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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중국에 안 팔리니…” 스위스 명품시계 수장 ‘당황’
[SUPERICH=윤현종ㆍ이세진 기자] ‘SWISS MADE’(스위스 메이드ㆍ스위스 산)라는 말은 고품질ㆍ럭셔리 시계의 대명사다. 시계판에 스위스 메이드를 새기기 위한 조건도 까다롭다. 스위스에서 만든 무브먼트를 사용해야 할 것, 시계 조립을 스위스에서 해야 할 것, 마지막으로 스위스 시계 제작자에게 최종 감수를 받아야 할 것.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자랑스런 ‘스위스 메이드’ 시계가 탄생할 수 있다. 

스위스 메이드, 바슈롱 콩스탕탱 시계 [출처=luxurylaunches]

하지만 최근 스위스 럭셔리 시계들은 명성에 걸맞지 않은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값비싼 명품시계의 주고객이던 중국인에게는 ‘반부패법’이 적용되기 시작했고, 제조국인 스위스에 고정환율제가 폐지되면서 환율이 급등해 해외 수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성장보다는 제자리걸음, 침체의 위협이 시계산업을 덮쳤다. 전통적인 명품 워치메이커(watchmakerㆍ시계제조사)들도 불황에 감원까지 단행하는 등 몸 사리기에 나섰다.

스위스 시계산업연맹(Federation of the Swiss Watch Industry)는 2016년 시계 수출액이 194억 스위스프랑(22조6600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0억 스위스프랑(2조3300억원) 가량 급감한 수치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2016년은 매출이 22% 감소했던 2009년 이후로 스위스 시계업계 최악의 해였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카르티에 매장

중국 시진핑 주석이 추진한 반부패법은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가 명품을 ‘어둠의 수단’, 즉 뇌물로 주고받거나 은닉 재산을 다루는 방식으로 소비하던 중국인들이 지갑을 선뜻 열지 않게 되면서 판매가 감소한 것이다. 반부패법이 시행된 지난 4년 동안 홍콩과 중국에서의 스위스 명품시계 매출은 각각 25%와 22%나 하락했다.

시계산업연맹 소속 수석 경제학자 필립 페고로로(Philippe Pegoraro)는 가디언에 “1만 스위스프랑(1168만원) 이상의 시계가 전체 매출액의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이 고가 상품들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은 “영국과 한국(남한)으로 가는 스위스 시계 수출량만이 각각 3.7% 올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게티이미지]

세계 최고의 보석업체인 리슈몽(Richemont)은 지난해 말 250여명의 인원 감축을 발표했다. 이같은 인원감축안에 대해 노동조합과 대립하며 감원 규모를 20% 줄이는 대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진통 중이다.

리슈몽 소유주인 요한 루퍼트(Johann Rupertㆍ66)는 피아제와 바슈롱 콩스탕탱 사업장 등에서 인원 감축에 나서면서 최고경영자 자리를 없애고 대표이사들을 선임해 시계 제조와 경영을 맡도록 하는 개편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리슈몽은 지난해 초에도 350여명의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재교육ㆍ명예퇴직으로 규모를 줄여 100여 명을 감원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알프레드 던힐 링크 챔피온십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요한 루퍼트 리슈몽 회장 [출처=게티이미지]

리슈몽은 카르티에(Cartier), 바슈롱 콩스탕탱(Vacheron Constantin), 피아제(Piaget), 몽블랑(Montblanc) 등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한 스위스 브랜드다.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가 요한 루퍼터가 설립한 회사로, 포브스가 집계한 루퍼터 가족의 재산은 61억달러(7조원)에 이른다.

카르티에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상위권에 매년 이름을 올리는 브랜드기도 하다. 중국 부자연구소로 불리는 후룬(胡潤)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럭셔리 소비자조사 2017’에 따르면 카르티에는 중국 남성 사이에서 2위, 여성 사이에서 5위 선호 브랜드에 올랐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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