 주가에도 어느정도 반영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 달 초 1만9950 원이었던 GKL 주가는 같은 달 25일 현재 1만 8750 원으로 내려갔다. 1조 2300억 원을 넘겼던 시가총액은 742억 원 이상 증발해 1조 1597억 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GKL의 ‘세븐럭 카지노’ 전경 [출처=GKL홈페이지]

실적도 문제다. GKL은 지난 2013년 말 정부에게 ‘방만경영’을 지적받은 이래 지속적인 매출 하락을 겪었다. 금감원에 공시된 이 회사 포괄손익계산서에 따르면 2013년 5613억 원이었던 GKL 매출액은 2014년 5406억 원, 2015년엔 5056억 원으로 3년 새 600억 원 가까이 빠졌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911억 원에서 1183억원 선으로 700억 원 이상 줄었다. 

이기우 GKL 사장

이 뿐 아니다. 회사 이미지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린 이기우 사장 때문이다. 전임 임병수 사장이 예정 임기를 1년 가량 앞두고 2015년 하반기에 물러나자 이 사장은 그 자리를 채웠다. 행정고시(19회) 출신으로, 국정홍보처→문화체육관광부→한국카지노협회 등을 거친 인물이다.

작년 12월 29일ㆍ지난 달 17일 법정서 공개된 조사 내용에 따르면, 이 사장은 2016년 1월 김종(56ㆍ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최순실 조카 장시호(38ㆍ구속)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2억 원의 자금 지원과 관련한 요구를 받았다.

아울러 김 전 차관은 지난 달 중순 검찰 조사에서 “최순실 씨에게 이기우 씨를 GKL사장 1순위 후보자로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이 사장의 행보도 사내에서 논란이 됐다. 슈퍼리치 취재 결과, ‘최순실 측 GKL사장 인사 관여’ 등 진술이 보도 된 시점 전후 이 사장은 내부 전산망에 관련 내용을 ‘CEO메시지’형식으로 해명했다. ‘이 사태는 내 임기 전부터 진행된 일이다. 최순실은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는 취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접한 GKL 직원 A씨는 “(나 뿐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도) 제대로 된 해명이 아니어서 납득할 수 없단 반응이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GKL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의 인사 관련 진술에 대해 이 사장은) 임용 과정에서 최순실이 개입됐단 내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사장 임용을 위해 누구에게도 부탁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며 “현재 회사가 감사원 감사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근무 열심히 하자는 내용의 짧은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해당 메시지는 1월 16 또는 17일께 직원들에게 발송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의 ‘인사개입’ 진술이 알려진 2∼3일 뒤였던 셈이다.

한편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돼 당국의 감독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곳이었던 GKL은 지난 달 25일 공기업으로 변경 지정됐다. 이에 따라 매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의 경영평가를 받는 등 ‘투명성 개선’요구를 받게 됐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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