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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빌게이츠의 동생ㆍ누나ㆍ아버지…‘MS 덕’보며 살고 있을까
[SUPERICH=윤현종ㆍ민상식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개인 자산 99조 원(856억 달러ㆍ9일 블룸버그 기준)을 넘나드는 세계 최대 부호 빌 게이츠(62) 마이크로소프트(MS)창업자의 가족은 MS 경영과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출처=게티이미지]

이는 ‘돈을 많이 버는 부자’ 대신 ‘주변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자라는 것을 중히 여긴 집안 분위기때문이다. 게이츠의 누나와 여동생 또한 ‘억만장자’ 후광은 찾아볼 수 없다. 스스로 원한 자신만의 인생길을 걷고 있다.

▶ ‘도움 되는 사람? 타인과 유대하라’ 강조한 부모=미국 시애틀에 살던 변호사 빌 게이츠 시니어(William H. Gates, Sr)는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둔 가장이었다. 교직 생활을 했던 부인 메리(Mary Maxwell Gates)는 쾌활한 성격으로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었다.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집안. 1남 2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게이츠는 사춘기 시절 부모와 말다툼을 벌이곤 했다. 한번은 게이츠가 열 두 살 때 저녁식사 자리에서 엄마에게 크게 대들었다. 지켜보다 화가 난 아버지는 컵에 있던 물을 아들 얼굴에 끼얹었다. 물을 맞은 12세 소년은 “샤워를 시켜줘 고맙네요”라고 말했다. 비아냥거림이었다. 막내 딸 리비는 게이츠를 두고“오빠가 성질이 못됐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경험은 게이츠의 부모가 자식 교육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들은 전문 상담사와 상의한 뒤 게이츠를 사립학교 레이크사이드스쿨에 입학시켰다. 공부를 많이 시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들이 좁은 환경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학사과정에서 친구들과 교류하는 법. 나 아닌 다른 이와 유대하는 법을 스스로 익히게 하려는 배려였다.

이처럼 게이츠 집안은 구성원 개개인의 ‘관계능력’을 중시했다. 가족 간 친밀함을 강조한 것도 당연했다. 저녁식사는 반드시 함께 했다.

부지런하고 검소한 습관 또한 체감하도록 했다.

변호사인 까닭에 벌이가 나쁘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자녀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절대 사 주지 않았다. 자신의 일에 스스로 책임을 지게 했다.

덕분에 첫째딸 크리스티앤(Kristianne Gates Blakeㆍ63)은 어릴 적부터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성실한 성품을 길렀다. 막내딸 리비(Libby Gates Armintroutㆍ53)는 주위의 압박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세상을 여유롭게 대하는 태도를 갖고 있었다.

▶ 스스로 안 하면 아무것도 없다=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려면 다른 사람의 사정을 공감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 이런 가풍은 젊은 게이츠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자기가 알아서 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

덕분에(?) 게이츠는 하버드대 2학년이던 1975년 학교를 자퇴하고 MS를 설립했다. 3년 뒤 MS는 사무실을 시애틀로 이전했다. 부모가 시애틀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MS창업 초기의 빌 게이츠(가운데 서 있는 인물) [출처=유비7네트]

사실 게이츠의 부모가 아들을 도운 건 이 때가 유일했다. 하지만 돈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게이츠가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집안일을 도맡아했다. 아버지는 변호사 경력을 바탕으로 MS 이사회에서 일할 사람들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

이후, 가족들은 절대 MS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 게이츠가 1986년 MS 주식을 상장하며 억만장자에 등극한 뒤에도 그의 가족은 각자의 길을 갔다.

▶ 억만장자 오빠 or 동생과 다른 길=게이츠의 가족들은 지금도 스스로 닦은 길을 걷고 있다.

워싱턴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게이츠의 누나 크리스티앤은 공인회계사로 전문성을 쌓고 투자회사 회장직을 지낸다. 회장 자리까지 올랐다고는 하지만 동생의 덕을 크게 보진 않았다. 그는 1975년 세계적인 회계법인 딜로이트&투쉬에 입사해 12년간 일했다.

이후 1987년 자신의 회계법인 크리스티앤(Kristianne Gates Blake PS)을 설립했다. 2005년에는 미국 지수 제공사인 러셀인베스트먼트(Russell Investment Group) 회장에 선임됐다. 순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결과였다.


여동생 리비도 마찬가지다. 그는 1986년 퍼모나칼리지 경제학과 졸업 후 비영리단체 12곳에서 사회활동가로 일했다. 메이크어위시재단 등에서 봉사자로 일했고, 1995년 워싱턴여성재단 설립에도 참여했다.

이런 활동으로 리비는 1991년 미국 노스웨스트 필란트로피 어워드에서 ‘박애상’(Philanthropic Family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리비는 현재 시애틀에서 세 아이를 기르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있다.

한편 아버지 게이츠 시니어는 오랜 변호사 생활을 마무리한 후에서야 아들의 일에 손을 보태고 있다. 아들이 세운 ‘빌앤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자선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아흔을 넘긴 고령임에도 몇 해 전까지 자선사업을 위해 수시로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싣기도 했다.

mss@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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